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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도부터 배 사라 선교사님을 통하여 '경건의 시간'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부족하나마, 그후부터 매일 주님과의 '만남의 조용한 시간'을 갖고자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경건의 일기'라는 노트를 만들어서 정리해 왔습니다. 매년 해왔던 경건의 노트를 다 보관하지도 못하고 분실도 되는 폐단을 줄이기 위하여 보존하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웹에 올려 보존하는 것이 합당한 것 같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저와 함께 모이는 공동체에서 '경건의 시간'에 대하여 말씀을 묵상하는데, 실제로 경건의 시간의 한 예를 볼 수 있게 해 줄 필요성이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믿음의 가족들이 서로 나누도록 하고자함이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후 2011년 1월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마가복음 14:66-72
주후 2011.4.20(수)

I. 본문 요약

66-68 / 첫 번째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
69-70 / 두 번째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
71-72 / 세 번째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 그리고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엎드려 운 베드로.

II. 하나님에 대한 묵상(하나님 아버지, 예수님, 성령님)

예수님(72) 베드로에게 닭 울기 전에 세 번 주님을 부인할 것을 예언해 주신 예수님.

III. 신앙 생활에 대한 묵상(교훈, 약속, 모범, 피할 죄, 경고, 명령)

피할 죄(68, 70,71)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

III. 묵상과 적용(기도 할 것, 행할 것, 발견된 교훈의 전개)

“제자들이 다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 갔다” 고 마가복음 14장 50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경건의 시간 본문을 보면, 베드로가 등장합니다. 
아마도 도망가다가 예수님께 드린 자신의 말이 생각났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이 잡혀 가시는 행렬을 멀리서 따라 간 것 같습니다. 그는 뜰에서 모여 있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불을 쬐고 있을 때, 상상할 수 없는 곤경에 빠졌습니다. 대 제사장의 집의 하녀가 왜 그 자리를 지나가게 되었는지는 모르나, 그 하녀에게 자신의 정체가 폭로되었습니다. 그 하녀는 불을 쬐고 있는 베드로를 “빤히 노려보고서 말하였습니다. 당신도 나사렛 사람 예수와 함께 다닌 사람이지요?”(68) 라고 질문했습니다. 예수님이 잡혀 재판을 받고 계시는 장면을 보면서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몸을 움추려 가면서 주위를 살피던 베드로에게는 가히 가눌 수 없는 충격을 주는 파괴적인 질문이었습니다.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답을 했을 것입니다. 그것은 자연히 자신을 방어하는 본능이 발동된 답이었습니다. “네가 무순 말을 하는지, 나는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겠다.”(68)는 질문을 빗겨가는 답변으로 모면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바깥 뜰로 나갔습니다. 현장을 빠져나가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하녀는 아주 집요한 여인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하녀가 베드로에게 날린 날카로운 질문을 날린 것이 아닙니다. 그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그들과 한패입니다.”(69). 이것은 확인성 질문이요, 공개적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강한 파장을 가진 것이었습니다. 그 질문은 확인 사살을 하기 위해 심장을 다시 찍는 비수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베드로는 다시 부인했습니다. 누가 복음 22장 58절을 보면, “이 사람아 나는 아니란 말이요!” 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흔들렸을 것이고, 그의 음성은 떨렸을 것입니다. 이 정도면 해결될 것을 알았던 베드로에게 결정적인 증거를 들이대는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 하녀의 말을 들은 곁에 서 있던 사람들이 한 것입니다. 베드로가 대답하는 어투를 들은 사람들은 “당신이 갈릴리 사람이니까 틀림 없이 그들과 한패일 거요.”라고 못박았습니다. 그래도 베드로는 “나는 당신이 말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71)라고 버럭 목소리에 힘을 싫어서 답했을 것입니다. 그는 이제 그 자리에 서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복은 22장 60절을 보면, “아직도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곧 닭이 울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닭이 울 때, “주님께서 돌아서서 베드로를 똑바로 보셨다.”는 구절을 읽어 보면서 베드로가 겪었을 정신적인 충격은 세 번의 질문에 대하여 내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대답할 때 가졌던 것과는 매우 다른 그의 존재 전체를 흔드는 눈과 눈의 마주침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눈 빛이 어떠하셨을까? 당황해 하는 베드로를 정죄하며 경멸하시는 눈초리였을까? 아니면 실패한 제자로서 스승을 부인한 베드로의 쓰디쓴 상처를 치유해 주시는 눈초리셨을까? 나의 추측으로는 예수님은 비록 실패한 베드로, 장담한 말이 실언이 된 것이 입증되어 당황해 하는 베드로를 사랑과 연민의 정을 가지고 똑바로 보셨을 것 같습니다. 째려 보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경멸의 미소를 머금고 그를 비웃으시는 표정을 짓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내면의 당황함과 수치심과 실패로 인한 상처를 보셨습니다. 

사실 예수님은 불법 재판을 받으시는 중이셨습니다. 자신에게 지워지는 십자가의 형벌을 앞에 놓고 계셨을 때입니다. 사람들에게 침 뱉음을 받으셔서 지저분해지신 머리와 얼굴에 머리를 맞으시고, 손바닥으로 사정 없이 내려친 손자국들이 얼굴에 남아 빨개지신 얼굴, 이니 눈이 부으셨을지도 모르시는 모습을 가지고 베드로를 보셨습니다. 저는 여기서 예수님이 어떤 분이셨는가에 대한 것을 묵상해 봅니다. 아마도 베드로의 일생에 지워지지 않는 예수님의 인상은 바로 자신이 처절하게 무너졌을 때, 경멸이 아닌 사랑의 눈으로. 사탄이 그를 손아귀에 넣으려고 할 때 “나는 네 믿음이 꺾이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했다.”고 하시면서 “네가 다시 돌아올 때에는, 네 형제를 굳세게 하라.”(누가 22:31,32) 고 하신 예수님의 약속의 말씀을 다시 되뇌어 용기를 주시는 주님의 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이 실패를 통해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고 경험하지 못했던 예수님의 모습과 자신의 모습의 만남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베드로는 철저히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재판정에 서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가 철저히 다시 한번, 일생 돌이킬 수 없는 놀라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 주시는 발판으로 그의 실패를 사용하셨습니다. 베드로의 실패보다 큰 것은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고 기도해 주시고, 실패를 넘어서서 사명을 이룰 일꾼으로 세우실 예수님의 계획이 변경되지 않았음을 베드로가 알도록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자신에게 주신 말씀이 생각나서 바깥으로 나가서 비통하게 울었습니다. 신앙 생활에서 주님의 고난에 동참한다는 것은 참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나 자신도 베드로처럼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겠다는 내용의 기도를 많이 드려왔다. 그러나 그 일을 당할 때마다, 베드로를 많이 닮아 살았다. 그래도 주님은 나를 포함해서 주님의 자녀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그 실패를 통하여 더 주님은 더 친근히 맞아 주시고, 사명을 다시 일깨워 주셨음에 주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베드로처럼, 주님의 말씀이 생각나야 한다. 그래야 형제들을 굳건히 세울 수 있다. 주님이 나를 위하여 기도해 주시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자포자기 하지 않고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를 다시 얻는다. 우리 주님은 정죄의 시선이 아니라 회복과 용서의 눈으로 바라보신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주님,
베드로가 주님을 부인했어도 주님은 그를 대면 하셨습니다. 
그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셨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저는 베드로보다 더 많이 주님을 모른 척 한 죄인입니다. 
그래도, 주님은 베드로를 보셨던 그 사랑의 눈으로 보신 것을 압니다. 
주님, 다시 기회를 주시고 키워 주신 주님께 감사 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Number Title Reference
97 부활하신 예수님, 승천하신 예수님 마가복음 16:1-20
96 예수님을 장사지낸 아리마대 요셉 마가복음 15:40-47
95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마가복음 15:21-39
94 “당신의 말대로입니다.”라고 답변하신 예수님 마가복음 15:1-20
93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마가복음 14:66-72
92 내가 바로 그리스도라고 말씀하신 예수님. 마가복음 14:43-65
91 내 뜻대로 마옵시고 마가복음 14:32-42
90 하나님을 사랑하라 시편 31:1-24
89 어떤 사람이 되어야 마땅한가? 베드로 후서 3:1-18
88 나는 절대로 마가복음 14:27-31
87 이 떡과 이 잔은 마가복음 14:12-26
86 거룩한 낭비 마가복음 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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