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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예배 진행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예배 진행 (11월 1일에)

   매 년 두 번씩 시간 변경일이 있다그 때마다 한 시간을 뒤로 미뤄야 하는지아니면 앞으로 보내야 하는지가 잠시 혼동 된다가을에 시간 변경일이 오면 밤 12시를 한 시간 앞당겨서 오후 11시로 하여한 시간을 앞으로 보내는 것이다그래도 미심적어서 아는 목사님께 연락하여 확인을 했다.

   직장을 출근 하는 것도 아니고일정과 시간이 잡힌 회의나 개인적인 만남을 직접 가질 수가 없어진 때이기 때문에 한 시간을 앞으로 하느냐뒤로 하느냐가 요즈음 같은 때에는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그러나 아는 목사님께서 내게 어제인 11월 1일에 주일 예배 때에 하나님의 말씀 증거를 부탁하셨기 때문에 자세히 확인을 해야 했다왜냐 하면 설교를 맡은 내가 시간을 맞춰두지 않아서 늦으면 예배 진행이 어렵게 될 것은 분명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교회는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약 60여 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교회이다혹시 가는 길에 중간에 도로가 막힐지도 몰라서 일찍 떠났다그러나 너무 지나치게 부지런을 떨었는지교회 예배 시간은 오전 11시 인데오전 10시 10분경에 도착했다한 30여 분을 기다렸더니 목사님 가족이 도착하셨다.

   목사님을 기다리는 동안에 시간이 남아서 교회 경내를 이리 저리 다녀보니한 7,80 여 년 전에 지은 건물 같은데잘 관리 되어 있고설계한 건축가가 창의적이면서 기능적인 면이 잘 조화시킨 아담한 건물이었다그 교회는 미국인 교회로서 COVISD-19 사대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하여 주일 예배를 모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미국 교회를 빌려서 보는 한국 이민 교회는 인원이 적기 때문에 서로 멀리 떨어져서 대면 예배를 볼 수 있는 허가를 받았지만꼭 마스크는 착용하여야 했다예배를 시작할 때에는 16 명이 이리 저리 멀리 떨어져서 앉아 있었다.

   16 명이 모였어도두 교회가 연합하여 모인 숫자이다그 교회를 사용하던 교회 목사님께서 사정상 고국으로 돌아 가셨다그 교회는 근처에 대학교가 있어서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주축을 이룬 교회였다고 한다그런데 COVISD-19 사태로 인하여 온 라인 수업이 시작되면서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의 많이 귀국해서 현재는 8명 정도의 학생들만 모이는 교회가 되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교단에서는 그 교회와 가장 가까운 교회와 함께 임시로 합동하여 예배를 드리도록 하였다그 임무를 맡으신 목사님께서는 교회에 모여 목사님이 안 계신 상태에서 젊은 청년들이 서로 기도하는 것을 아시고본 교회 교인 가운데서 반주자와 교역자 가정이 함께 합세하게 된 것이다학생들이 모이던 교회를 도우러 가신 목사님 교회는 온 라인 예배를 드려 왔었기 때문에두 분 목사님 가정만 학생들이 모이는 교회와 함께 10-11월을 지내기로 하였다고 한다그래서 함께 드린 예배실황을 온 라인으로 하여 동시에 중계하는 것이었다.

   설교를 부탁하신 목사님께서 설교를 할 때에 꼭 마스크를 쓰고 하여야 한다고 하셨다그리고 온 라인 예배이기 때문에 설교 시간을 30분 이전에 끝내 주시면 좋겠다고 하셨다그런 부탁을 받고나서 수락했지만난생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설교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색하게 느껴졌다자유롭게 해도 분명한 발음과 감정을 표현하기가 힘든데마스크를 쓰면 호흡이 자유롭지 못하고 작은 소리나 말끝이 흐려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설교시간 이전에 성찬식이 있었다나는 성찬에서 빵을 자른 것이나쌀로 된 과자를 쟁반에 놓고 집도록 진행되었고작은 잔에 포도즙을 담아서 집례자들이 들고 있으면 자나가면서 빵과 잔을 들고 들어가서 묵상하고 있으면 집례자가 대표 기도를 한 후에 함께 드는 방법으로 진행되는 것에 익숙해 있었다그런데 성찬 준비가 된 작은 쟁반을 보니 봉인된 작은 프라스틱 잔만 있고 빵이나 쌀 비스켙 같은 것은 없었다집례하시는 목사님께서 성찬에 대하여 잠시 말씀을 하신 후에 한 사람 한 사람씩 충분한 거리를 두고 나와서 프라스틱 잔을 가지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라고 하셨다내 차례가 되어서 잔을 들고 들어와 앉았다.

   기도를 드린 목사님께서 프라스틱 잔 위에 봉인된 비닐 한 겹을 벗기면 성찬용 비스켓이 나오다고 설명하셔서 조심해서 뜯어보니어른의 엄지손가락의 손톱만한 쌀 비스켙이 나왔다그것을 입에 넣은 후에또 다른 비닐 껍질을 벗기니 아주 소량의 포도즙이 들어 있었다포도즙은 겨우 입술 정도 축이어 주는 소량이었다아마도 COVISD-19 사태로 인하여 개발된 신형 성찬식 킷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정말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성찬식을 경험했다.

   프라스틱으로 만든 간이 설교단에서 말씀을 증거하게 되었는데내게는 조금 높아서 원고를 보기가 불편한데다가 온라인 생중계로 인하여 마이크 설치 위치가 조금 불편했다그렇더라도준비한 말씀을 최선을 다해서 선포했지만모인 교인들에게 내용이 잘 전달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마스크를 쓰고서 짧은 시간이 아닌 30 여분을 혼신을 다해서 증거하고 나니지금까지 설교를 한 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탈진 상태를 느꼈다산소 공급이 부족해서인지 머리도 맑지 않았다이것 또한 나의 목회 사역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설교 사역이었다.

   일반적으로 한인 이민 교회는 예배가 끝나면 식사를 한다그러나 COVISD-19 사태로 인하여 이런 관습도 바뀌었음을 보았다내가 어제 받은 점심 봉투에는 김밥 한 덩어리와 한국제 천연 사이다작은 탠저린 두 개와 작은 과자 봉지 두 개 그리고 군고구마 하나가 들어 있었다그 봉투를 받아서 함께 앉아 먹지 않고서로 멀리서 인사를 나눈 뒤에 집에 가지고 가서 먹는다는 것이다. COVISD-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오래 지켜오던 교회 예배와 예배 후의 교제를 나누는 것이 변한 것에서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하게 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부족한 나로 하여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성찬 예식과 예배와 교제의 시간을 경험하게 하신 것에 대하여 감사한다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나로 하여금 목사님이 안 계신 상황에서도 예배를 계속한 청년들을 만난 것에 대하여 또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참으로 값진 만남이었다서로 인사를 나누다 보니 그 가운데에 3명은 그 도시에 있던 대학교에 다니다가내가 사는 도시에 있는 대학교로 전학을 했다고 한다그러나 지금도 전에 나오던 교회를 참석한다는 것이다그래서 3명의 학생이 예배를 드리려고 60이나 멀리 떨어진 교회까지 온 것이다그 학생들이 다니는 대학교는 내가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에 한인 학생들이 주축이 된 기독학생회를 조직하고 정기적으로 말씀을 전하러 갔던 그 대학교이다벌써 37년 전 일이다.

   내가 사는 노인 아파트에서 10 마일 안팎에 사는 학생들이기에 이번 COVISD-19 사태가 수그러들면함께 만나서 신앙의 교제도 하고 식사도 대접하고 싶어서 내 전화번호를 학생에게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다사실 나는 이 곳의 젊은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젊은 선교회를 조직해서,1990-1998년까지 운영했었다그 이후에 교회를 중심해서 복음은 전하느라직접적인 청년 운동을 하지 못한 채 교회에 나오는 청년들을 양육했다그러나 목회에서 은퇴한 이후에 다시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여러 번 시도를 했다. 1990년대의 이 곳 청년들의 상태와 지금의 상태는 여러 면에서 달랐다영적인 갈급함이 없다하나님의 말씀 공부와 영적 성장에 대한 관심이 참으로 적다아마도 지난 십 수 년 동안에 생활이 부유해진 결과에서인지 삶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는 청년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11월 1일 (주일에만난 산호세에서 올라온 청년들은 내게 매우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그들이 깨끗하게 차려 입고 교회를 향해서 떠난 시간은 적어도 오전 9시 40분 정도는 되었으리라대화하는 태도가 진지하고 밝고 힘찬 청년들을 만난 기쁨에 오후가 참으로 즐거웠다집에 오자마자 아내에게 여보내가 오늘 한국에서 양육했던 젊은 선교회 형제와 자매들 같은 청년들을 만났어요!” 라고 말했다내 전화번호를 받아 갔으니 금명간 전화로라도 연결되면주님의 말씀 안에서 교제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2020. 11.08)

Number Title Reference
76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성탄절 풍경
75 고 박창환 학장님을 추모하며
74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예배 진행
73 네이튼 헤일(Nathan Hale /1755.6,6-1776.9.22)
72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국 독립 기념일’ 풍경
71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4)
70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3)
69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2)
68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1).
67 “젊은 선교회와의 만남”
66 이상한 올킷 꽃
65 하나님의 은혜 (The grace of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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