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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1).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1).
 
   고국에서 많이 오르내리는 말 가운데 하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라는 말이 아닌가 한다. 현재 대통령으로
재직하고 있는 분이 대통령 취임 때에 국민에게 한 연설의 한 대목이다.
 
   특별히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의 초기에 중국 사람이나 중국을 경유해서 오는 여행자들을 당국이 차단하지 않았다. 그 후에 어느 시점을 지나서는 하루 밤 자고 나면 수 백 명씩 늘어나는 감염자의 숫자와 마스크의 품귀 현상으로 인하여
길게 줄을 서서 장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 보아야 얼마 안가서 수량의 부족으로 살 수 없어서 돌아가는 사람들의 절망과 한숨 섞인 말투로 하는 말들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서
산다.”라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많은 의료진들과 국민들의 협력으로 감염자가 많이 줄어가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스럽다.
 
   뉴스에 보니 신천지 모임이 아닌, 일반 교회 교인들이 주일 예배 때에 참석했다가 40여명의 감염자가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기사와 함께 나온 현재 한국 교회의 현실에 대한 기사가 마음 아픈 기사를 읽었다. 이번 사태로 인하여 약 4만 여 교회가 재정적 부담으로 인하여 운영에 타격을 받을 딱한 처지에 처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 번에 문제가 된 교회도 건물의 한 층을 빌려서 사용한 교회인 것이다.

   약 10여 일 전에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장을 저지하기 위하여 ‘국가 비상사태’라는 매우 이례적인 선포를 하였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자칫 잘못하여 초기 확산을 막지 않으면, 인구의 70%가 감염되고 최소한 17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다. 매우 충격적인 보고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현재 많이 확산되고 있는 유럽 국가에서 오는 사람들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고, 미국 국민도 여행 금지 국으로 공시한 나라도 있다.
늘 서로 다투는 미국의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쌍수를 들어서 환영했고, 그에 따르는 대책을 세우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책정해서 발표했다. 의료 지원, 백신 개발, 이번 사태로 인하여 일을 할 수 없게 된 사람들에 대한 지원, 이자율 조정, 연체되는 사람들에 대한 조치, 학자금 상환이 지체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타격을 받은 기업에 대한 대책 등 ..... 이루 열거할 수 없이 많은 지원과 사회 안정 정책을 제시하고 시행하고 있다.

   각 주와 카운티 그리고 도시 책임자들이 힘을 모아서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세부 사항들을 제시하고, 주민들의 협력을 당부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극장, 운동 경기장, 유흥장, 스포츠클럽, 술집, 교회 등에 조례 만들어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미국교회를 비롯하여 한국 교회들도 예배를 함께 드리지 않고, 집에서 온 라인으로 예배를 드린다. 사실 미국의 역사상 세계적인 전염병을 막고자하여, 교회까지도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하여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에서 산다.” 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아무리 국가나 지방 정부가 힘을 쓰고, 규제를 강화 하여도, 업체와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없으면 그 실효는 미미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번 사태를 통하여,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경험‘을 하였다. 미국의 저력은 위기를 당하면 질서와 상호 협력이 최대한도로 강화됨을 보았다. 어제 (3월 16일) 아침 자주 들려서 'TRADER JOE' 생필품을 사는 중형 상점을 갔다. 매일 오전 8시에 여는 상점이기 때문에 개장 몇 분 전에 도착하니 개장 시간이 오전 9 시로 변경한 종이가 붙어 있었다. 다시 아파트로 돌아왔다가 다시 가는 것 보다는 기다리기로 했다. 이른 아침이라 앉아서 쉴 곳이 없을까 하고 두리번거리니, 같은 단지 안에 ’스타벅스‘ 커피 점 간판이 보였다.

   마침 오래 전에 딸아이가 준 카드 가운데 잔액이 조금 남아서 따끈한 커피를 마시고자 문을 열었다. 그러나 눈에 들어온 점포의 풍경이 매우 생소했다. 모든 의자와 탁자를 다 벽 쪽에 모아 쌓았다. 고객들은 서로 2 미터 정도 서로 떨어져서 대화를 했고, 주문한 커피가 나오면 들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조금 후에야 내가 기억한 것은, 모든 주민들이 서로 만날 때에 그만한 간격을 두라는 지시 사항이었다. 늘 한 구석에 놓여있던 커피에 넣는 우유며 그 밖의 첨가물들도 고객의 손이 닿은 것들을 서로 만지지 않게 하려고, 종업원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직접 봉사해 주었다. 식당도 마찬가지이다. 주문한 것을 받아서 집에 가서 먹거나, 원하면 배달을 해준다.

   커피 점에서 나와 보니 오전 8 시 반 경이 되었다. 그런데 내가 물건을 사려고 한 상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내가 매우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상점을 열면 들어가면 되는데 왜 줄을 서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상하게 생각했다. 개점 시간 약 십여 분 전에 나도 가서 줄을 섰다. 그 때에는 이미 약 60 여명이 서로 거리를 두고 서서 기다리니 제법 줄이 길었다. 그런데, 약 5분 전에 직원이 다니면서 안내를 하기를 앞에서부터 25명 씩 끊어서 상점 안으로 들어가고, 그분들이 대부분 물건을 사서 나온 후에야 또 25명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다려야 할 시간이 얼마일까 짐작이 가지 않았다. 아침 일찍 나간 남편을 기다릴 아내가 생각나서 사정을 알리려고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꺼놓고 있어서 통화를 할 수 없었다. 혹시 너무 늦으면 불길한 생각을 할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조금 부족한 생필품들이 있었는데 마침 오후 4시 경에, 우리 부부가 사는 곳에서 약 20분 거리에 사는 딸이 우리 부부가 약 2 주 정도 견딜 수 있는 식료품과 생필품을 사서 전달해 주었다. 질병 관리 당국에서는 북가주에 사는 주민들에게 4월 7일까지 외출을 삼가하라는 홍보를 하고 있다.물론 긴 줄을 서서 기다려 구입한 물품일 것이기에 고마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이런 국가적 재난을 막기 위한 일에는 자연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노인들과 어린이들이나 생활이 빈곤한 사람들이다. 모든 학교가 휴교를 한 상태임으로 가능한 한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배려를 한다. 자녀들을 부모가 돌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북 가주의 대부분은 노년들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 하고는 외부 출입을 자제하라는 발표가 나왔다(3월 14일 밤 자정 이후부터). 그러나 노인들이 식료품 구입이나 약국 등을 가는 일이 생기면 난감한 일이 아닌가? 또한 얼마나 고독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오늘 아침 시장이 발표하기를 그런 이웃이 있으면 서로 돌아보아주라는 부탁이 있었다. 식료품도 사다 드리고 약국에 가서 약도 타다가 드리라는 것이다. 또한 각 수퍼 마켓에서도 배달 써비스에 대한 안내장이 왔다. 약은 우편으로도 받을 수 있다.

   방송에 보니 집에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하여 유튜브를 통하여 유명한 가수들이 노래를 부러 주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마을의 노인들을 찾아가서 멀리 거리를 두고 악기를 연주해 주기도 하는 것을 방영하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유명한 어느 농구 스타는 자기의 구단에서 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기금을 낼 때에 1 백만 달라를 기부했고, 더 나아가서 학생들 가운데 학교에서 주는 급식을 먹는 학생들이 있는데, 집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1만 명의 분량을 대겠다는 놀라운 방송을 보았다. 참으로 위기에 힘을 모으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고국의 어느 신문사 칼럼리스트는 고국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있는 대구를 다녀와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천국은 죽어서 황금마차 타고 가는 저 하늘에 있지 않다. 생명의 불씨를 살리려 분투하는 의료진과 자원 봉사자들의 피로에 절은 눈 ... . 의료진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계단으로 생수와 도시락을 나르는 사람들... . 쪽 잠을 자고 견디는 간호사들... . 이웃을 내 몸처럼 돌보기 위해 아수라장이 된 이곳이 천국이었다.” 라는 감동적인 글을 읽었다.

   비록 미국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주식의 폭락이며, 이웃 상호간의 격리며, 가정이 경제적 위기에서 견뎌내야 하며, 노인과 아동들이 힘든 날들을 견뎌야 하겠지만, 이런 위기 가운데서도, 서로를 사랑하고 돌보고 배려하며,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에, 큰 위로와 격려가 된다. 능히 극복하는 날이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03-17-2020)
 

 
Number Title Reference
76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성탄절 풍경
75 고 박창환 학장님을 추모하며
74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예배 진행
73 네이튼 헤일(Nathan Hale /1755.6,6-1776.9.22)
72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국 독립 기념일’ 풍경
71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4)
70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3)
69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2)
68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1).
67 “젊은 선교회와의 만남”
66 이상한 올킷 꽃
65 하나님의 은혜 (The grace of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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