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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국 독립 기념일’ 풍경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국 독립 기념일’ 풍경

금년 7월 4일은 미국 독립 244 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러나 금년의 독립 기념일은 아마도 미국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분위기’에서 지낸 아쉬운 날로 기록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금년에는 성대하게 치뤄지는 기념 퍼레이드가 없었다. 온 가족이 성조기를 들고 나와서 도로에 행진하는 군인들과 민간인들 그리고 자동차들 향하여 환호하는 기쁨에 찬 활기찬 분위기를 볼 수 없었다. 구름처럼 몰려든 해변가의 인파도 주 정부의 비치 폐쇠령 때문에 그 넓은 주차 공간과 펼쳐진 백사장이 한가롭기만 하였다. 하늘을 가르는 축하 비행기 쇼의 굉음도 들을 수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독립기념일 행사의 꽃이라고 하는 밤 하늘을 수 놓는 화려한 불꽃놀이도 미국 전역에서 80% 이상이 취소되었다고 한다.

내가 가는 산타 크라라 카운티에서는 남쪽에 있는 길로이라는 시가 유일하게 불꽃 놀이를 간략 하게 하였다. 사람들이 모여서 볼 수는 없고, 각자가 집에서 하늘을 보며 구경하라는 것이었다. 참으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독립 기념일’ 풍경이었다. 수 많은 사람이 모여서 구경하는 ‘핫 도그 먹기 대회’는 관객 없이 치뤄졌고, 독립 기념일을 맞아서 가져왔던 각종 운동 경기며, 자동차 경주 대회도 없었다.

독립 기념일을 맞이하여 대통령의 짧막한 연설과 알링톤 국립 묘지의 헌화가 TV에 잠시 방영되는 정도였다. COVID-19의 확진자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결과가 이렇게 독립 기념일을 지킬 수 밖게 없도록 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울뿐이다.

그래도 다른 한 편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미국 주요 방송들에서 전해 주었다. 독립 기념일을 맞이하여 이웃에게 마스크를 나누어 주는 사람들, 2,000 여명의 사람들에게 무료 급식과 선물을 전달 하기 위하여 땀흐려 일한 사람들 등의 선행으로 이웃을 섬기는 사람들이 있음을 보여 주었을 때에 큰 감동을 받았다.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남자 학생 형제가 정원에서 풀을 깎는 장면이었다. 그들이 깍는 주택 앞의 풀밭은 자기 집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집이다. 그 형제는 코로나 바리러스 사태 때문에 힘들어 하는 동네에 사시는 노인들과 건강이 좋지 않은 그 외에 다른 사정이 있는 집들을 골라서 풀을 깎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각종  자원 봉사 운동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큰 격려와 감동을 주고 있다. 아나운서의 말에 의하면 미국의 각 주마다 이런저런 형태의 이웃 돌보기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다. 어떤 사람은 시간을 내어서 다른 주 까지 여러 시간 자동차를 몰고 가서 봉사하는 일에 힘을 모으고 있는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참으로 그런 분들로 인하여  마음이 가슴을 뜨거웠다.

매 년 독립 기념일에는 워싱톤 D.C 에서 성대한 기념 음악회가 있었다. 그러나 금년은 그런 행사를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서 취소한 것 같다. 그래서 지난 해에 한 행사를 찾다가 미국 웨스트 포인트 육군 사관학교에서 가졌던 행사를 YOU TUBE 로 보았다.

학교 교정에서 모인 이 축하 음악회에는, 합창단을 위하여 단을 만들고 단의 뒤에는 반달 같은 모양으로 하여 합창단이 부르는 음이 앞 방향으로 퍼지도록 디자인 된 간이 벽을 쳤다. 바로 옆에 허드슨 강이 흐르므로  바람이 부는 지형이기 때문에 음향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연단에는 남자와 여자 각각 2백 여명 정도가 반씩 나누어서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유니폼을 단정하게 입고 서 있었다. 합창 단원들의 연령은 40대 중반으로 부터 50대 중반으로 보였다.

합창대 앞에는 약 백 여명이 되는 남녀 관현악단이 앉아 있었다. 앞에는 민간인 연주자들이 뒤에는 군악대에 속한 분들이 앉아서 정교하고 힘차게 연주를 했다. 지휘는 민간인과 군인 지휘가가 맡은 곡들을 지휘하였다.
관현악대 앞에는 육군 사관학교 전교생들이 의자에 단정히 앉아서 행사에 참가하고 있었고, 그 뒤에 일반인 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God Bless America, Battle Hymn of the Republic 를 비롯하여 해안 경비대와    각 군 군가와 애국적인 노래들을 모두 외워서 불려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웅장한 축하 음악회였다.

연주회 중간 쯤에 한 남자분이 나와서 독립 기념일 축하와 함께 지금 연주회를 하고 있는 그 장소에서 일어난 독립 전쟁 당시의 잊지 못할 사건을 소개해 주었다. 그 곳이 바로 영국과의 독립 전쟁에서 한 획을 그은 역사적인 장소라는 말과 함께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육군 사관학교 구내에 있는 약 2-3 피드가 되는 체인으로 연결된 설치물에 관한 것이었다.

남북 전쟁 당시 조지 워싱톤 장군은 무적의 영국 해군 함대가 허드슨 강을 타고  들어 올 것을 예견하였다고 한다. 그 배에는 많은 병력과 군수 물자가 실려져 있었을 것이다. 전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꼭 그 함대를 저지해야만 하기 때문에 어떤 묘수를 찾아야 했다. 조지 워싱턴 장군과 참모들이 의논한 끝에 얻은 결론은 강물 밑에 보이지 않게 쇠로 만든 튼튼한 체인을 만들어서 배 밑창이 결려 좌초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침 수 마일 떨어진 곳에 제철 소가 있어서 작업이 시작 되었다. 이 일은 분초를 다투는 중요한 일이었다. 체인은 하나 하나가 2-3 인치 두께로 크기는 2-3 피트로 견고하게 만들어서 이었다. 웨스트 포인트와 건너편 언덕에 고정 시키려면 길이가 약 160 미터 정도가 되어야만 했다. 이 힘든 작업을 6 주 안에 끝냈는데, 그 무게는 무려 65톤 정도나 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그것을 조립했으며, 어떻게 강에 설치했는지… . 가히 그 당시로서는 상상을 초월한 일을 해낸 것이다.

이 일은 오직 미국이 영국으로 부터 독립을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온 국민이 일치 단결하였고, 군인은 군인으로써, 민병대는 민병대들로써, 그리고 낮 밤 없이 용광로에 쇠를 넣도 끌여 망치로 두두리며, 힘겨웁게 무거운 각 고리들의 형태를 잡기 위하여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일한 역사에 이름 한 자 남기지 않는 철공소 직원들의 애국심의 결집이 미국을 독립하게 하는 밑거름이었음을 보았다.

지금 사관 학교 내에는 독립전쟁 당시에 영국군을 저지했던 그 체인의 일부가 서로 엮여서 담장처럼 만들어져서 전시 되어 있는 것을 영상으로 보여 주었다. 그러니까, 고리들은 245년 전에 미국을 위해서 생명을 걸고 일했던 분들의 넋이 긷들어 있는 것이다. 그 설치물을 보는 나의 마음은 숙연해졌다.

약 25여년 전에 내가 속한 교단의 목사 회의가 뉴 저지에서 모였다. 그 때에 미국 육군에서 근무하셨던 목사님이 계셔서 학교와 협의하여 모인 목사들이 단체로 웨스트 포인트 육군 사관학교를 견학했다. 시간 상 오래 머물지는 못하고 사관학교 교회당을 방문해서 사관학교를 빛낸 위대한 장군들이 생도일 때에 앉았던 자리나, 그들 가운데서 성가대원으로 봉사했던 분들이 섯던 곳들을 알려 주어서 보았다.

미국은 역사를 잘 보존하는 나라이기 때문인지, 세계적인 사관학교의 교회로는 이해가 가지 않을 만큼 소박한 옛날 건물과 내부 시설이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처음 교회당을 지은 그대인 것 같았다. 의자도 나무로 만든 것이었고, 바닥도 그 당시 시멘트로 만든 바닥 그대로였다.

육군 사관 학교가 재정이 없어서 교회당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일까? 교회당을 새로 지어줄 독지가를 아직 찾지 못해서일까? 아닐 것이다! 미국의 독립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생명을 바쳤던 선배들이 앉았던 그 자리에 앉은 생도들은 무언의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주님을 믿고 의지하며 삶을 조국을 위하여 드렸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해 나가겠다는 다짐과 결단이 교목의 설교 못지않게 그들에게 감명을 주었을 것이다. “나도 이런 분들과 같은 정병이 되어 자랑스런 군인이 되리라!” 하고 수 없이 다짐하지 않았을까.

금년에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독립기념일’을 지냈지만, 머지 않은 훗 날에 다시 한 번 미국의 생일인 독립 기념일 행사가 성대하게 열릴 것을 기대한다.
 
                                                                                                                                                          (2020.07.07)
Number Title Reference
76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성탄절 풍경
75 고 박창환 학장님을 추모하며
74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예배 진행
73 네이튼 헤일(Nathan Hale /1755.6,6-1776.9.22)
72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국 독립 기념일’ 풍경
71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4)
70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3)
69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2)
68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1).
67 “젊은 선교회와의 만남”
66 이상한 올킷 꽃
65 하나님의 은혜 (The grace of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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