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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4)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4)

     오늘 아침 뉴스를 보기 위해서 TV 를 켰더니, 이곳 북가주에 있는 어느 병원의 의사가 뉴욕에 가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을을 치료하고, 복귀해서 본래 근무했던 병원으로 출근하는 영상을 보여 주었다. 병원에 도착하자 동료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직원들이 밖에 나와서 줄(사회적 거리 두기 관계로 띠엄띠엄 서서)을 서서 큰 박수를 치며 반갑게 영접하는 장면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 의사는 뉴욕 주가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겨히 증가하자, 자원하여 뉴욕에 있는 병원으로 가서 치료하기를 원했고, 병원도 허락해서 약 두 달 정도 땀흘려 수고하고 돌아온 것이다. 이제는 이곳 북가주도 6만 오천 명정도의 확진자와 2천 7백명 이상의 사망자가 있으니, 이곳에서도 E.R 닥터들이 전방에서 열심히 치료하느라고 일손이 딸리니 다시 복귀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어서 나온 영상은 비행기 좌석 가득차게 앉아 있는 승객들에 대한 것이었다. 이 영상을 소개하는 아나운서는 이곳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자원하여 뉴욕으로 가서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를 위하여 위험을 감수하고 자원하여 가서 땀과 눈물을 흘리면서 수고했던 자원 봉사 의료원들이 비행기로 귀가 하기 위하여 앉아 있는 것이다.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그 분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앉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좌석이 빼곡하게 차 있었다. 하기야 비행기 안에 약 2 미터 정도씩 앉으면, 거의 빈 비행기로 대륙을 횡단할 수 밖에 없으니, 정부의 의료진들과 의논해서 결정한 일이 것이다.
    
    앉아 있는 승객들의 얼굴은 참으로 밝았다. 그 힘든 생사를 다투는 환자들을 돌본 분들 같지 않게 생기가 넘쳤다. 물로 집으로 돌아와 정든 가족들을 만나는 기대가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들의 건전한 삶의 동기와 가치들, 즉 위기를 당한 사람들을 섬기는 강한 사명감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한 감사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 분들의 모든 항공료는 무료였다는 것이다. 이 분들의 귀가를 위하여 United Air Line 회사에서 제공한 것이라고 한다. ‘사회적 하나 됨’을 위한 사랑의 배여였다. 의료진은 자신의 시간과 생명을 위험을 무릎쓰고 적극적으로 나누었고, 직접 환자를 돕지는 않았지만 수고 한 분들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은 항공사가 베푼 사랑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황폐해져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사건이 아닌가 한다.
   
    내가 사는 실리콘 밸리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도시에 이색적인 생일 축하가 있었다. 만 백 세가 되신 할머니의 생일인데, 세계 제 2차 대전에 해군에 근무하셨던 분이시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하여, 100세 생일 잔치를 위하여 사람들을 초대 할 수 없으므로 부득불 취소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자 지인들과 도시 사람들이 이 잔치를 다른 방법으로 해서, 그 할머니의 생신을 의미 있게 치뤄드렸다.
   
    할머니가 집 앞 뜰 그늘에 앉아 계시게 하고는 진지들과 도시 사람들이 자동차에 생일 축하 인사판과 풍선들 장식하고는 손을 흔들며 큰 소리로 축하를 전하면서 천천히 지나가는 것이었다. 만면의 웃음을 띄고 손을 흔드시며 기뻐하시는 할머님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젊은 시절 국가를 위하여 자원하여 군 복무를 마치셨고, 머지 않는 언제인가는 이 땅을 떠나실 할머님에 대한 존경과 배려의 마음은 실로 한 할 머니의 자랑스런 삶을 기리는 인상적인 사건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나가는 건강한 인간 관계의 강인한 연결 고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였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 놓았다고 하여도, 사랑하는 연인 사이는 떼어놓지 못하고 있음을 보았다. 지금 미국에서는 교회도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니, 대부분의 결혼식을 교회에서 드리는 것이 상례이기 때문에,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젊은 연인들이 수 없이 많이 있을 것이다. TV에 소개한 일상의 삶에서는 볼 수 없는 진기한 결혼식 모습을 방영해 주었다. 도로변 보도에 신혼 부부가 서 있고 그 주위에 띠엄띠엄 사람들이 서 있는데, 그 분들이 축하객인지 지나가던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신혼 부부가 주로 주시하고 있는 곳은 앞의 아파드로 보이는 건물이었다. 둘이 결혼 예복을 입고 그 건물을 향하여 손을 흔들고, 그 건물에 사는 주민들이 발코니에 나와서 손을 흔들면서 축하해 주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축하를 했어도, 한 가정을 이루기를 원했던 두 연인의 마음으로 인하여, 삶은 계속 되어가는 것이며, ‘사회적 거리두기’ 를 넘어선 인간 연대의 관계는 결코 끊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았다.
    
    여러 주에서 조금씩 사업장들의 열 수 있도록 허가를 내주고 있다. 텍사스 주는 이용업을 허락해 주었다. 그곳에서는 머리를 깍는 사람이나 잘라주는 사람이나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다. 많이 불편하겠지만 장기간 이발을 하지 못한 채 집에 덥수룩한 머리를 극적이고 집에 있었으니, 이발소로 즉시 달려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간단하 허락이 실로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일상의 삶’이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되 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오기 직전에 이발을 하였다. 대부분 월 초에 이발을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 발표후, 두 달이 넘으니 뒷 머리가 길어지고 머리가 근질근질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만일에 사태에 이발을 하려고 사두었던 이발기를 사용하여 머리를 깎을 마음이 생겼다. 요즈음 영상 광고에 혼자 머리를 쉽게 깍는 것을 보여주는 것들이 있어서, 혹시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혼자 시도를 해보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뒷 부분만 어떻께 깎아 보겠다고 시도했지만, 예상과는 매우 달랐다. 처음인데다가 뒤가 보이지 않으니 짐작으로 대충하니 그 모습이 가히 상상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집사람의 큰 손 거울을 빌려서 뒤 모습을 보니 정말로 가관이었다.

     할 수 없이 집사람의 손을 빌릴 수 밖에 없어서 부탁을 했더니. 망설였다. 쥐가 뜻어 먹은 것 같은 머리를 다듬고자 가위를 사용하고자 했으니, 집에서 쓰는 가위인지라 잘 잘라지지도 않을 뿐아니라 어찌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내가 쓰던 이발기계를 사용하게 되었다. 집사람이 조심스럽게 해 보려고 했지만 머리에 대고 밀고 올라가다가 자칫 잘못하여 정리는 커녕 한 두어군데에서 망쳐버렸다. 그냥 이발기를 위로 치밀어 올려서 위에 좀 길게 놓아두어야 할 곳을 깊이 밀어버린 것이다. 또한 머리 뒷쪽의 머리를 차차로 치켜 올린 부분과 좀 길게 남아 있어야 할 부분의 경계선도 물결을 치는 것이었다. 더 이상 진전하다가는 머리 전체가 폭탄 맞은 것 같을 것 같아서 중지시켰다.

     이렇게 머리를 망친 그 다음 날, 집사람이 혈액 검사 예약이 있어서, 부득불 외출을 해야 하니 난감했다. 그래서 모자를 쓰면 어떨까 하여서 모자를 써 보니. 모자를 써도 기대한 만큼 가려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용감하기 모자를 쓰지 않고, 집사람과 함께 갔고, 집사람의 채혈 순서를 기다리는 대기 시간과 채혈하는 시간에 볼만한 뒷통수를 노출한 채로 앉아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거리를 둔 의자에 태연히 앉아 있다가 나왔다. 지금은 머리를 깎은지 약 열흘이 넘어서 머리가 조금 자라서 처음보다는 사뭇 좋아졌다.

     매년 5월 첫째 목요일은 미국의 ‘국가 기도일’ 이다. 국가 기도일은 트루만 대통령 때 부터 있었는데, 레건 대통령 때에 매년 오월 첫째 목요일로 고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참석한 분들은 약 2 미터 정도씩 거리를 둔 의자에 앉아서 진행되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인사를 한 후에 영부인의 간단한 기도로 이어졌다.  그 이후에 순서는 종교 지도자들의 리레이식 기도나 성경을 중심으로한 기원문을 읽는 분들도 있었다. 특이한 것은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노스 캐로나이나에 살던 자녀들을 둔 한 간호사가 뉴욕 지역의 긴급한 상황을 듣고 자원하여 수고한 한 40대쯤 되어 보이는 여성의 말도 있었다. 요약하면 자기가 어떤 선행을 한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는 것이다. 쉽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참으로 마음에 깊이 와 닿는 말이 아닌가. 마땅히 하여야 할 사람의 도리를 회피하고 싶고, 다른 사람이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기 얼마나 편한 시대인가? 내게 왜 안하느냐고 물을 사람도 없고, 남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는 개인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이 생사를 가르는 위험한 장소로 자녀들을 둔 어머니로서, 혼쾌히 떠나는 것이 쉽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아도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면서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하여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느니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분들을 통하여 많은 감동을 받고 있다. 그런 분들 가운데서 실제로 자신이 감염되기도 하고 세상을 떠난 분들도 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가 아닌, ‘사랑 안에서 하나 됨’을 실천한 분들을 심히 존경한다. 국가 기도일을 통하여 ‘하나님과 인간의 거리두기’ 를 넘어서 ‘하나님과 인간이 가까워지기’ 를 원하여 백악관에 모인 분들을 보면서 크게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2020.05.11)
 
Number Title Reference
76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성탄절 풍경
75 고 박창환 학장님을 추모하며
74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예배 진행
73 네이튼 헤일(Nathan Hale /1755.6,6-1776.9.22)
72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국 독립 기념일’ 풍경
71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4)
70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3)
69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2)
68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1).
67 “젊은 선교회와의 만남”
66 이상한 올킷 꽃
65 하나님의 은혜 (The grace of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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