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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 말의 영향력
한 마디 말의 중요성


매일 아침 저녁을 걸을 때마다 빨간 스포츠 카를 타고 이른 아침마다 경쾌하게 어디로 가시던 노인이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거는 코스 중간쯤 언덕으로 올라가는 곳에 사시는 분이신데, 자동차를 타고 가시면서 손을 힘껏 흔들어 주기도 하시고, 때로는 차를 천천히 몰면서 몇 마디 재미있는 말을 하시곤 하셨다.
여러 날 동아 차가 보이지 않아서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관절이 너무 불편하셔서 수술을 받은신 후부터는 매일 아침 나가시던 곳을 가지 못하시게 된 것을 알았다. 하루는 우리 부부가 열심히 걷고 있는데, 그 분의 집으로 들어가는 차도에 배달된 신문을 가져가시기 위하여 한참만에 한 걸음씩 떼시면서 매우 천천히 걸어 나오시는 것이었다. 부인 되시는 분 또한 제대로 걸음을 걷지 못하시는 분이시다. 관절에 문제가 있으신 분이시기에 땅에 던져진 신문을 줍기가 여간 힘드신 일이 아닐 수 없으셨을 것이다. 마침 나를 만나시자, 신문을 집어 줄 수 있느냐고 부탁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기쁨으로 집어 드렸더니 참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셨다.
그 후부터 이른 아침 그 집 앞을 지나갈 때마다 배달된 두 종류의 신문을 집으시기에 적당한 높이의 화단 벽돌 위에 올려 놓고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기를 세 달 정도 지났을 때에, 그 날도 전과 같이 신문을 집어 화단 벽돌 위에 올려 놓고 가는데, 창문이 열리더니 그 할아버지가 반갑게 아침 인사를 하시면서 “내가 주일마다 당신을 위해서 기도한다!”는 말씀을 주셨다. 나의 작은 배려가 그 분에게는 매우 고마워셨던 것이다. 미국 할아버지가 주일마다 아프신 몸으로 교회에 가셔서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신다니, 나는 참으로 복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아침에 걸어서 나가다 보면, 내가 사는 노인 주거 단지로 빵을 배달하는 차가 들어온다. 잘 알려진 제과점이다. 내가 사는 곳에는 여러 종류의 주거 공간이 있다. 집에 사는 분들, 연립 주택에 사는 분들, 고급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 또는 아주 고급 양로원에 사시는 분들, 좋은 양로병원에 계신 분들 그리고 나처럼 정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다.
 
정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각자가 식사를 만들어서 먹는다. 그러나 이상에 열거한 사람들은 노인 단지 안에 잘 차려진 큰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은 양질의 빵을 제공 받고 아마도 비싼 식사 비용을 내실 것으로 생각한다. 아침에 출근하거나 퇴근 할 때 보면,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이 분들에게 빵을 대는 제과점의 물건을 배달하는 운전 기사가 내가 걷는 길을 지나가다가,”빵,빵”하는 경적을 울리더니 잠시 멈춰 내 모자를 가리키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자기는 보스톤 ‘레드삭스’ 팀을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걸을 때에 쓰는 모자는 ‘뉴욕 양키스’ 야구팀의 로고가 새겨진 것이다. 미국 동부 지역에 있는 프로 야구팀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톤 ‘레드 삭스’ 는 오랜 세월 동안 앙숙이다. 그래서 서로 상대방의 모자를 쓴 사람을 별로 좋은 인상으로 보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나는 어느 특정 팀을 좋아해서 쓴 것이 아니라, 그냥 있어서 쓴 것 뿐이었다.
 
아침에 배달하는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 주고 싶어서, 그 다음 날에는 평범한 모자를 쓰고  걸었다. 그 날 아침에도 내가 걸을 때에 자동차의 경적을 울려서 바라보니, 만면의 미소를 지으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인사를 하면서 빵을 배달하시는 분이 지나갔다. 매우 흡족한 모습이었다. 어떤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이 생각할 때에도 운전기사 한 분의 말 한 마디에 내가 손때 묻은 모자를 놓고 다른 모자를 쓰게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그 분이 기분좋게 하는 일이라면 모자 바꿔쓰는 것이 그리 힘든 것은 아니다. 내가 깨달은 것은 ‘말의 힘’이다. 걸음이 힘들어 지신 할아버지의 “신문을 집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의 한 마디가 나의 행동을 변화시키셨다. 또한 나의 작은 행동이 그 할아버지의 기도에 나를 포함하시도록 변화시킨 것이다. 그리고 제과 회사의 제품을 배달하시는 분의 말 한마디가 나의 행동을 변화시킨 것이다. 서로의 기쁨을 위하여.
 
 
(주후 2014년 7월 20일)
 
 
 
Number Title Reference
22 한 마디 말의 영향력
21 두 벌 옷 갖기의 어려움
20 거위 새끼 여섯 마리 휄로십 프라자에서 있었던 일
19 해피 버스데이(4)!
18 해피버스에이(3)!
17 히피 버스데이(2)!
16 해피 버스데이(1)!
15 하늘을 떠받든 두 개의 아취
14 황사 바람을 뚫고
13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
12 먼 하늘을 쳐다보는 노인들
11 꾸준히 하는 것으로 인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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