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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떠받든 두 개의 아취
방송에 의하면 내가 사는 북 가주가 지금같이 가문 것은 약 백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북가주에서 가장 큰 식용수가 될 물을 모은 저수지의 물이 12%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 전역에 동시에 방영되는 전국망 ‘이브닝 뉴스’의 각 방송국에서도 이곳의 바닥이 난 저주지들과 중 가주에 거북이 등같이 갈라진 농토를 방영해 주었다.
내가 요즈음은 인터넷에 들어가면 일기 예보를 보는 것이 거의 습관처럼 되었다. 혹시 언제 비가 오려나 하는 바래임을 가지고…. 지난 주 예보에 의하면 앞으로 여러 날 동안 비가 오기는 커녕, 해가 쨍쨍 비치는 날로 예보되어 있었다. 그런데,
기상 예보와는 아주 달리, 주일 새벽에 일어나서 말씀을 묵상하는데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분명히 비가 오는 소리였다. 들창에 내렸던 브라인더를 걷어 올리고, 컴컴한 들창 밖을 보니 빛줄가가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비가 오기는 오는데 많이 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오는 것처럼 들린 것은 바로 창문 앞에 서 있는 활엽수 나무들에 아직도 달려 있는 마른 나뭇 잎에 떨어지는 빛 방울 소리가 조금 더 크게 울린 것 같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집사람과 함께 아침 걷기 운동을 하기 위해서 7시 경에 아파트 문을 나서니 반가운 빗줄기가 얼굴을 적시었다. “우산을 받고 걸어야 하겠지?”라고 말하면서 다시 아파트로 들어가려고 하니 집사람이 “귀한 비가 내리니 이만한 것은 맞고 걸어도 좋겠네”라는 것이었다. 하기야 모자를 썼으니 크게 걱정할 것도 없어서 비를 맞으면서 힘차게 걷기 시작했다. 약 삼십 분 정도 걸어서 반환점을 돌아 십 여분 정도를 걸어오니 비록 옅은 구름을 뚫고 올라오는 아침 햇살 때문에 하늘에 아주 큰 아취 모양을 영롱한 무지개가 하늘을 떠받들고 있는 것이었다. 2월에 선명한 무지개를 보는 것이 쉽지 않은 이곳이기에 정말로 진풍경이었다. 조금 더 걸어가니 더 큰 무지개가 더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초등학교 시절에 일본 재일 동포 여학생이 쓴 ‘쌍무지개 뜨는 언덕’ 이라는 책의 제목이 생각났다. 지금 그 책의 내용은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쌍무지개를 보자 책 제목만 기억나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노아 시대에 홍수로 심판하신 후에 노아에게 언약의 무지개를 하늘에 그려 주셨다. 다시는 홍수로 심판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약속을 주셨다. 반가운 비는 오전 아홉시 반에 예배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도 계속 내렸다. 그래서 예배시에 ‘빈들에 마른 풀 같이 시들은 나의 영혼, 봄비로 내리는 성령….” 찬송가를 불렀다.
지난 금요일, 딸네 집에 갔을 때에, 학교에서 돌아온 7살난 둘째 외 손녀가 간식을 먹으면서 기도를 하는데, 비를 내려 주시기를 원하는 내용도 있었다. 간식을 먹는 외손녀에게 왜 비가 꼭 와야 하는 가를 물어 보았더니, 학교에서 배워서인지, 또박또박 대답을 했다. “비가 안 오면 먹을 물도 없고, 샤워도 못하고, 곡식을 키울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다. 물은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물이 없이는 생명이 유지될 수 없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의 마음은 내일(목요일)과 주말에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 예보 때문에 참으로 기쁘기 그지 없다. 이번에 오는 비의 네 배 정도가 더 와야 가뭄이 해소 된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겨 주셔서 이 땅에 필요한 비를 풍성하게 내려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2014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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