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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A (3) 개미가 만든 길
개미가 만든 길
 
 
몇 달 전에 이 지역 단체장 이.취임식에 간 일이 있었다. 단체장에 취임한 분의 말에, “한 사람이 다니면, 발자국을 남가고 많은 사람이 가면 길을 만든다.“는 흥미로운 말을 듣고, 꼭 맡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요즈음 모텔에서 7개월 반 정도 살면서, 아침마다 40여분 이상 걸리는 거리를 걷고 있다. 모텔에서 나와서 왼 쪽으로 꺾어져서 한 10여분 걸어가면서 보면 1970년 대 정도에 지어진 큰 단층 공장 건물들이 10여 채가 있는데 그 중에 4 채가 작업을 하고 있고, 다른 건물들은 비어 있다. 그래도 정기적으로 풀밭을 관리하고, 낙엽을 치워서 깨끗이 관리되어 있다. 대부분의 빈 건물에는 노란 색으로 만든 프라스틱 사슬로 된 줄을 주차장 입구에 드리워 놓아 차량이나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그러나 길의 마지막에 있는 큰 건물의 주차장과 그 곳에서 또 왼쪽으로 돌아서 바른편에 있는 여러 건물들은 언제나 주차장을 걸어 다닐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요즈음은 집사람과 함께 오전 7시 20분경에 나가서 걷는데, 그 때쯤에는 이미 해가 많이 올라와서 건물들과 가로수의 그림자가 길지 않다. 마음대로 걸을 수 있는 주차장을 걷다가 이상한 검은 줄들을 많이 발견했다. 여기에 누가 금을 그어 놓은 것 같은 것들이 이곳저곳에 있었다. 이상한 마음이 들어서 허리를 굽히고 자세히 보니, 아주 작은 개미들이 떼를 지어 가는 것이 아닌가!
 
놀라운 것은 개미들이 다른 개미들이 따라 올 수 있도록 흘리고 간 개미산(페르몬)과 개미들의 몸에서 나온 분비물들이 검은 아스팔트에 묻어서 더 짖은 검은 색을 만든 것이다. 그 개미들이 만든 길들이 이곳저곳에 있고, 어떤 것은 길이가 20여 미터 정도가 되는 것들도 있다. 개미들이 먹이를 찾아서 집으로 물고 오는 길일 터인데, 개미가 하도 적어서 무엇을 물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개미는 자기 몸무게의 30-40배의 무게가 되는 것을 물고 다닐 뿐만 아니라 때로는 벽도 타고 올라간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하도 개미가 먼지만큼 작은 것이라서, 무엇을 물고 갈 터이지만 그것이 정녕 보이지 않았다. 또 다른 주차장도 걸으면서 보니 거기에도 많은 개미가 만든 길들이 있었다.
 
개미는 곤충들 가운데 비교적 사람들에게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 아마도 성실, 협동, 노력 때문일 것이다. 잘 알려진 성경의 잠언 6장 6-11절을 보면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는 말로 시작해서 개미에 대한 좋은 말들이 쓰여 있다. 잠언 30장 25절에도 “힘이 없는 개미이지만 여름에 먹을 것을 장만하는 개미”에 대하여 칭찬하는 말씀이 있다.
 
온 세계에 있는 개미의 종류는 약 9,500여 종이 된다고 한다. 세계에 있는 곤충이 75만종이나 된다고 하니, 개미는 그 2 퍼센트도 안 된다. 영국의 한 곤충학자는 지구 위에 약 100경(1 경은 10의 18승)의 곤충이 있는데, 개미는 그 가운데 약 1-2경이 된다고 추측하였다.
 
이 개미들은 남극과 북극 대륙 그리고 강과 바다를 제외한 모든 곳에 서식한다고 한다. 사막에도, 도시에도, 들판이나 산에도 집 뜰에도, 뉴욕의 보도 부록 사이에도 서식한다. 어떤 개미 연구가는 나팔 모양을 한 식물에 물이 고이면, 거기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곤충들을 잡아먹는 개미도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 하여 개미라고 한다.
 
그러면, 이 지구상의 개미들을 다 모으면 그 무계가 얼마나 될 것인가를 알고 싶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개미는 무계가 1-5 미리그람이라고 한다. 여기에 1-2경을 곱하면, 그 결과가 실로 놀랍다! 학자들의 말을 인용하면, “지구상의 인구의 무계를 다 합한 것보다, 더 무겁다.”는 것이다! 아주 작은 미물이지만 다 합하면, 만물의 영장이요, 문명을 이루어 세상을 지배하고 산다고 하는 사람들을 다 합한 것 보다 더 많은 무계를 갖고 있다. 그리고 땅 위에 있는 모든 생물의 조직 가운데, 인간 문명과 가장 흡사한 조직을 가지고 운영되는 사회가 개미 사회 조직이라니 참으로 놀랍니다.
 
매일 아침 걸을 때마다 검게 그려진 개미가 만든 길을 쉴 사이 없이 분주히 다니는 수많은 개미들을 보면서 성실, 협동 그리고 근면만이 아니라, 먹이를 발견하면 길을 만들기 위해서 자신이 개미산을 길에 뿌리면서 감으로써, 또 다른 개미들도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길을 놓아 주는 것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운다. 그리고 눈에 보일 듯 말 듯 한 미물일지라도 확연하게 그어진 굵은 줄들을 길게 드리워 주차장을 구분하는 엄청난 협동의 결과에 감탄하여 마지않는다.
 
“한 사람이 다니면, 발자국을 남가고 많은 사람이 가면 길을 만든다.“
 
 
(201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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