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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손녀 나오미의 작문 |
영웅
어느 날 초등학교 4학년인 외손녀 나오미가 나의 자라난 과정을 물었다. 어려웠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며, 6.25 사변이 났을 때에 1학년에 입학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서 전쟁으로 인해 학교를 갈 수 없게 된 일, 아버지가 사변 중에 돌아가신 일 또한 휴전 후에 3학년으로 들어가게 된 일 등등의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청소년 시절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하여 학교 목공반에 속하여 일해서 학비를 면제 받은 일, 고2 후반기 부터, 인턴십을 나가서 계속해서 직장 생활을 한 일 등을 알려 주었다. 그리고 늦게 대학교를 간 일이며, 월남전 참전, 상공미전에 출품했던 일들도 이야기 해 주었다.
외손녀 가운데서 맏이인 나오미와 우리 부부는 뉴저지에 살 때와 이곳 북가주에 와서도7살 때까지 함께 살았다. 나의 신앙 시집 ‘주여! 나의 생명을’과 권길상 장로님이 작곡해 주신 찬양집 ‘나눌수록 커지는’그리고 찬양이 녹음된 CD를 주었다. 한글을 모르면서도 책장에 아주 귀중하게 보관하는 모습에 매우 대견스럽게 생각해 온 손녀딸이다.
얼마 전에 집사람 전화기가 한 8년 전의 것이므로, 충전이 잘 되지 않아서 힘들어 하는 소식을 듣고는 자기가 모아둔 돈 70여 달라를 선뜻 내밀면서 전화기를 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대견스러웠다. 딸 아이의 말에 의하면, 집사람 전화기는 아주 간단한 것이기에 그정도 돈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어느 날 나오미가 나에 대한 것을 좀더 알고 싶다고 하면서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궁금하던 차에 “왜 할아버지에 대한 것을 자세히 알아보느냐?”는 질문을 했더니, 자신의 '영웅'을 찾아서 작문을 지어오라는 학교 숙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러 날 후에 흰 종이에 빼곡히 정성들여 쓴 글을 내게 주었다.
제목은 ‘영웅”(Hero)였다. 또박또박 쓴 나오미의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나오미의 글의 내용이 다름아닌 나에 관한 것이었다. 글의 내용은 할아버지가 성취한 것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할아버지가 자기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손녀 딸의 글을 요약하면, 자기의 영웅은 매우 평범한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특이한 외할아버지라는 것이다. 외할아버지는 정말로 격려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썼다. 특히 자기의 학교 성적이 나빠서 속상해 할 때에 자기를 안아주면서 격려했던 일,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일에 힘쓰는 것, 자기가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에 교정해 준 일에 대하여 썼다. 외할아버지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매우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자기에게는 존경할 인물이라는 내용이다.
그 글을 읽으면서 솔직히 말해서, 외손녀딸이 존경할 만한 그런 인물이 아님에 얼굴이 붉어졌다. 한편 작은 친절과 격려, 그리고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 것 같아도 아주 작은 나의 선행을 보아왔고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오미가 쓴 작문을 참고로 첨부한다.
My Hero
By: Naomi Pacheco
Heroes can be in your daily life and you might not even notice them. To me, a hero is somebody who inspires somebody else to do good. My hero to me is my grandpa. My grandpa seems like an ordinary person, but he’s actually very unique.
My grandpa is an extraordinary person and is very loving. My grandpa is a very, very, very cheerful person. When I get a bad grade on a test, and I was very sad, my grandpa made me feel better by giving me a hug. Also, my grandpa is generous. For example, my grandpa donates money to poor families who are in need. My grandpa is also very wise, for example is that once I was about to do something bad, but my grandpa said that was not a good choice. I love my grandpa because he cares for me and he is awesome!!!
There are many heroes in my life but my grandpa stands out from them all. My grandpa is wise, cheerful and generous. My grandpa might look like an ordinary person to you, by the is an awesome person to me!!!
(주후 2015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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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변한 잔디밭 
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