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휄로십 플라자 A202
기분이 이상해요.
외손녀인 캐리스와 함께하며...
기분이 이상해요.
 
3월 13일 나의 찬양시에 30여년 이상 찬송곡을 붙여주신 권길상 장로님 장례에 참석하기 위해서 일정표를 재 조정해야 했다. 미록 먼 거리가 아니긴 하지만, L.A로 내려가면 하룻 밤을 숙박하고 올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매주 금요일 아침에 나와 집 사람이 내가 사는 노인 아파트에여 약 20여분 거리에서 사는 딸네 집에 간다. 세 아이의 엄마가 되니 숨 쉴틈이 없을 것 같아서, 금요일에 자기 일도 보고 조금 쉴 여유를 주기 위해서 가고, 또한 귀여운 외 손녀들을 보고 싶기도 해서이다. 특히 막내인 캐리스는 나이에 비하여 성숙하고 말귀를 잘 알아듣고 잘 따라 주어서 보기가 재미 있고 또한 매우 쉽다.
 
권 장로님의 21일(토)에 장례식을 참석하기 위하여 금요일이 아닌 화요일인 17일에 딸네 집에 갔다. 가는 길에 매주 화요일 마다 캐리스가 2시간 반 정도 가는 어린이 학교에 데려다 주는 딸의 차와 길에서 스쳐지나갔다. 집에 온 딸이 캐리스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탄 차를 알아보고는, 엄마와 자기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일식집에 가서 점심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손녀 딸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식 집에 갈 기회를 잡은 것이다.
 
손녀 딸이 집에 온 후에 우리 부부도 함께 차를 타고 식당으로 가면서 우리들에게 캐리스가 질문을 했다.  “자기가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시는데, 왜 오늘 학교 가는 날 오셨느냐?”는 것이다. 딸 아이가 할아버지가 손녀 딸에게 “잘 아시는 분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가시느라고 날짜를 바꾸었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런데, 내 옆에 앉아 있던 캐리스가 갑자기 소리내어 우는 것이 아닌가. 차에 타 있던 딸과 우리 부부가 매우 놀라서 “갑자기 왜 우느냐?”고 물으니 대답은 가히 상상할 수 없는 말이었다. “자기는 어떤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매우 슬퍼져서 울음이 나온다.”고 하는 것이다. 세 살 반 된 아이에게서는 도저히 들을 수 없는 말인 것 같아서 모두 놀랬다. 아마도 어린이 영화에서 어떤 인물이 죽을 때에 사람들이 보인 반응을 ‘감정이입’한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탄 차가 거의 식당에 도착했을 때에, 캐리스가 내게 하는 말이, 우리 집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시면 자기 기분이 좀 이상해진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여기에서는 매일 영어를 쓰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는 한국 말을 하고, 엄마도 그렇기 때문에 자기 기분이 이상해 진다고 했다. “여기가 San Jose인데….” 라는 말을 두 번이나 반복하는 것이었다. 즉 자기가 모르는 말을 하는 분위기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피력한 것 같다.
 
손녀 딸의 배려로 맞있는 일본 음식도 먹고, 집 사람이 좋아하는 PETE 커피점에서 커피도 마시고, 손녀 딸의 예민한 감성과 질문을 받은 의미 있는 날이었다.
 
(2015.4.18)
Number Title Reference
35 누렇게 변한 잔디밭 캘리포니아의 심각한 가뭄 현상.
34 매리 코헬로 노인 아파트을 주민들을 위해 수고한 분을 추모하며.
33 신기록
32 붉은 선인장 꽃 한 송이
31 영웅 외손녀 나오미의 작문
29 봄이 보여주는 향연을 보면서
28 기분이 이상해요. 외손녀인 캐리스와 함께하며...
27 천정에 드리워진 십자가
26 성탄절 즈음에 있었던 일들
25 그라지 세일
24 웬 새둥지가!
23 할아버지....... .
Page: (5/7), Total: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