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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손녀인 캐리스와 함께하며... |
기분이 이상해요.
3월 13일 나의 찬양시에 30여년 이상 찬송곡을 붙여주신 권길상 장로님 장례에 참석하기 위해서 일정표를 재 조정해야 했다. 미록 먼 거리가 아니긴 하지만, L.A로 내려가면 하룻 밤을 숙박하고 올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매주 금요일 아침에 나와 집 사람이 내가 사는 노인 아파트에여 약 20여분 거리에서 사는 딸네 집에 간다. 세 아이의 엄마가 되니 숨 쉴틈이 없을 것 같아서, 금요일에 자기 일도 보고 조금 쉴 여유를 주기 위해서 가고, 또한 귀여운 외 손녀들을 보고 싶기도 해서이다. 특히 막내인 캐리스는 나이에 비하여 성숙하고 말귀를 잘 알아듣고 잘 따라 주어서 보기가 재미 있고 또한 매우 쉽다.
권 장로님의 21일(토)에 장례식을 참석하기 위하여 금요일이 아닌 화요일인 17일에 딸네 집에 갔다. 가는 길에 매주 화요일 마다 캐리스가 2시간 반 정도 가는 어린이 학교에 데려다 주는 딸의 차와 길에서 스쳐지나갔다. 집에 온 딸이 캐리스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탄 차를 알아보고는, 엄마와 자기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일식집에 가서 점심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손녀 딸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식 집에 갈 기회를 잡은 것이다.
손녀 딸이 집에 온 후에 우리 부부도 함께 차를 타고 식당으로 가면서 우리들에게 캐리스가 질문을 했다. “자기가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시는데, 왜 오늘 학교 가는 날 오셨느냐?”는 것이다. 딸 아이가 할아버지가 손녀 딸에게 “잘 아시는 분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가시느라고 날짜를 바꾸었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런데, 내 옆에 앉아 있던 캐리스가 갑자기 소리내어 우는 것이 아닌가. 차에 타 있던 딸과 우리 부부가 매우 놀라서 “갑자기 왜 우느냐?”고 물으니 대답은 가히 상상할 수 없는 말이었다. “자기는 어떤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매우 슬퍼져서 울음이 나온다.”고 하는 것이다. 세 살 반 된 아이에게서는 도저히 들을 수 없는 말인 것 같아서 모두 놀랬다. 아마도 어린이 영화에서 어떤 인물이 죽을 때에 사람들이 보인 반응을 ‘감정이입’한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탄 차가 거의 식당에 도착했을 때에, 캐리스가 내게 하는 말이, 우리 집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시면 자기 기분이 좀 이상해진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여기에서는 매일 영어를 쓰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는 한국 말을 하고, 엄마도 그렇기 때문에 자기 기분이 이상해 진다고 했다. “여기가 San Jose인데….” 라는 말을 두 번이나 반복하는 것이었다. 즉 자기가 모르는 말을 하는 분위기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피력한 것 같다.
손녀 딸의 배려로 맞있는 일본 음식도 먹고, 집 사람이 좋아하는 PETE 커피점에서 커피도 마시고, 손녀 딸의 예민한 감성과 질문을 받은 의미 있는 날이었다.
(201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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