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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
할아버지…… .
막내 외손녀 캐래스는 비교적 빨리 대소변을 가릴 수 있었다. 두 살이 조금 지난 후에, ”이제 캐리스가 컸으니까 혼자 대소변을 가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집 식구들이 말하자, 어느 날 소변을 보고 싶다고 화장실로 뛰어가기 시작해서 대소변을 가리게 되었다. 모유를 떼는 것도, 그 즈음이다. 엄마 품에서 젖 먹기를 좋아하던 아이가 어는 날 딱 끊고 엄마 젖을 더 이상 찾지 않았다. 손자 손녀들이 여럿이지만, 맨 마지막 아이인 캐리스는 여러 면에서 특이하다.
 
지난 달에는 매년 이맘 때면 하듯이, 나의 유언이나 서류들을 다시 정리했다. 대부분 유언에 추가하는 것은, 손자 손녀들과 지낸 1년간에 있었던 추억을 더하는 것이다.  내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후손들에게 남길 스토리 가운데, 대부분 손자손녀들이 자신들이 기억 하지 못할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함이다. 또한 임종과 메모리얼 서비스 를 집례 해 주실 분들을 다시 정리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임종식이나 그 외의 순서를 도와주시기로 하셨던 분들이 이사를 가셨거나 ,사정이있으실 경우 다른 분에게 부탁을 하고 서류에 변경하여 기록한다. 그리고 자녀들과 임종과 그 후에 있을 일을 도와주실 몇 분에게 다시 변경된 서류를 나누어 드린다. 그런 일을 할 즈음에, 손녀들을 보기 위해서 딸네 집에 갔다.
 
막내 외손녀 캐리스가 화장실에 간다고 하기에 도와주기 위해서 따라가서 변을 보는 동안 프라스틱으로 된 작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때에 캐리스가 나를 응시하면서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는 돌아가셨지요?”라고 했다.  두 살 열 달 되는 손녀 딸의 조숙한 질문에 깜짝 놀랬다. 그런데 그 다음 캐리스가 내게 한 말은 충격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언젠가 죽고 하나님 나라로 가는 것을 아느냐?” 하고 물었다. 하도 기가 막혀서 어안이 벙벙해져서 “그럼, 그럼 알고 있지.”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말하기를 “자기 아빠 엄마도 나이가 많아지면 하나님 나라고 갈 것” 이라고 하면서 “사람들은 다 죽는다”고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야기 했다. 마지막에는 “나도 나이 많이 먹으면 하나님 나라로 갈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 나이에 이런 말을 한 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서, 내 딸이 아이에게 그런 것을 말 한 적이 있는가를 물어 보았다. 딸의 대답은 “아니예요. 아마 교회학교에서 한 말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네요.” 라고 대답해 주었다. 어제(2014년 9월 12일) 딸네 집에 가서 캐리스를 보았다. 자기가 ‘백설공주’라고 하면서 긴 공주 의상을 입고 화장실로 들어가기에 옷을 거두어 주러 들어가서 잠시 옆에 앉아 있었다. 어제도 또 한 번 막내 손녀 딸을 통하여 귀한 말을 들었다. 변기에 앉아 있던 캐리스가 나를 보면서 “할아버지, 모든 사람은 하나님이 만드셨대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어디에서 그런 말을 들었냐고 물었더니, 교회 학교에서 들었다고 했다. 덧붙여서 지난 번 처럼 나의 부모의 죽음과 자기 부모 그리고 자기에 대해서 전번과 똑같은 말을 했다. 나중에 들으니 내 딸에게 할아버지의 형제들이 있는지를 묻고는, 그 분들이 아직 살아계신지, 돌아가셨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이런 말을 사람들에게 하면, 꾸며낸 이야기라고 믿지 않거나, 어린 아이답지 않다고 할 것이 분명하다.
 
막내 외손녀의 말을 들으면서, 아무것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연령의 아이들에게 가르친 것도 마음에 새겨지며,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보고 들으면서, 아동들을 위한 기독교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깊이 깨닫는 귀한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 나와 집사람도 귀여운 캐리스를 뒤로하고 하나님께로 향할 날이 있을 것을 다시 생각하며 글을 쓴다.
 
 
(주후 2014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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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신기록
32 붉은 선인장 꽃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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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기분이 이상해요. 외손녀인 캐리스와 함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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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성탄절 즈음에 있었던 일들
25 그라지 세일
24 웬 새둥지가!
23 할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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