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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대만 대학교 동창회 합창단 연주회
국립 대만 대학교 동창회 합창단(National Taiwan University Alumni Chorus)연주회.
 
 
토요일마다 늘 해오던 대로 사무실에 와서 말씀 묵상과 주일 설교를 마무리 하고 있는데 오후 2시경에 전화가 왔다(2015.7.25). 내가 사는 노인 아파트의 주민 카운실에 부회장으로 있는 룻 이라는 분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너무 급히 말해서 누군지 모를 정도였다. 그래서 확인하느라고 “내게 전화하신 분이 누구냐?”고 반문했더니, 그제서야 자기 이름을 대면서 부탁할 것이 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아파트 매내져가 오늘 있는 행사를 잊어버리고 광고를 하지 않아서 오후 3시 반에 있을 행사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연주할 합창단 단원들이 벌써 도착해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분의 부탁은 노인 아파트에 사는 한국 입주자들에게 연락을 해서 참석을 부탁해 달라는 것이다. 이곳에 사시는 노인들은 주말이 되면 자녀들이 점심을 대접하기 위해서, 또는 가족의 일로 모시고 나가기 때문에 얼마나 아파트에 계실까 하는 생각이 앞섰다.
 
그래도 부탁을 받았기에, 한인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 합창단에 나가시는 권사님 두 분에게 연락을 하니 다행히 받으셨다. 사정을 말씀드리니 “순종하겠습니다!”하고 답하시는 것이 아닌가. 권사님들이기 때문에, 내가 목사이니 모처럼의 부탁에 대하여, 교회식으로 답을 하신 것이다. 더 나가서 저희들이 연락해서 갈 수 있는 분들에게 권하겠다고 하시면서, 제가 전화를 일일히 할 필요가 없다고 하셔서 참 고마웠다.
 
설교할 말씀의 타자를 다 끝내니, 오후 2시 40분 경이 되었다. 부탁만 드리고 나는 빠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한 30여분 걸려 아파트에 도착해서 3시 30분에 모임 장소인  fellowship Hall 로 향했다. 이미 여러분의 한국 입주자들이 자리잡고 앉아 계심을 발견하고 반가웠다. 내가 들어간 후에 몇 분이 더 오셔서 나를 포함하여 9명이 참석했다. 같은 언어와 혈통은 가졌으나 정치적으로 인하여 나뉜 대만과 중공이었지만, 중국 분들이 미국에 와서는 그런 면에 대하여 다 초월했는지 서로 그런 것을 들먹이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국립 대만 대학교 동창회 합창단 위문 연주회이지만, 중국 입주자들이 한 45명 정도가 참석했다. 이 분들은 거의 다 중공 치하에서 살던 분들이다. 중국 분들이 내가 거주하는 노인 아파트 주민의 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급히 소식을 들었어도 많이 모인 것 같다. 그래도 33명의 합창단원에 비하면, 좀 더 많이 모였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의 선입관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쓰기 위함이다. 사실은 지난 해에도 이 합창단이 왔었다. 그 때에는 미리 광고가 되어서 참석하고자 마음을 정했으면 충분히 참석했을 것이다. 나는 특히 합창 듣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그 때에 내 생각에 지나가는 것은, 중국분들이 함창을 한다는 것에 대하여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한국의 유명한 합창단이나 세계적인 합창단의 연주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중국분들의 현대 음악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으리라 생각해서 참석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록 계획하고 마음에 큰 기대를 가지고 참석한 연주회는 아니었지만, 그 분들이 부른 첫 곡에서부터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 ‘Love Change Everything’라는 합창의 정교함과 우아함과 자신감 넘침에 마음이 끌렸다. 비록 원래 영어권이 아님으로 중국어의 액센트가 강하게 나와 듣는데는 조금 어려웠지만 정말 놀라웠다.  총 연주 곡목은 열두 곡이었다. 중국 말로 된 곡이 반, 영어로 된 곡이 반이었다. 놀라운 것은 귀에 익은 ‘The Battle of Jerico’ ‘Alleluia’ 그리고 ‘Let My People Go’를 연주할 때는 너무나 기쁘고 감사해서 일어나 뒤에 서서 들었다. 그분들의 열정어린 함창을 도저히 앉아서 듣는다는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 사실 나의 삶에 이런 마음을 가진 적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합창단원들은 모든 곡을 악보를 보지않고, 전부 외워서 불렀다!
단원들의 연령은 오십대와 육십대였다. 전원은 40명인데 그 날은 여자 21명 남자 12명이 모여서, 힘차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지휘자에게 시선을 집중하면서 온 몸으로 불렀다.
 
연주 중간 약 5분간의 휴식시간이 있었다. 예상외의 정교하고 힘찬 합창을 들은 감동에 젖어서 지휘자를 찾아가 감사의 말을 드렸다. 오십대 중반을 넘긴 분 같았다. 아주 준수하고 자상한 모습의 신사였다. 내가 물은 것은 당연히 “음악을 전공하셨습니까?”였다. 정말로 지휘자로서 탁월함을 보았기 때문이었다(사실 음악을 잘 모르지만, 눈 구경으로 안 것). 그 분의 대답은 예외였다. “아닙니다. 저는 엔지니어입니다. 음악을 전공한 적도 없구요. 그런데 한 가지 음악에 친숙한 것은, 어머니가 음악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음악에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기독교 음악을 연주하시는 것을 보니 기독교인입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그 분의 대답은 “아닙니다. 그냥 좋아서하는 것입니다”라는 의외의 대답을 하였다. 그래서 “단원들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많으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고 답해주었다. 놀라운 것은 기독교 인이 아닌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들었던 합창곡들에 큰 감독을 주는 연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 분들은 일년 내내 금요일 저녁에 모여서 연습을 한다고 했다.
 
‘Let My People Go’ 를 연주할 때에 곡중 독창으로 여자 대원과 남자 대원 한 분씩 나와서 자신의 파트를 부르고 들어갔다. 여자분은 키가 작은 분이었고(소프라노), 남자분은 매우 키가 큰 분이었다(베이스). 여자 대원이 나와서 부를 때에, 나는 귀를 의심했다. 어떻게 저렇게 맑고 고우면 힘찬 음성으로 노래를 할 수 있을까! 남자 대원이 자신을 파트를 부를 때에 나는 세상에 제일 음성이 좋은 베이스의 노래를 듣고 있다고 할 만큼 웅장한 음성에 매료 되었다. 한마디로 놀라웠다!
 
모든 연주가 끝난 후,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치면서 감사를 표시했다.
곡중 독창을 한 분들을 다 뵙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지만, 여자 대원만 뵙고 잠시 대화할 수 있었다. 자기는 지휘자의 부인이라고 했다. “성악을 전공했느냐?”고 물으니 “성악가에게 발성 훈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변하면서 9월 12일 정기 연주회가 있으니 초대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입장권을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냥 필요한 만큼 주겠다고 했다. 나도 ‘감사와 찬양의 밤’을 여러번 준비해서 연주회를 했지만, 돈 안드는 행사가 어디 있는가. 그래서 연주회에 함께 참석할 사람들을 찾아서 정확한 매수를 구입하겠다고 했다. 웬디라고 자기를 소개 하면서 연락을 달라고 하면서 전화 번호를 적어주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인격적인 훈련이 아주 잘 된 분임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열심히 반주를 한 젊은 중국 청년이 옆에 서 있었기에 인사를 나누고 그 분의 능숙한 반주에 대하여 칭찬을 해주었다. 그리고 "피아노 전공을 했느나?" 고 물으니 자기는 과학자라고 하면서 버클리를 나온 후 스탠포드 대학에 근무중이라고 한다. 지희자의 말에 의하면 그분은 공학 박사라는 것이다. 그 분이 반주를 하게 된 것은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피아노를 배우도록 해 주셔서 그 실력으로 친다는 것이다.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지휘자 , 반주자, 독창자들이 다 음악을 전고하지 않은 분들이 이만큼  감동적인 연주를 할 수 었다니 연습량과 집중이 대단했으리라 생각한다. 만일 이 분들이 예수님을 믿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찬양들을 불렀다면 얼마나 더 감동적이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말로 많은 생각과 좋은 느낌을 받은 합창 연주회였다. 그 모임에 참여했던 한국 분들에게 소감을 물으니 그 분들도 나와 같은 기쁨과 감격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201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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