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휄로십 플라자 A202
여주 한 그루에서.
여주 한 그루에서.
 
도깨비 방망이 같이 생긴 ‘여주’에 대한 약효가 과장된 것쳐럼 보일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대인들이 가장 쉽게 걸리고,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할 만큼 끈질긴 병이 당료하고 한다. 한 번 당료에 걸리면, 평생 함께 살아야 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아주 심각한 합병증으로 고생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즈음TV 뉴스를 보다가 잠시 나오는 광고 약 가운데서,  당료의 치료를 위한 의약품들의 선전이 참으로 많다. 아마도 전보다 운동량이 적고, 영양가 많은 음식이나 당이 많이 포함된 다과나 음료들을 많이 접하면서 사는 현대인들의 생활 습관 때문에 걸리는 것이라고 본다.
 
나 또한 C&MA 한인총회 감독을 사임한 직후인 2004년 봄에, L.A 인근에 있는 도시에서 가진 교회 지도자들을 위한 세미나에 갔을 때에, 동부 뉴저지에 있는 주치의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혈당이 오르기 시작하니 주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료를 예방하는 방법은 어떤 것인가를 물으니, 지금보다 운동을 2배 정도 더하고, 체중을 감량하며,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라는 것이다.
 
감독으로 일하던 3년간의 식생활은 내가 계획해서 조절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한 해에 약 150여일을 미국 전역에 있는 한인 총회 소속 교회들을 순방하고, 기념식에 참석해야 했고, 교단 본부에서 가지는 각종 회의와 전 교단 교회 연례 총회 등등의 모임에 참석해야 했다. 대접하는 교회나 참석한 모임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먹다 보니 체중도 늘고, B 형 간염도 전염되었다. 감사한 것은 내가 캘리포니아로 이사와서 병원에서 내 간을 계속 검사를 하면서 약물 치료를 해야 하는가를 조사하던 중에, 4년 전에 담당 의사로부터 “B형 간염이 다 없어졌다. 아주 드믄 사례인데 축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후 매 6개월마다 간 검사를 하는데, 현재까지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의사의 당료에 대한 주의 통보를 받았을 때에, 내 체중은 150 파운드였다. 내 키에 적당한 몸 무게라고 생각했다.  의사 선생님께서 6개월간 매일 형당 수치를 적어서 가져오라고 해서 그대로 했다. 늘 먹던 밥과 열량이 나가는 음식을 절제하고, 대신 야채를 많이 먹고, 탄산 음료를 마시지 않았다. 6개월 후에 의사에게 가서 몸무게를 재니 130파운드였다. 그리고 올라가기 시작하던 당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나도 기뻤지만, 의사 선생님 매우 놀라면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 왔지만, 나같은 예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책을 쓰면 ‘베스트 셀러’가 될 것이라고 농담을 하셨다. 방법은 의사 선생님이 하라고 한대로 그냥 따라서 한 것뿐이다.
 
그 후 14년이 지나서도 아직 당료나 체중은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 날, 집 사람이 당이 오르지 않는 채소에는 여주가 좋다는 말을 하면서, 마켓에 가면 사오라고 했다. 여주에도 몇 종류가 있는 것 같은데, 도깨비 방망이 같이 생긴 여주는 중국 마켓에서만 판다. 어떤 때는 매우 신선한데, 대부분 오래 지나서 생기가 없어져서 볼품이 없어진다. 시들해진 것을 사다가 먹자니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한동안 사다 먹지 않았다.
 
여주를 날로 먹어보면, 여간 쓴 것이 아니다. 쓴 것이 약이라고는 하지만, 날것으로 먹기가 힘들어서, 늘 먹는 양파와 도마도와 한 두 가지 야채를 넣고 볶을 때에 여주를 썰어 넣어서 함께 먹었다. 열을 받으면 조금 쓴 맛이 적어진다. 지금은 습관이 되어서 여주를 넣은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몇 년 전부더는 아예 습관이 되어서 밥이나 밀가루 음식은 거의 먹지 않고 산다.
 
지난 해 초에 집 사람과 함께 한국 마켓을 갔을 때에, 여주 씨 한 봉지를 샀다. 한 열 몇개 정도 들었는데 생각보다는 비쌌다. 그래도 씨를 심어서 신선한 여주를 따먹고자 하는 마음에 한 봉지를 샀다. 지금 우리 부부는 노인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키울만한 땅이 없어서, 한 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는 딸네 집에 있는 뒤뜰 텃밭에 한 봉지를 다 심었다. 언제나 싹이 나오나 기다렸다. 씨가 두꺼워서인지 심은지 삼주 정도가 지나서 두 개의 씨에서만 싹이 나왔다. 그런데 그 둘 중에 하나는 벌레가 파먹었는지 새들이 쪼아 먹었는지 없어졌다.
 
다행히 하나의 싹이 살아서 키우는데, 바로 옆에 심은 오이 몇 그루가 왕성하게 커나가니 힘을 잃고 잘 크지 않는 것이었다. 뽑아 버리기는 그렇고 해서 그냥 놔 두었다가, 오이가 열리기를 마친 7월 말 경에 오이덩쿨을 다 뽑아내고 옆에서 어렵게 자라던 여주 한 그루만 남기고, 나는 거름을 주고, 집사람은 쌀 씻은 물을 정성드려 주었다.
 
어느 사인엔가 이 여주 한 그루가 힘을 얻어서 자라는데, 정말 하루가 다르게 뻣어나가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8월 하순경부터 여주 열매를 맺기 시작해서 10월 말 경 까지 열매를 주렁주렁 맺었다.
 
약 2달 반만에 놀랍게도 200개를 넘게 땄다. 한 그루 여주에서 200여개라니! 놀랍기 그지없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여주에 대하여 찾아 보니 당뇨의 직접적 치료제는 아니지만, 도움을 주는 보조 약재라고 안내가 되어 있었다. 조금 더 읽어 보니 여주의 잎도 약효가 있고, 뿌리도 좋기 때문에 차를 끓여 먹도도 좋다는 기사가 있었다. 그리고 여주는 11월 까지 키울 수 있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11월에도 여주 꽃이 많이 피었고, 또 열매도 열렸다. 그런데 문제는 비가오고 날씨가 추워지니 여주 열매가 크지를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기 전에 싱싱한 잎이라도 사용하기 위하여 몇 일 전에 뿌리는 뽑아서 치를 끓여 마셨다. 잎들이 얼마나 무성하던지 정리하니 큰 박스에 하나 가득찼다. 집사람이 그것으로 김치도 담그고, 한 겨울에 먹기 위하여 삶아서 냉장고에 보관하느라고 수고를 많이 했다.
 
예수님의 밀 알 하나의 비유의 말씀처럼, 한 알의 밀 알이 땅에 떨어져 썩으면 그 열매가 30배 60배 100배가 된다고 하신 말씀이 기억났다.
여주 씨 하나에서 200배 이상의 열매를 얻은 것이다. 아니다! 수를 알 수 없이 많은 열매를 얻었다. 집 사람이 제일 잘 된 여주를 빨갛게 되도록 남겨 놓아서 씨를 받으니 그 안에서 수 십개가 나왔다. 그러니 200여개의 여주 안에 있는 씨를 다 모으면 얼마나 많을까?
 
한 가지 더 놀라운 것은, 뿌리를 뽑고 줄기에서 잎을 따는 가운데, 날씨 관계로 자라나지 못한 채 멈추어버린 여주가 100개 이상이 되는 것이었다!
날씨가 좋았던지, 아니면 온실에서 키웠으면 여주 한 그루에서 300여개 이상을 얻었을 것이다. 놀랍다! 감사하다!
 
 
(주후 2016년 11월 30일)


Number Title Reference
59 왕성하게 자라나는 선인장을 보며
58 비가 오든지, 안 오든지
57 120년만에 많음 비가 북가주의 마른 땅을 흠뻑적시고 넘침
56 불꺼진 창 어느 할아버지의 아파트의 창을 보면서
55 특이한 도토리 나무 한 구루
54 여주 한 그루에서.
53 “장하다! 잘했다!” (초인종 의인 안치범씨)
52 우리도 부산사람.... '차바' 태풍이 휩쓰고 간 백사장에세
51 방송국 아나운서들 외모를 중요시 하는 고국의 문화
50 미스터 존 제롬(2) 섬기는 사람의 의 표상이 될만한 사람.
49 미스터 존 제롬(1) 참으로 좋은 공무원의 모습
48 리우 올림픽(4) / 문신 올림픽 경기를 참관하고서.
Page: (3/7), Total: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