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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부산사람....
'차바' 태풍이 휩쓰고 간 백사장에세
“우리도 부산 사람이고, 이 동네 사람이예요”
 
요즈음 고국의 신문을 보거나 TV 를 보면 심히 걱정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의 한 반도 상황이 매우 위태로운 지경이다. 미국의 핵 우산 방어에 의존해야 하는 남한으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입장에 처하여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고 한다. 그렇다고 우리 나라가 핵확산 금지조약을 탈퇴해서 독자적으로 핵을 개발하는 것이 용이한 일이 아니고, 우리가 핵 무기를 가지기 까지는 수 년이 걸리니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너무나도 잘 싸우는 국회, 국가의 미래와 국민을 복지 증진에는 거리가 먼 것 같은 국회의원의 작태는 어제 오늘이 아닌 골수에 젓은지 오래 된 관행이 되었다. 신문을 보니 어떤 사람은 우리의 현실이 임진왜난 직전이아 나라를 잃은 구 한만의 정세와 너무나 비슷하다고 진단하면서, 대한민국의 국운이 다한 것 아니냐는 글까지 나오는 지경이 되었다.

 또한, 경주가 진원지인 5.8도의 지진으로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어서, 나라에서 재난지역으로 선포해서 몇 일 복구 작업을 하는 중에, 지난 10월 초에 한 반도 남부 지방을 강타한 태풍 ‘차바’로 인하여 또 다시 경남 지방에 큰 피해를 입혔다. 그칠 줄 모르는 장대 비로 인하여 울산 도심은 물 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의례 관공서의 책임론이 먼저 고개를 든다. 이런 불평과 질책이 있을 법 하지만, 천재 지변일 경우에는 인간의 노력까ㅈ도 속수 무책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태풍이 할퀴고 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의 해변가는 쓰레기 천지가 되어 볼상 사나운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해수욕장 모랫벌에서 갈퀴와 손으로 쓰레기를 치우는 외국인 세 모녀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은 어떤 사람이 그 광경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그 사진은 날개가 달린듯 많은 사람이 보게 되었고, “아! 저런 것이 바로 시민 정신이구나”하며 감탄을 자아냈다고 한다. 그 광경을 보고 한국 사람들도 힘을 모아 함께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고 저녁 7시가 되어 어두움이 드리울 때에 헤어졌다고 한다.
 
 그 세 모녀가 누구인지, 어디 사는지를 모른 채 미담으로 전해져온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신문 기자가 결국 그 분들을 찾아냈다. 어머니 되는 분은 부산 국제 외국인학교 교사인 루퍼트(38)씨와 딸 피오나(11), 스텔라(5) 였다. 세 모녀늘 광안리 해변가로 나갔다가 백사장을 가득 메운 쓰레기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큰 딸 피오나가 어머니에게 “함께 청소하자”고 제안해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해변헤서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자기네 아파트로 돌아가 장화와 고무장갑을 챙겨나와서, 집 근처 철물점에 들러 청소용 갈퀴 4개를 사서 해변으로 향했다고 한다. 그들을 만난 기자가 “셋이서 왜 4개를 삿느냐?”고 묻자 루퍼트씨는 “해변에 나온 사람들과 같이 치울 생각이었다. 10개쯤 사고 싶었는데 돈이 모자랐다.”고 하면서 웃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시작한 해변 청소를 하기 시작한 후에는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해서 7시까지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하였다.
 
토네도와 폭설이 잦은 위스콘신주 출신인 루퍼트씨는 재해 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집 주변을 청소하는 일이 너무나도 자연스럽다고 했고, 맏딸 피오나도 “학교에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배웠다.””이 엄청난 쓰레기들이 바다로 도로 들어가면 환경이 오명될 것이 분명해서 치워야 한다고 생각했다.”“우리도 부산 사람이고 이동네 사람이예요. 청소하는 건 당연하죠.”고 대답한 피오나는 5살 때부터 한국에 살았다고 한다. 한 세 시간 정도 쓰레기를 치운 루퍼트 씨가 자녀들이 배곺을까 봐 집에 가자고 하니까 자녀들이 “10분만 더”를 외치며 쓰레기를 치우다 보니 저녁 7시가 되었다고 한다. 참으로 마음 훈훈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누군가 말하기를“네가 세상에 낳았을 때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살았다면 보람된 인생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바로 이 세 모녀야 말로 좀 더 낳은 세상을 꾸러가기 위한 의미 있는 마음의 소유자들이요, 실천자들이었음에 감사한다.
 
그런데, 지난 13일 밤에는 같은 경남 지방에서 일어난 참사에 자신의 몸을 던져 4명의 생명을 살린 한 청년의 아름다운 기사가 내 눈길을 사로 잡았다. 그 날 밤에 그는 어머님의 생신(15일)과 아버지 환갑을 맞아 직장인 강원도 묵호에서 고향인 창원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경부 고속 도로를 가고 있었다. 그런에 약 70m 앞 지점에서 ‘쾅’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차선 분리대를 들이받은 버스는 이미 불길에 휩싸여 있었고, 사고 버스에서 기름이 흘러나오면서 도로에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고 한다. 자칫 버스가 폭발할 수 있어 현장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쉽사리 승객 구조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현섭(30)씨는 곧바로 1차도로에 자기의 차를 세우고 사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불길이 너무 커서 무서웠지만,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구조하겠다는 생각에 달려들었다.”고 한다. 소씨는 즉각119 구조대에 전화를 걸어서 구조를 요청하고 나서는 버스에 남은 승객을 구조하기 위해 유리창을 깨던 시민들을 도왔다고 한다. 이 구조 활동으로 일부 승객은 버스에서 탈출하였지만, 다들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소씨는 사고로 고속도로가 막혀 구급차가 늦게 도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번뜩 들자, 급히 자기 차량에 출혈 등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부상자 4명을 태워 병원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울산의 지리를 모르는 그는 급히119에 전화를 걸어서 병원의 위치를 파악해, 울산의 한 병원으로 환자들을 옮겼고, 병원에 도착한 그는 자신의 직업만 밝힌 채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소씨의 신속한 활동 덕분에, 소씨의 차량으로 병원을 간 부상자 4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한다. 정말로 다행한 일이요, 생명을 던진 용기에 박수를 힘껏 보낸다. 신문 기자가 그를 찾아내어 그의 용기와 선행을 칭찬하자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행동했을 것입니다. 더 많은 승객을 대피시키지 못한 것이 아직도 아쉽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선행의 주인공에 대하여 신문 기사는 불길 속 부상자 4명 살림 ‘관광버스 의인’이라는 제목을 달아서 기사를 써내려갔다. 그런데 이 분은, 강원도 동해시 묵호 고등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치는 교사라고 한다. 윤리를 가르쳐도, 윤리를 실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생명을 내놓고 해야 할 일이라면 말이다. 내 상상으로는 그의 자가용의 의자와 바닥과 할 것 없이 차 안이 온통 피로 법벅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피비릿내가 코를 찌르고 피투성이가 된 옷으로 고향집 문을 들어섰을 지라도, 정말로 자랑스런 대한의 아들이 아닌가. 다음 세대에 가치를 심어 줄 스승이 아닌가!
 
“우리도 부산 사람이고 동네 사람이예요. 청소를 하는 것은 당연하죠.”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행동했을 것입니다. 더 많은 승객을 대피시키지 못한 것이 아직도 아쉽다.”고 말한 분들이 내게 준 삶의 모범, 선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와 사랑을을 나도 실천하면서 살아야 하겠다고 다짐을 해 본다.
 
 
 (2016년 10월 15일)
Number Title Reference
59 왕성하게 자라나는 선인장을 보며
58 비가 오든지, 안 오든지
57 120년만에 많음 비가 북가주의 마른 땅을 흠뻑적시고 넘침
56 불꺼진 창 어느 할아버지의 아파트의 창을 보면서
55 특이한 도토리 나무 한 구루
54 여주 한 그루에서.
53 “장하다! 잘했다!” (초인종 의인 안치범씨)
52 우리도 부산사람.... '차바' 태풍이 휩쓰고 간 백사장에세
51 방송국 아나운서들 외모를 중요시 하는 고국의 문화
50 미스터 존 제롬(2) 섬기는 사람의 의 표상이 될만한 사람.
49 미스터 존 제롬(1) 참으로 좋은 공무원의 모습
48 리우 올림픽(4) / 문신 올림픽 경기를 참관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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