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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진 자의 심정으로 (2002년 5월 19일)
로마서 1장 14절
미국같이 신용을 바탕으로 한 사회에서도 금융 전문가들의 비양심적인 활동으로 인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메릴린치 사를 비롯한 10개 회사에 대한 의회청문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뉴욕 바이스 펙 앤 그리어의 채권 팀장인 조지 보이드 3세는 “월 가의 신용 붕괴는 금융 시스템의 마비로 이어져 회복기에 접어든 미국 경제를 뒤흔들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재정 상담자들이 공공적 책임보다 자신과 회사의 이익만을 챙길 때 그것의 여파가 얼마나 큰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각종 비리와 게이트로 얼룩진 세상에서는 있을 것 같지 않은 감동어린 일들이 있습니다.
산불을 낸 남편이 갚아줄 것을 유언으로 남긴 벌금 130만원을 식당 일을 하면서 20년 만에 변상한 용간난 할머니가 있습니다.
1960년 당시 시장에서 외제 물건을 팔던 장 일감 할아버지는 이웃 여 상인에게 빌린 23만환(화폐 개혁 후 2만 3천원)을 42년 만에 그 아들에게 500만원으로 갚았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2년 전 병으로 사경을 헤맬 때 가족들에게 빚을 갚아달라는 유언까지 했다가 몸이 회복되자 자신이 실행에 옮겼습니다.
제가 아는 한 여 성도님이 영국을 다녀 오신 후 상기된 얼굴로 전해준 감동어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성도님의 친구는 런던에서 선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 점포에 종업원으로 있었던 분이 주인을 찾아와서 자신이 근무하면서 훔쳐갔던 물건이 많은데 용서를 빌고, 그 값을 변상하기 위해서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예수님을 믿은 후에 도둑질한 죄를 깊이 뉘우치고, 회개의 열매를 맺기 위하여 왔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저와 함께 들은 성도들마다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130만원을 갚은 할머니, 500만원을 갚은 한 할아버지 그리고 훔쳐간 물건 값을 가져온 그 어떤 분이 낸 금액 때문에 우리들이 흐뭇해 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인간으로서 국가나 개인에게 진 피해를 보상하고, 신앙인으로서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자기의 마땅한 책임을 완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상의 분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것은 분열된 자아의 아픔이었을 것입니다. 남편의 빚을 갚아야 하는 아픔, 거짓말쟁이로 일생을 끝내야 하는 부담감, 남의 것을 훔친 양심의 가책으로 인생의 짐을 무겁게 지고 살 수 밖에 없었던 분들입니다.
영어의 어원으로 볼 때 책임은 응답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Responsibility 는 Response 와 ability 합성어라고 합니다. 책임이란 상황이나 사람들에 대하여 핑계대지 않고, 스스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수행해 나가는 내적 능력입니다. 책임적인 존재가 된다는 것은 분열된 자아가 정리되고 통합된 외적 증거입니다. 양심의 소리를, 이웃 사랑을, 자신의 삶의 의미를 재 구성한 바람직한 결과입니다.

하나님의 부름 받은 일군들인 우리들도 다른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기를 소원합니다. 이 일은 어떤 큰일을 해서가 아니라 작은 일일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빚 진자의 심정을 가진 책임적인 존재가 될 때일 것입니다. 어떻게 사도 바울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감동을 준 생애를 살았을까요? 그는 로마서 1장 14절 에서 “헬라인이나 야만인이나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 고 기록하고있습니다. 자기를 구원하시고 부탁하신 복음을 전하되 빚진 자의 심정으로 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Number Title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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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911 테러 1 주년 (2002년 9월 25일) 요한복음 14:6
21 밝은 세상 만들기 (2002년 8월 20일) 마태복음 5:14-16,
20 잊어서는 안될 이름 (2002년 7월 20일) 누가복음 2:41-46,사도행전 3:6,16
18 빚진 자의 심정으로 (2002년 5월 19일) 로마서 1장 14절
17 한 알의 밀알 (2002년 4월 19일) 요한 11:25,26
16 이해와 계산의 여과장치 없이 (2002년 3월 30일) 로마서 5장 8절
15 정직과 성실의 중요성 (2002년 2월 20일) 빌립보서 3장 17절
14 올바른 인간관계를 위하여 (2002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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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가을에 드리는 감사 (2001년 11월 26일)
11 “힘을 합쳐 싸워달라” (2001년 10월 23일) 여호수아 17:18,빌립보서 1:27하-28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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