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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계산의 여과장치 없이 (2002년 3월 30일)
로마서 5장 8절
이태리 피사의 사탑은 1174년 착공해서 3층까지 지었을 때 지반의 침하로 탑이 기울면서 중단 되었다가 지금의 모습으로 완공된 것은 14세기 후반입니다. 이 탑이 삐딱하게 기울었어도 용케 쓰러지지 않는 이유는 과학을 총동원해도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10년전 이태리의 과학자인 조반니 가리볼리는 “피사의 사탑은 신의 뜻으로 기울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과학자로서 하고 싶은 말은 아닐지라도 지구 종말에 대한 암시라는 주장일 것입니다.

911 테러 이후에 지구 종말의 시계가 2분 앞당겨 졌습니다. 과학자들의 측정으로는 지금이 자정에서 7분 모자라는 밤 11시 53분입니다. 이 시계는 핵의 위험을 경고 하기 위하여 1947년 미국 핵 과학자 협회가 만든 이 시계는 시카고 대학 핵 과학자 협회보 사무실에 있습니다. 이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면 핵 전쟁으로 인류가 파멸한다는 것입니다. 1953년에는 자정 2분 전까지 가기도 해서 인류를 공포에 몰아 넣기도 했습니다. 인류의 종말의 위험이 핵전쟁만이 겠습니까? 환경 학자들은 ‘물 없는 지구’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생태계는 하루에 100여종이 멸종하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환경 재앙에 대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알 고어는 “문명이 문명을 파괴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삶의 의미를 묻게 됩니다. 9.11 테러로 미국 뉴욕의 쌍둥이 무역 쎈타가 무너져 내릴 때 재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죽을 힘을 다해 달려 나와 생명을 건진 40대 남성이 정신을 차려 보니 모르는 사람들이 물을 먹여주며 자신을 돌보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 작은 친절의 행위에 “신비로운 힘이 있었다”고 술회했습니다. 죽음에서 빠져 나온 한 생명을 돕고싶은 마음과 도움을 받는 마음이 이해와 계산의 여과 장치가 없이 완전히 열려서 만나질 때 이런 신비한 힘이 생겨난 것일 것입니다.

9.11테러 사건이 났을 때 납치된 비행기에서 죽음을 코 앞에 둔 승객들이 가족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서 한 마지막 말은 “무섭다” “살려 달라”가 아니라 “I Love You!”였다고 합니다. 여류 소설가인 공 지영 씨는 이 “사랑한다”는 말이 “인간은 단지 폭력에 희생되는 가련한 존재임을 부정하는 것이고, 쇳덩어리와 함께 부서져 내리는 존재 이상임을 증명해 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대는 자기 중심적이고 탐욕적이며 공격적인 시대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열린 마음, 사랑과 이해로 이웃을 받아들이고 품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수 없이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런 사랑은 인간이 창조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잘 아는 로마서 5장 8절 에는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이해와 계산이 앞서지 않는 아가페의 사랑입니다. 우리들은 이런 사랑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암울하던 삶에 새 희망이 샘솟고 환성이 터졌습니다. 우리들은 이 놀라운 사랑을 전하는 대사로 임명 되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갈릴리 호수 가에서 베드로에게 세 번이나 물으셨습니다. 이 질문은 베드로가 양을 먹이고 돌보는데 꼭 마음에 새겨두어야 할 말씀이었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진정한 사랑에는 조건이 없는 것과 같이 주님을 사랑해서 하는 사역에도 조건이 없을 것입니다. 주님의 재림이 점차 가까워옴을 기다리면서 맞는 이 부활절에 우리들의 사역을 통하여 주님과 이웃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의 파장이 넓게 번져 나가기를 원합니다.
Number Title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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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911 테러 1 주년 (2002년 9월 25일) 요한복음 14:6
21 밝은 세상 만들기 (2002년 8월 20일) 마태복음 5:14-16,
20 잊어서는 안될 이름 (2002년 7월 20일) 누가복음 2:41-46,사도행전 3:6,16
18 빚진 자의 심정으로 (2002년 5월 19일) 로마서 1장 14절
17 한 알의 밀알 (2002년 4월 19일) 요한 11:25,26
16 이해와 계산의 여과장치 없이 (2002년 3월 30일) 로마서 5장 8절
15 정직과 성실의 중요성 (2002년 2월 20일) 빌립보서 3장 17절
14 올바른 인간관계를 위하여 (2002년 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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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가을에 드리는 감사 (2001년 11월 26일)
11 “힘을 합쳐 싸워달라” (2001년 10월 23일) 여호수아 17:18,빌립보서 1:27하-28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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