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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12 박스
난데 없이 아파트 문 앞에 싸인 시리얼 박스들
시리얼 12 박스
 
우리 부부가 약 7년 전부터 노인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브라운 백을 매 주 1회씩 5년 정도를 받았다. 약 2년 전부터는 2주에 한 번으로 줄었다.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늘어서이거나, 물품 생산자들이 기부하는 양이 줄어서일 것이다. 지난 수요일(15일)은 매 월 2회씩 내가 사는 노인 아파트에서 브라운 백을 받는 날이다. 노인들과 저 소득층을 돕기 위하여, Second Harvest라는 단체에서 야채, 과일, 빵 종류와 시리얼을 비롯한 파스타나 오트밀 등을 브라운 백에 담어서 나누어 준다.
 
2주에 한 번을 받아도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도마도와 양파를 많이 주는 날에는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내가 남자 노인에게 많이 오는 전립선 질병이나 당뇨를 예방하기 위하여 하루에 두끼 정도를 도마도와 양파를 볶아서 주식으로 먹기 때문이다. 별 맞은 없지만 벌써 13년 정도를 이렇게 먹고 살고 있다. 나 자신도 내가 어떻게 이런 식단을 주식으로 하여, 오늘까지 왔다는 것이 놀랍다. 단백질 섭취를 위하여 1주일에 한 두번 정도는 닭고기를 먹는다. 브라운 백에 닭고기와 계란이 나올 때가 있는데 한꺼번에 집사람과 내가 다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두어 번 정도에 나누어 먹는다. 가끔 우리 두 식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양의 물품이 나오면 동료 목사님들과 나누어 왔다.
 
예전과 같이 오전 9시 20분 경에 아파트 사무실 앞에 있는 친교실에서 나누어 주는 브라운 백을 가지러 갔다. 그런데 그 날은 예전과는 다른 물건을 많이 주었다. 야채나 과일 또는 닭고기 등아닌 중형 오트밀 박스 두 개와 파스타 3박스, 그리고 대형 시리얼 박스 두 개를 주는 것이었다. 좀 색다른 것들을 한꺼번에 많이 준 날이었다. 내가 끌고 간 카-트에 싯고 나오는데, 물건을 나누어 주는 나와 같은 동에사는 중국 할아버지가 빙그레 웃으면서 시리얼 한 박스를 더 언저주었다. 내가 갔을 때 모든 수혜자들이 거의 다 가지고 갔는데, 아직도 시리얼 박스가 많이 남아 있었다. 나눌 수 있는 정량보다 많이 온 것 같았다.
 
보통 때면, 시리얼 한 박스 정도 이상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사양했을 것이다. 집사람이 지급된 시리얼을 맛있게 먹지만 나는 당분이 많아서 먹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나오는 시리얼은 당분이 상당량 가미된 것임을 영양가 표를 보면 알수 있다. 그런데 이 번은 ‘100% Whole Wheat’으로 만든 무설탕 “Original Shredded Wheat Cereal’이라는 낫 익은 문구가 큼지막하게 박스 겉에 쓰여 있었다.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교단을 섬기는 사역을 뒤로 하고, 뉴 저지에 있는 교단 소속 교회의 협동목사로 일하던 때에(2004년) L.A 지역 가서,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었다. 점심 시간에 동부에 있는 나의 가정 주치의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름이 아니라 내가 L.A로 떠나기 전에 건강 검진을 위하여 채혈된 것의 결과가 나왔는데, 당료를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의 전화였다. 내게는 오지 않을 것 처럼 살아온 나였기에, 긴장이 되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는가를 물으니, 운동은 지금보다 두 배로 하고, 음식물은 쌀밥을 아여 줄여 먹고, 단 음식이나 다과나 단 과일을 피하라는 것이었다.
 
내가 늘 말하듯 “하나님 다음으로 강한 힘을 가진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 즉시 지시에 따라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세미나를 끝내고 집으로 왔다. 생각해 보니 내가 당료에 대하여 신경을 쓰게 된 것의 근원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태어난 첫 외손녀를 돌보기 위하여 우리 부부가 사위네 집으로 들어가면서, 급격한 식단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아주 곡물을 먹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아서, 통밀을 빻아서 만든 시리얼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때에는 지금보다 매우 단 시리얼이 널리 유통되던 터이라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무설탕 시리얼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몇 그램 정도는 다 들어 있다.  그런데 드디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씨리얼을 만나서 당료 예방을 위한 식단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시리얼과 양파와 도마도를 6달 정도를 주식으로 한 후에 다시 혈액 검사를 하니 혈당이 정상이 되었다. 몸 무게는 무려 20파운드 이상이 빠졌다. 의사 선생님이 매우 놀라시면서 책을 써도 좋겠다는 것이었다.
 
브라운 백을 아파트로 가지고 오니, 집사람이 잘 정리했다.
그 후에 집사람이 잠시 쓰레기를 버리러 문을 열고 나가면서, “문 옆에 시리얼 박스가 많이 쌓였네요!”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나도 신기해서 문을 열고서 집사람이
보여 주는 박스들을 보았다. 8 박스가 싸여 있고 몇 박스의 오트밀과 파스타 박스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도대체 누가 우리 아파트에 가져다 놓았을까? 하여튼 내가 좋아하는 시리얼인지라 집사람과 함께 내 아파트 안으로 옮겼다. 너무나 이상하다는 말을 한 뒤에, 아침 운동을 나가는 집사람이 “여보, 여기 또 누가 놓고 갔어요!”하여 나가 보니 또 4박스의 시리얼과 파스타와 오트밀 몇 박스가 싸여 있었다.
 
추측컨데, 내가 당분이 들어간 것을 안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집사람을 통하여 들은 분들이 무설탕 시리얼이라 내게 가져 오셨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대부분 한국 어르신들을 꼭 문을 두두리시고 집사람에게 말씀을 하시고 가시는 것이 상례였다. 아니면 나와 같은 2층에 사는 주민들(중국 인, 러시아 인)이 시리얼을 즐겨 먹지 않기 때문에 삐쩍 마른 내가 먹고 살이찌고 건강해 보이기를 원해서 가져와서 쌓아 놓았는지도 모른다.
 
이곳 주민들은 브라운 백을 받은 후에 자기가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아파트 입구 로비나 쓰레기 통 문 옆에 있는 창문 앞에 놓고 간다. 여하튼 시리얼 12통을 받고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늘에서 만나가 내린 것을 거두러 가는 것 같은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
 
먹을 수 있는 만기일도 내년 5월로 인쇄 되어 있었다. 사실 내가 하루에 우유에 넣고 먹는 양이라야 15 덩어리 정도이니(가로 2센티, 세로 1.5센티 정도 되는 과자 같이 생겼음) 내게는 그렇게 많은 양의 시리얼이 필요가 없다. 아는 목사님들과 나누고자 하는데, 좀 뻑뻑한 무설탕 시리얼을 좋아하시는 분이 있었으면 좋겠다.
 
 
(201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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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약 삼천여 장의 원고를 정리하면서.
70 두 주일 동안이나.....
69 시리얼 12 박스 난데 없이 아파트 문 앞에 싸인 시리얼 박스들
68 '손에 손을 맞잡고' 캠페인 태풍 '하비' 피해 지역을 돕는 손길들에 대하여
67 신기록들
66 성령 강림 주일에
65 헛 수고
64 누룽지 잔치 노인 아파트에서 누룽지를 나누는 기쁨
63 10001 유 튜브 방문자들.
62 140여송이의 선인장 꽃
61 임종 체험 날마다 죽는 연습하기
60 괜챦아요! 집사람이 아파트 주위를 걷다가 넘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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