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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들
진기한 신기록들
 
지난 6월 18일(주일) 예전에 없던 더위가 산호세 하늘을 덮었다. 화씨 104도라고 하니 덥긴 무던히 더운 날씨였다. TV 방송을 보니 1945년 이래 최고의 기록을 세운 날이라고 한다. 미국 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더위로 고생하는 지역이 여러 군데인 것 같다. 우리들은 사람인지라, 더우면 덥다고, 추우면 춥다고, 비가 안 오면 안 온다고,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불평불만이 대단하다. 오늘도 덥다고는 하지만, 지난 주일만큼 덥지는 않다.
 
요즈음, 매일 새벽에 우리 부부가 걸으면서 매우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자주 이야기 하는 것이 있다. 다름이 아니라 금년에 우리가 걷는 길이나 집에 심겨져 있는 도토리 나무, 호두나무, 자두나무, 사과 나무 그리고 이름을 알지 못하는 호두 알만한 노란 열매를 맺는 나무에 거의 열매가 달리지 않았다. 내 추측으로는 지난 해에 비가 많이와서 풍작을 이룰 것으로 상상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정 반대가 아닌가. 일반적으로 비가 많이 와서 가뭄에 움추렸던 나무가 힘을 받아서 잎이 풍성하게 자라고, 가지가 겁없이 뻤어나가고 꽃이 만발하면 풍작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정말로 금년에 도토리 나무마다 꽃이 피고, 모든 과목에 꽃이 만발했었다. 그러나 걸으면서 도토리 나무를 관찰해 보면, 가지마다 겨우 몇 개 정도 달린 것이 고작이다. 딸네 집의 사과나무는 가뭄이 들었을 때에도, 30여 개씩 먹음직한 사과를 땄는데, 금년에는 한 다섯개 정도, 그것도 알이 아주 작게 열려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나무에 대하여 잘 모르는 나로서, 그 이유에 대하여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다. 그 하나는 금년 봄에 꽃이 만발해 있을 대에 비가 왔다. 하기야 6월에도 비가 내렸으니 봄에는 일기도 차고, 비도 간간히 와서 꽃에 벌이 오지 못하거나, 바람으로 수정되는 나무들도 비로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한다. 또 한 가지 생각이 드는 것은 날씨가 가물 때에 오히려 식물까지도 자기의 종을 보존하고 번성하는 것이 위축되지 않도록 온갖 양분을 다 동원하여 열매를 많이 남기는 것이 아닐까 한다. 수목들이 금년에는 열매가 아니라 열매를 많이 매달 수 있는 튼튼한 가지를 만들고, 키우는 해로 작정을 한 것 같다.
 
북 가주에는 수 년동안 가뭄이 있었다. 그래서 지난 해는 정원용 물의 급수를 강력히 제한했었다. 그래서 사위네 집의 모든 잔디 밭이 노랗게 타 죽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거의 다 죽어가는 풀포기들에서 열매를 단 줄기들이 나와서 많은 열매를 맺어놓고 죽어갔다. 식물도 자기의 종이 멸종되기를 원하지 않는 것같았다. 환경이 열악해질수록 열매를 남기기를 힘쓰는 것이 신기하다. 우리 부부가 현재  사는 노인 아파트로 이사 왔을 때에 이미 가뭄이 시작 된지 한두 해 자났을 때였는데, 도토리며, 자두며, 호두가 땅에 떨어져 굴러다녔고, 다람쥐들이 먹고 버린 젓으로 인도가 지져분해질 정도였다. 지금 쯤에는 무루익은 무공해 자두가 땅에 떨어져 뒹굴터인데 아직도 못보고 있다.
 
집사람은 텃밭을 가꾸는데 정성이 대단하다. 매주 한 두 번씩 딸네 집에 가면, 딸네가 만들어 준 뒷뜰의 텃밭에 심은 호박, 오이, 상추, 도마도 그리고 여주 등이 자라는 것을 신기해 하며 시간을 드려 가꾸고 물을 준다.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OHS에서 모종을 사다가 좋은 흙을 뿌리고 정성껏 심었다. 때를 따라 자동으로 물이 나오는 장치가 되어 있고, 너무 날씨가 더우면 우리 부부가 가서 물을 듬뿍 더 주었다. 그러나 지난 해 이맘 때에는 도마도만 마켓 봉투에 하나 가득이 따 왔는데, 금년에는 지금까지 겨우 네 개를 땄다. 예년 만큼 많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다람쥐나 새들이 먹을 것이 귀해서인지 예년에 안 하던 일을 벌리고 있다. 그런대로 큼지막하게 커서 기대하고 있던 것들이 다음 번에 가서 보면 여지없이 무엇인가 갉가 먹고, 쪼아먹어서 못쓰게 되어 있다. 이런 것들을 보는 집사람의 표정이 좋을리가 없다. 그러나 우리 부부가 생각을 고쳐먹었다. 동물들이 나누어 먹자고 하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
 
북 가주에 사는 사람들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농구 팀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2015년에 최종 우승팀이 되었는데, 무려 사십 년 만에 거머쥔 우승 컵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2016년에는 전 시즌에 73께임을 이겼는데 이것은 미국 프로 농구의 신기록이라고 한다. 애석하게도 최종 결승전에서 일곱 게임 중에 삼승 사패로 고배의 쓴 잔을 마셨다. 그러나 금년도에는 지난 해에 우승컵을 내 주었던 크리브란드 팀과 또 경승에서 만났는데, 보기 좋게 4승 1패로 상대 팀을 우승 겁에서 따돌렸다. 승리의 비결은 탁월한 개인기, 그리고 팀웍과 일체감과 신뢰가 바탕이 된 철저한 단결, 그리고 탁월한 감독의 지도와 작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티븐 커리라는 선수의 키는 184 CM 정도라고 하는데, 꽤나 큰 키이지만, 다른 선수들과 시합을 할 때에 비교를 해보면, 다른 선수들이 워낙 커서인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선수이다. 그의 현란한 개인기는 가히 독보적이다. 어떤 경기에서는 한 게임에 13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켜서 신기록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의 탁월한 개인기와 저돌성 그리고 팀웍을 만들어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미국을 동과 서로 나누어서 각각 여덟 팀이 남아서 예선전을 치루어 동서 각가 한 팀만이 남아 최종 결승전을 갖는다. 일곱 번 싸워서 4승을 하는 편이 이기는 것이다. 그런데 워리어스 팀은 예선전을 치룬 세 팀을 모두 첫 번부터 네 번째 까지 연승을 했다. 그러니까, 연속 12승을 한 것이다. 최종 결승팀과는 먼저 세 경기를 이겨서 15승을 했다. 그러나 상대편의 홈 경기장으로 가서 할 때에 한 번을 졌고, 다시 위리어스의 홈 경기장에 와서는 이겼다. 그러니 최종 결승전에서 4승 1 패로 침피온이 된 것이다. 미국 프로 농구에서4 팀과 경기를 해서 16승1패로 우승한 팀은 유일하게 워리어스 팀이라고 신문마다 대서 특필을 했다. 앞으로 이 기록을 깨는 팀은 없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신기록에 대하여 쓸 자료들이 요즈음 많이나오고 있어서 두어가지를 더 쎠야 하겠다.
남가주에는 놀이 공원으로 잘 알려진 ‘디즈니 랜드’가 있다. 한 60정도가 되어 보이는 남자인데, 2,000일(약 5년 반)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입장하여 신기록을 세웠다고TV 방송에 나왔다.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그 분의 대답은 “직장에 다녀와서 걷기 운동도 할겸, 재미도 있어서 매일 왔다.”는 것이다. 즉 건강도 건강이려니와 재미가 있어서 이런 저런 놀이를 즐기러 온 것이다. 결코 기록 보유자가 되고자 한 것이 아닌데, 디즈니 랜드에 입력된 관람객의 조사에서 나온 것 같다.
 
‘Forever Young’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거기에 출연한 분들은 나이가 많은 분들인데, 그러나 지금도 젊은이 못지 안는 노익장을 과시하시는 분들이시다. 존경심이 우러나올 정도로 삶을 건강하고 보람있게 가꾸어 사신 분들이 출연한다. 대부분이 평범한 분들이다. 한 할머니는 젊은 시절에 서커스단에 계셨던 분이라고 하신다. 나이가 현재 83세라고 하신 것 같다. 이제는 근육도 미모도 없으신 그냥 할머님이시다. 그런데 쇠 파이프로 만든 높이 85 피트나 되어 끝이 까마득하게 높은 장대를 기어 올라 묘기를 부리신다는 것이다. 강당에 모여 있던 방청객이나 사회를 진행하는 분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그 할머니의 묘기를 보려면 장대를 세워야 하는데, 그 높은 장대를 강당에 세울 수 없기 때문에 강당 밖에 큰 마당에 크레인을 동원하여 장대를 세우고 직접 보게 되었다. 관객과 사회자가 밖으로 나가서 염려과 걱정이 되어서 어쩔줄 모르는 표정으로 장대를 기어오르기 시작하는 할머니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장대 밑에는 만일의 사태를 위해서 구급차와 다를 장비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아무런 생명보존을 위한 안정 장치 없이 계속 철봉으로 만든 발디딤을 딛고 올라 가시는 것이었다.중간 쯤 올라가셔서는 밑에서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하시면서 여유 있게 끝까지 올라 가셨다. 그것도 대단한 일인데, 그 위에 올라가셔서 한 손으로 끈을 잡으시고 빙빙 돌기도 하시고. 장대 끝에서 이리 저리 몸을 움직이시니까 높은 장대 상단부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가운데 이런 저런 묘기를 즐기고 계시는 것이다. 밑에 있는 관객들의 표정은 걱정에 얼굴 색이 변한 것 같았다. 가장 놀라운 것은 할며니께서 마지막으로 장대 위에서 물구나무를 서시는 것이 아닌가? 숨죽여 보던 관객들은 물론 나 자신도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나는 그 연령의 여자 할머님이 하신 일이 긴네스 북에 등재 되었는지 아닌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긴네스 북에 기록되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할며님이 그렇게 높은 봉을 기어 올라 묘기를 부리실 수 있는 것은, 젊은 시절의 하나의 직업으로 할 수 없이 하신 것이 아니라 매우 즐겁게 하셨으리라 생각한다. 그 증손자가 7이나 있다고 하시는데, 중지함 없이 건강과 재미를 위해서 계속 연습을 하셨으리라고 생각하여 마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 본 마지막 기적같은 뉴스는 7월 4일 독립 기념일에도 북가주의 높은 산에 있는 스키장이 개장을 한다는 것이다.한 여름에 북가주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TV영상으로 요즈음 스키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방영해 주었다. 미국에 이민 온 이후 처음 듣는 소식과 처음 보는 영상이다.
해설자가 말하기를 예년에 비하여 두 배 이상의 적설량이 내렸고, 심지어 6월에도 눈이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로서는 아침에 들은 뉴스가참으로 신기록 같은 느낌이다.
 
                                                (주후 2017년 6월 29일)
Number Title Reference
71 약 삼천여 장의 원고를 정리하면서.
70 두 주일 동안이나.....
69 시리얼 12 박스 난데 없이 아파트 문 앞에 싸인 시리얼 박스들
68 '손에 손을 맞잡고' 캠페인 태풍 '하비' 피해 지역을 돕는 손길들에 대하여
67 신기록들
66 성령 강림 주일에
65 헛 수고
64 누룽지 잔치 노인 아파트에서 누룽지를 나누는 기쁨
63 10001 유 튜브 방문자들.
62 140여송이의 선인장 꽃
61 임종 체험 날마다 죽는 연습하기
60 괜챦아요! 집사람이 아파트 주위를 걷다가 넘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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