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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챦아요!
집사람이 아파트 주위를 걷다가 넘어짐
괜챦아요!
 
추측컨데, 내가 사는 노인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 가운데약 반 이상이 팔십 대를 넘은 분들이시다. 근자에 한국분 두 어르신네가 들오 오셨는데 거동이 불편하신 팔십대 후반에 접어드신 분들이다. 어떻게 저 연세에 혼자 사시려고 이 아파트로 오셨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보행기를 의지해서 거의 걸으시는 분이 이곳으로 오시게 된 이런저런 사연이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에게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음식을 만들어 드시는 것이다. 거동이 불편하신데, 맛 있게 음식을 해서 드실 수 있겠는가? 그러니 건강이 약화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혼자 계시다가 넘어지시면 누구하나 도울 분이 없고, 더우기 연락할 길도 없는 것이다. 어떤 노인은 식사를 하시다가 돌아가신 것을 나중에 발견한 일도 있다고 한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는 별로 경험하지 못했던, 소방차와 구급차들이 이따금씩 아파트에 주차해 있다. 분주하게 담당자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또 한 분이 응급실로 실려가는 것이라고 보아도 된다.
 
전에 노인 아파트에서 안전하게 사는 방법을 강의하러 온 소방관의 말에 의하면, 노인에게 있어서 암보다 더 위험한 것은 넘어짐이라고 했다. 넘어짐은 노인들에게 뇌출혈, 골절상 등을 통하여 식물 인간이 되게 하거나 반신 불수가 되게 하거나, 아니면 보행이 부자유하도록 하는 장애들을 가져 온다고 한다. 혼자 있음으로 인하여 위급한 상황을 대처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지난 토요일(3월 11일) 오후에 집사람이 아파트 주위를 걷기 위해서 나갔다. 집사람과 나는 새벽녁에는 함께 걷는다. 집사람은 오후에 한 번 더 걷고, 나는 가벼운 근육 운동을 집에서 한다. 그런데 걷고 들어오는 집 사람의 얼굴 오른쪽 광대뼈가 많이 부은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시멘트에 피부가 갈려나가 있었다. 한 1.5인치 정도나 되니 얼굴에 있는 광대뼈 부분이 다 다친 것이다. 그리고 눈 언저리와 그 밑 부분이 시꺼멓게 멍이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살이 심하게 갈겨나갔지만, 피가 별로 나지는 않았다.
 
이 사실을 보고 놀난 나는 즉시 응급실로 가야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매우 고통스러워 해야 할 집사람의 얼굴이 매우 편안했다. “아프지 않으냐?”고 물으니, 하나도 않아프다는 것이다. 내 추측으로는 쓰리고, 아리고, 통쯩 때문에 머리가 찌끈거린다거나 정신이 없다거나 할 것으로 추측했지만, 그런 증상이 없었다. 집사람의 대답은 “괜찮아요!”라는 한 마디였다. 손과 팔 무릎등을 살펴보아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집사람이 응급실을 갈 이유가 없다고 하여서 그냥 집에서 연고제만 바르게 되었다.
 
집사람의 말에 의하면 자기가 넘어질 때에, 누군가가 잡아주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고 한다. 이 말이 결코 그냥 넘길 말이 아님을 나의 삶의 경험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낙심 될 때에, 실패했다고 생각했을 때에, 극한 시련과 고통의 폭풍 가운데 있을 때에, 결코 나를 버리시지 않으시고 손 잡아 주셨던 주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했었다. 그 경험을 찬송시로 쓴 것이 ‘나의 손 잡으셨네!’라는 것이고, 이 글에 고 권길상 장로님께서 곡을 붙여 주셔서, 현재 찬송으로 불려지고 있다.
 
내가 C&MA한인 총회를 섬길 때에, 현재 내가 사는 북가주 지역 교회들을 방문하기 위하여 집사람과 함께 이곳 산호세를 방문하고 귀가하기 위하여 공항에 같을 때에도, 주님께서 우리 집사람의 온 몸을 힘껏 잡아 주셨던 일이 있었다. 그 당시에 탑승 수속을 하는 곳이 2층에 있어서, 나와 집사람이 여행 가방을 끌고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하여 에스카레터를 타고 올라가는 길이었다. 내가 앞서고, 뒤 따라 오던 집사람이 가방을 가지고 에스카레타 계단에 올라서서 중간을 조금 넘었을 때에 계단에 세운 가방이 기우뚱 하면서 떨어지는 것을 잡다가 넘어져서 가방과 함께 뒤로 넘어져 1층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의 비명을 듣고, 급히 뒤 돌아 보았지만 내가 손을 쓸 수 있는 형편도, 위치도 아니었다. 이 일을 어떻게 할까 하는 난감한 마음을 가지고 급히 뛰어 내려가서 집사람을 일으켜 세웠다. 사람들은 많은 상처가 났으리라고 생각하고 응급실로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놀라운 것은 집 사람이 빙빙 돌아 오라오는 계단의 쇠 모소리에 머리가 부딛힐 수도 있고, 옷자락이 계단에 물려서 끼었을 수도 있을 것이며, 떨어지는 가망에 머리를 상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아무렇지도 않은듯 털고 일어섰다. 조금 진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후에 “정말 괜찮으냐?”하고 물으니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인간적인 이론으로는 ‘괜찮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비행기를 타고 남가주에 있는 집으로 무사히 왔던 놀라운 경험이 지금도 생생하다. 내가 주님의 섬기면서 꼭 믿고 의지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
 
“예수께서 나아와 말씀하여 이르시되,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는 마태복음 28:18절로 20절의 말씀이다.
 
내가 당한 모든 일에 하나님의 기적적인 역사로 도우시지 않으실 때도 있다. 인내하고 견디도록 하시거나, 때로는 하나님께서 안 계신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주님은 나를 떠나시지도 버리지도 않으시고 함께 동행하신다는 사실이다. 견디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요, 때로는 내가 실패한 것을 통해서 자라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그러나, 이번에 집사람에게 있었던 일이나 에스카레터에서 굴러떨어진 일, 그 밖에도 여러가지 당면했던 인생의 폭풍속을 지날 때에 손잡아 주셨던 주님의 은혜에 대하여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03.18.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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