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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여송이의 선인장 꽃
140여 송이의 선인장 꽃
 
2년 전에 우리 부부가 사는 바로 건너편 아파트 2층에 사는 분이 화분을 손질하시다가 땅에 떨어뜨린 선인장 잎 하나를 집사람이 주어와서 4등분으로 잘라 화분에 심었다. 자생력이 워낙 강한 식물인 선인장을 키우는 것은 별로 까다롭지 않았다. 1주일에 물을 한 번 주었고, 한 달에 한 번 화초 비료를 물에 풀어서 주는 것과 1년에 두 번씩 줄어든 흙을 화분 위에 조금 채워주는 것이 전부였다. 놀라운 것은 얼마나 건강하게 잘 자라는지, 지금 건너편의 선인장과 비교해 보면 2배 이상 번성해 있다. 또한 건강한 잎의 색갈과 함께 윤기까지 흐른다. 잎에서 또 다른 잎이 나오고 해서 머지않아서 지금의 세 배 정도 큰 화분에 옮겨 심어야 할 정도이다.
 
지난 해에는 10여 송이 정도의 연분홍색에 가까운 선인장 꽃이 피었다. 그런데 금년 2월 중순 경부터 잎마다 조랑조랑 작은 꽃송이들이 진주 목걸이처럼 잎에 달리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침실 앞에 있는 발코니에서 씩씩하게 자라나는 줄기 선인장을 보는 재미가 꽤나 좋다. 또한 신기하다. 3월 초순에 발코니에 나가 살펴보니 침실에서 내다보는 쪽만이 아니라, 그 반대편에도 다닥다닥 잎에 붙어 있는 많은 꽃송이들을 보게 되었다. 호기심에  몇 개의 꽃봉우리가 붙어 있는지 세어보고 싶었다. 꽃봉우리가 많이 붙어 있는 잎은 14또는 15개 정도나 붙어있었다. 조심스레 하나하나씩 세어가니 놀랍게도 140개가 넘는것이 아닌가? 어떻게 2년 전에 땅에 떨어진 한 잎을 넷으로 잘라서 화분에 꼿은 것이 자라서 많은 잎이 나오고, 그 잎에서 또 다른 잎이 나와 이제는 140이 넘는 꽃송이들이 생긴 것일까?
 
예수님이 주신 한 알의 밀알에 대한 비유의 말씀과 겨자씨의 비유를 생각하게 되었다. 사도 바울께서는 심는 것, 물을 주는 것은 사람이 하지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이 눈으로 보여졌다. 생육하고 번성한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나도 일꾼을 세우고, 세운 일꾼들이 또 다른 일꾼을 세우는 증식의 역사에 헌신하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를 더욱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맺힌 봉우리들이 날마다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더니 약 한 달 반전에 연분홍 색갈이 있는 꽃송이가 되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피어난 꽃으로부터 시작해서 피어난 꽃들이 지금은 만발해서 참으로 볼만하다. 집사람과 함께 웃는 말로 “이 노인 아파트에서 선인장 꽃 대회를 하다면, 분명이 우리 것이 1등을 할 것이다.”하고 말하기까지 하였다. 정말로 4동의 아파트 주위를 거닐면서 발코니들을 처다 보아도 우리 집에 있는 것만큼 색상이 뚜렸하고 크며 또한 많이 핀 집을 발견하지 못했다.
 
무엇이 큰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일까?
내가 관심을 갖고 매 주 물을 주고, 때에 따라서 양분을 공급하는 것이 작용했다고 본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적당한 채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건너 편의 아파트는 오전 중에 햇빛을 받는데, 앞에 심기운 나무들 때문에 그 아파트에 있는 선인장은 풍부한 햇빛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또한 햇빛을 너무 많이 받아도 이내 화분과 잎들이 건조해 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아파트 발코니는 오후 1시 경부터 5시 경까지 햇빛을 받는다.
 
140여 송이가 활짝 핀 선인장을 볼 때에 참으로 신비한 하나님의 솜씨에 감탄한다. 아파트 옆을 지나가면서 우리 발코니를 보는 사람들마다 선인장 꽃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극찬을 하면서, “꽃이 진 후에 잎 하나를 얻을 수 있겠어요?”라고 묻는 분들도 있다.
그렇다. 앞으로 약 한달 이후에 마지막 꽃송이가 떨어지면, 잎을 많이 잘라서 또 다른 사람들의 발코니를 꽃으로 장식하도록 나누어야 하겠다.
 
                                                                         (05.10.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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