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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강림 주일에
성령 강림 주일에.
 
아침 7시 50분에 아파트를 나와서 집에 돌아오니 오후 2시 45분이었다.
아침에 나갈 때는 날씨가 싸늘하더니, 다시 돌아올 때에는 화씨 80도가 사뭇 넘는 것 같다.
그러니까 북가주의 아침 저녁의 온도 차이는 30여도 정도 되는 것 같다.
들어와서 온도계를 보니 에어콘이 없는 아파트이지만 온도계는 화씨 69도에 머물러 있었다.
아파트를 떠나기 약 한 시간 전에 들창 문들과 발코니 입구 문을 활짝 열어서 차가운 바깥 공기로 환기 시킨 후에 모든 문을 꼭꼭 닫고 나갔기 때문에, 그 때의 차가운 공기가 아직 남아 있어서 아파트 내부의 온도가 시원한 채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글을 쓰기 아주 쾌적한 환경이라서 옷을 갈아입고 이내 콤퓨터를 열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오늘은 모든 기독교회들이 성령 강림 주일을 뜻 깊게 보내기 위하여 정성드려 예배함으로써 초대 교회의 역사를 그리며, 교회의 본래의 모습과 본질을 되새기고, 또 그렇게 되고자 하는 도전을 받는 주일이다.
 
오늘 아침 오전 7시 50분에 아파트를 나선 이유는, 우리 부부가 꼭 치료해야 할 치아를 잘 돌보아 주셔서 많은 도움을 주신 치과 의사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내외분 모두 겸손하신 분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신다. 특히 사모님은 언젠가부터 시력이 점점 나빠 지셔서 시력이 몹시 감퇴하셨다. 그러나 사모님의 표정은 천사처럼 밝고 명랑하시다.
참으로 내외분 모두 친밀감이 넘치는 겸손과 아름다운 미덕이 삶으로 배어나오시는 분이시다.
 
지난 5월 초부터 3회에 걸쳐서 가젔던 ‘구약의 파노라마’에 함께 참석하셔서 열심이 경청해 주시고, 77가지의 율동을 열심히 따라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오늘 만난 치과 의사 선생님은 나와 동갑이시다. 의미 있는 노년을 보내시는 분들이 특징 가운데 하나‘끝까지 배우는 자세’라고 노인학을 연구하신 분들은 이구 동성으로 말한다. 사실 ‘구약의 파노라마’를 인도하는 강사들 가운데서, 아마도 내가 제일 나이가 많거나 아니면 많은 축에는 분명히 들 것으로 생각한다.
 
‘구약의 파노라마’에  참석하신 사모님과 집사람과의 대화 가운데, 사모님께서 부추나물을 좋아하시는데 모조을 얻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집사람이 알게 되었다. 마침 집사람이 키우는 딸네 집 텃밭에 심어 놓은 부추가 있어서 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한 사모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이 담긴 테프가 있으면 듣고 은혜를 받으시고자 하시는 간절한 마음이 있으셨다. 마침 내가 약 30여년 전에 고국을 방문했을 때에 한경직 목사님 기념 사업회에 가서 직접 구입한 3질의 카셋 테프를 드리고 싶었다. 나의 일생에 잊을 수 없는 은인이신 한 목사님의 ‘주기도문, ‘사도신경’그리고 ‘팔복’의 강해 설교집이다. 이것들을 사모님께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마음 먹고, 오늘 아침 전달하기 위해서 박사님 내외분이 나가시는 교회로 간 것이다.
 
그 교회의 1부 예배는 오전 8시 반에 시작한다. 그래서 8시 20분에 박사님을 정문에서 만나서 예배당으로 들어갔다. 이 지역에 있는 미국 교회 가운데 대형 교회중의 하나인지라, 들어가 보니 한 팔백 여석의 의자가 극장처럼 무대를 향해서 반원형으로 둘러 설치되어 있었다. 강단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색한 것이 무대에 휘황 찬란한 조명과 명멸하는 무대 전면을 차지하는 스크린에 화려한 배경들, 여러 개의 나팔과 기타들, 그리고 2대의 키 보드의 선률이 색달랐다. 그리고 찬양 인도자들의 복장과 태도가 어떤 쇼를 보러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우리 부부에게는 익숙한 예배의 의식과 복장 그리고 찬양들이 아니다. 모든 것이 새로왔다.
 
드디어 목사님의 설교가 시작 되었다. 나는 오늘이 성령 강림주일이 성령 강림에 대한 설교를 사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설교 전에 목사님이 영상으로 뱃 맨, 원더 우먼 그리고 수퍼 맨들의 장난감을 들고 그들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러더니 ‘원더 우먼’ 영화의 장면들이 여러편 소개 되었다. 그 후에 목사님이 불쑥 나타나서 “여러분의 영웅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왜 ‘원더 우먼’을 소개했는지 그 이유를 말씀하셨다. 구약에 사사시대의 여사사였던 ‘드보라’를 소개하시면서 설교를 하셨다. 이리 저리 걸어 다니시면서, 때로는 큰 종이에 글을 써가시면서 열심히 설교 하셨다. 요지는 남성 위주의 사회였지만,하나님은 여 사사를 부르셔서 민족을 구하셨다는 것을, 그는 여성의 한계을 정하지 않고 하나님의 손에 잡혀 사용된 분이라는 것, 그는 용기를 잃고 싸움터로 가지 않으려고 하는 바락 장군을 나무라지 않고 “내가 당신과 함께 하겠다.”는 말로 사람을 세운 사람이었음을 강조하시면서, 하나님이 쓰신 여성처럼 교회에 출석한 여 성도들에게 감명을 끼치고자 했다.
 
내가 한 가지 잊지 못할 감동을 받은 것은 담임 목사님께서 신학교에 다니실 때에 때로는 좌절도 하고 힘들어 할 때에 동기이신 분에 대한 이야기 였다. 알고 보니 예배를 시작할 때에, 광고와 안내 사항을 담당하셨던 부 목사님이셨다. 목사님은 “현재 앞 자리에 앉아계신 왕 목사님의 협력과 격려가 아니었다면, 자기의 오늘이 없었을 것이다! 목사님은 나의 영웅 가운에 한 분이십니다!”하며 힘주어 말씀하셨다.
 
예배 전후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 가운데 우리 부부처럼 정장을 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고 하는 말이 맞을 것 같다. 1부 예배이지만 한 사백 여명 정도가 모였지만, 정장의 한 분들은 헌금 수금을 하는 나이 드신 분 몇 명 정도였다. 내가 이 글을 통해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정장을 안하고, 넥타이를 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냥 문화적으로 많는 차이가 있다는 것 뿐이다.
 
예배 후에 박사님 내외분에게 전달할 것을 드린 다음에, 시간이 이르므로 아직 교회를 가지 않았을 딸네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위에 기록한 교회에서 우리가 거주하는 아파트로 돌아오는 길목에 딸네가 사는 집이 있기에 그런 생각을 했다. 딸네가 집 근처에 있는 대형 교회에 나가다가 친구의 소개로 집에서 20여분 떨어진 다 민족이 모인 교회에 다니고 있어서, 한 번은 그 교회를 방문하고 싶었던 차에 함께 예배에 참석했다. 그러니까 하루 오전에 미국교회 예배를 2 번이나 참석한 것은 나의 삶에 처음 있었던 일이다.
 
예배 시작 조금 전에 도착했지만 주차 공간이 거의 다 차서 사위가 가까스로 자리를 찾아서 주차를 하고 예배당으로 들어갔다. 3층 건물인데 반은 회사 건물이고 받은 교회 건물인데 어떻게 시에서 허가를 받았을지 이해가 안 되는 것이었다. 상업지역에 그리고 그 근처에는 주택과 공장이 있는 곳에서는 종교적 공간을 갖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안내하는 분들의 인사를 받고 현관으로 들어가니, 맞은 편에 누구나 마실 수 있도록 잘 준비된 커피 팟과 뜨거운 물이 담기 팟이 놓여 있고, 옆에서 섬기시는 분도 서 계셨다. 나는 1부 예배가 끝나서 집으로 가는 분들을 위해서 마련한 것인 줄로 알았다. 물론 그런 분들 있었겠지만, 예배당을 들어 가는 분들도 한 잔 가득히 담아서 컾을 들고 예배당으로 유유히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예배를 드리면서 보니 커피를 마셔가면서 예배를 드리는 분들이 여럿 있었다. 나로서는 미국 교회에서 예배를 그리 많이드리지는 못했지만, 참으로 새로은 예배에 참석했구나 하는 놀라운 마음을 가졌다. 예배당 천장은 검은 색으로 칠해 있었다. 왜 그런 색을 선택하였는지 묻고 싶었다.
 
물론 예배 순서는 없다. 오늘 예배의 총 시간은 약 한 시간 반 정도였는데 예배 앞 부분와 뒷 부분에 한 20분 찬양을 일어서서 하는데 가사나 곡조가 생소해서 따라하기 힘들었다. 다른 10여 분은 담임 목사님이 “오늘이 성령 강림 주일”이라는 말씀과 함께 교회 소식과 기도 등으로 시간이 씌여졌다. 말씀 가운데 성령 강림 주일에 대한 설교의 말씀은 없었다. 미국교회는 교회 월력을 잊은지 오래인지 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나로서는 생각해 볼 만한 문제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오늘은 중고등 학교 졸업자들을 위한 의의를 살린 예배였다. 먼저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단막극이 있었다. 내용은 매래에 어떤 것을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 후에 교육 목사님께서 전도서를 중심해서 말씀을 증거해 주셨다. 성서에 입각한 말씀으로서 물질, 쾌락, 권력을 다 거머쥐었던 솔로몬이 ‘헛되고, 헛되고, 헛되다!”라고 했던 그의 고백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어떤 삶의 태도인가에 대하여 말씀을 주셨다.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은, 고등학교 졸업자들 한 사람씩 강대로 나오게 하면, 그들의 부모들이 직접 쓴 격려의 글을 아들 앞에서 읽어 주는 순서가 있었다. 감동적이었다!
그 순서가 끝난 다음에는 중학교 졸업자들을 차례로 나오게 하여, 그의 교회학교 선생님이 그를 위하여 쓴 글이나, 부모가 써 준 글을 교육 목사님이 대신 읽어 준 다음에 십자가를 선물로 주었다. 매우 큰 감동을 받았다. 다음 세대에 대한 지대한 관심가지고 있는 이 교회의 단면을 보게 되어 참으로 기뻤다. 이 교회에서 이번 여름에 시아틀에 있는 아메리카 인디언들 지역사회를 봉사하기 위하여 떠난다는 것도 광고에서 들었다. 오늘 예배 마지막 부분의 찬양은 학생 찬양팀이 주축이 되어 섬기는 것이 아닌가!
 
예배에 커피를 마시는 것, 대부분의 젊은 다민족 가정들이 모인 교회로서 자유 분방한 예배 태도와 복장 등 내가 자주 접하지 못하는 미국 교회의 분위기였음은 사실이나, 이 분들이 갖고 있는 복음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나오면서 보니 설교를 한 교육 목사님도 청바지에 흰 외이셔스를 입으셨다. 우리 한국 문화와는 다르지만 친절히 인사하며 반기는 모습에는 어떤 거리감이나 어색함이 전혀없는 천진함을 느꼈다.
 
예배 후에 나오는 교인들을 아무리 둘러 보아도 정장을 한 사람은 우리 부부 뿐이었다.
두 번의 아침 예배, 두 교회에서의 예배가 나에게 남긴 경험은 내게 충격적인 면이 있었지만, 복음 전달의 방법에 대한 이해, 문화의 차이, 연령의 차이에 대하여, 그리고 급격히 변하는 미국의 기독교의 흐름을 감지하는 좋은 기회였다.
 
(2017-06-04)
 
 
 
 
Number Title Reference
71 약 삼천여 장의 원고를 정리하면서.
70 두 주일 동안이나.....
69 시리얼 12 박스 난데 없이 아파트 문 앞에 싸인 시리얼 박스들
68 '손에 손을 맞잡고' 캠페인 태풍 '하비' 피해 지역을 돕는 손길들에 대하여
67 신기록들
66 성령 강림 주일에
65 헛 수고
64 누룽지 잔치 노인 아파트에서 누룽지를 나누는 기쁨
63 10001 유 튜브 방문자들.
62 140여송이의 선인장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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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괜챦아요! 집사람이 아파트 주위를 걷다가 넘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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