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휄로십 플라자 A202
온 가족이 함께.
온 가족이 함께
 
아들이 네바다로 이사 온지 벌써 4년이 넘었다. 5월 달에 오하이오로 전근하게 됨을 알리면서 엄마아빠가 한 번 네바다 주의 자기 집을 다녀 갔으면 좋겠다는 전화가 왔다. 아들이 군인이기 때문에 약 4년 마다 근무지를 옮기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금년 감사주일 전후 해서 한 번 다녀올 준비를 하고 있던 차에 전근을 하면 오랫동안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전근하기 위해서 이사하는 날보다 한 주 먼저 아들네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6월 3일 집사람의 유방암 검사 결과를 알고 가는 것이 낳을 것 같아서 6월 중순으로 방문을 계획했다.
 
집 사람은 열 시간 이상 자동차를 타고 가는 먼 길이지만, 아들네 집을 간다면 매우 좋아한다. 17 살에 집을 떠난 후 벌써 23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다. 그러니까 아들이 집을 떠날 때에 우리 부부의 나이가 사십 대 후반이었는데 벌써 칠십 대 초가 되었으니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집 사람이 아들네 가족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한국 어머니의 강한 아들 사랑에 기인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사관학교를 입학해서 많은 고생을 해서 의사가 되었고, 결혼 이후에도 자녀가 없던 때든지, 있던 때든지를 불문하고 국가의 명령에 이락 전투며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여러 번 파병되기도 했었다. 3년 전에 제대를 했지만, 며느리도 군의관이었기 때문에 어느 한 편이 파병되면 아이들을 키우는 일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뻔히 사정을 알지만, 집 사람에게 중풍이 지나갔고, 유방암 수술 후에 조리하는 일 등으로 아들네 가족이 힘들어 할 때에 돌봐주지 못한 것 때문에 마음이 늘 무거웠었다. 집 사람이 비행기 여행을 너무 힘들어 하기 때문에, 아들네 가족이 네바다로 이사온 후에는 자동차로 일 년에 두어 번씩 방문하곤 했다. 그런에 이곳에서 약 4-5일 운전해야 하는 거리인 오하이오로 전근을 가게 되었으니 언제 볼지 모를아들네 식구들이 얼마나 보고 싶었겠는가.
 
감사한 것은, 오빠의 전근 소식을 들은 딸이 마침 학교가 방학을 했으니 딸네 식구 모두 오빠네 집을 방문해서 온 가족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이렇게 우리 가족 모두가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4년 전에 아들네 가족이 내가 사는 산호세로 왔었다. 그 때에는 쌍둥이 아들이 없었기 때문에 아들 내외와 손자와 손녀 이렇게 네 명이었고, 딸네도 지금 이십 개월 된 손녀 딸인 캐리스가 없었던 때였다. 현재의 가족보다 세 명이 적을 때였었다.
 
딸은 자기네 온 가족이 자동차로 가되 아이들이 잠드는 시간인 오후 8시 반 경에 떠나서 그 다음 날 아침에 오빠네 집에 도착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웠고 실행했다. 우리 부부는 따로 차를 운전해서 L.A에서 일을 보고 하룻 밤을 묶은 후에 네바다로 가기로 계획을 세웠고, 딸네는 중간에서 쉬지 않고 계속 운전해서 가는 것이었다. 그러니 우리 부부는 딸네 식구의 안전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힘이 들더라도 모이지 않으면 온 가족이 모일 기회가 몇 년 후일지 알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친 손자와 손녀 외 손녀들이 어린 시절에 다만 몇 일이라도 재미있게 함께 모여 놀게 해 주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밤새 운전해서 간 딸네도, 우리도 무사히 아들네 집에 도착했다. 생각 같아서는 아들네 집이 아주 넓기 때문에 온 식구가 다 한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삿짐을 싸야하는 아들네 사정으로 인하여 우리 부부와 딸네 식구는 아들네 집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호수 옆에 위치한 휴가 철에 임대하는 집을 빌려서 일 주일 동안 머물렀다. 손자와 손녀들은 아들네 집에 있는 수영장에서 뛰놀기도 하고, 박물관이나 다른 행사 관람을 하면서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모여서 뛰노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고, 시끄럽게 떠드는 것이 노래를 듣는 것 같이 좋았다.
 
우리 부부가 도착한 날이 바로 집 사람의 만 칠십 세 생일 날이었다. 이사 준비로 인하여 집에서 음식을 할 수 없어서, 아들이 좋은 식당을 예약해서 즐겁고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그러니까, 우리 모든 가족이 함께 모여 집 사람의 칠순을 치룬 것이다. 집 사람이 얼마나 기뻐했는지. 그뿐만이 아니다. 아마도 우리 가족 중에 가장 막내인 캐레스까지 모두 모여서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다. 우리가 빌린 집이 있는 단지에 있는 쉐라톤 호텔 정원에서 전문 사진사를 불러서 수 백장의 사진을 찍었다. 요즘 사진기는 한꺼번에 여러 컷을 찍는 기능이 대단한 것을 보았다. 그리고 이런 저런 포즈는 물론, 식구들을 다양하게 조합해서 찍느라고 약 두 시간을 재미 있게 보냈다.
 
우리 부부가 미국에 올 때에 어린 아들과 딸 하나를 데리고 왔다. 이제 장성해서 며느리와 사위를 보고, 그 사이에서 일곱 명의 손자 손녀가 있게 되었으니 이 어찌 하나님이 주신 크신 복이 아닌가. 요즈음 나는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에게 주신 크신 은혜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에 젖어 있다. 아들네 식구도 약 5일간 운전을 해서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두 살 반 된 쌍둥이 손자들이 매우 힘들었을 것 같다. 새롭게 시작되는 새 땅에서도 하나님의 섬세하신 인도가 아들네 가족 위에 있으실 것을 믿고 감사한다.
 
 
(주후 2013년 7월 3일 씀)
Number Title Reference
10 현대 'ELENTRA'
9 까마귀와 호두 산책 길에서 본 까마귀에 대한 이야기
8 온 가족이 함께.
7 "영진이 어머님!"
6 2013년 6월 3일 오전 9시 30분
5 백세 시대
4 화머스 마켙에서
3 휄로십 프라자 A-202호
2 산책 길을 걸으며
1 이십 사분 만에
Page: (7/7), Total: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