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휄로십 프라자 A-202호
휄로십 프라자 A-202호
 
조금 전에 내가 새로 이사온 노인 아파트 분들을 초청해서 식사를 나눴다.
지난 해 12월 28일에 이사한 후에 바로 앞 건물에 사시는 세 분을 모시고 식사를 하고 싶어서 오늘(2013년 1월 8일)을 잡아서 점심 약속을 했다. 집사람이 나물 몇 가지와 녹두 빈대떡 그리고 생선찌게를 끌여서 맞있게 점심 식사를 했다.
 
조 집사님 내외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아는 분이시다. 남편 되시는 분은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에 교회를 나갔는데, 그 때 교회학교 선생님이셨다. 나를 담임하시지는 않았지만 작은 형님과 친구이시기 때문에 우리가 살던 집에 가끔 오신 분이시다. 그러니까 거의 육십 년 가까이 아시는 분이시다. 또 한 분 여집사님은 지난해 여름 남편을 먼저 보내신 분이시다. 내가 뉴저지에서 이곳으로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약 7개월간 임시 담임 목사를 한 교회의 교인이시다.
 
혼자 되신 집사님의 남편 되시는 분은 여러해 동안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고생하시다가 소천하신 분이시다. 내가 이 분에 대하여 약간의 설명을 하는 이유는 비록 먼저 하나님 품으로 가셨지만, 내가 휄로십 프라자에 입주하는 일에 협력해 주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약 5년 반 전 이른 아침에 내게 전화가 와서 받았다. 세상을 떠나신 집사님이 몸이 불편하신데도 내게 전화를 거셔서 급히 본인이 사시는 아파타로 오라고 하셨다. 영문을 물으니 아파트 입주를 위한 지원 용지를 주니 빨리 와야 받는다는 말씀이셨다. 나는 사무실이 9시에 열것으로 생각해서 늦장을 부리고 있는데, 또 전화를 거셨다. 빨리 오지 않으면 용지를 못받는다고 독촉을 하셨다.
 
내가 나중에 안 것은 이 지역 노인 아파트에 입주하고자 하는 분들은 많고, 방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노인 아파트에서 용지를 준다면 그 전날 밤부터 의자와 두툼한 옷을 아예 입고 와서 밥을 샌다는 것이다. 그 날 용지 배부늘 삼백 명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거의 끝에서서 용지를 받을 수 있었다. 집사님의 재촉이 아니었으면 용지를 못받았을 것이다.
 
용지를 작성해서 사무실에 가져갔더니 하는 말이, 삼백 명 가운데서 백오십 명을 추려서 노인 아파트가 비는대로 연략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삼백명 모두에게 기회가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 반만 연략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받은 번호는 바로 일백 오십 번이 아닌가! 그러니까 맨 마지막 번호이다. 보낸 편지에는 전화 번호가 바뀌거나 거주지가 바뀌면 서신이나 전화로 연락을 주고, 찾아오지는 말라는 강력한 당부가 있었다. 내 생각으로는 동양 분들이 입주가 급하니까 자주 찾아와서 사정을 하는 것에 지친 것이 아닌가 한다. 내가 연락만 기다리고 가만히 있느니까 아는 분들은 왜 자주 찾아가지 않느냐고들 한다. 그러나 가 봐야, 아파트가 나와야 줄 것인데, 사무 보시는 분들을 괴롭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찾아 가지 않고 기도만 해왔다.
 
기다리다가 리버티 타워가 먼저 나와서 그곳에 가서 열 아홉 달 정도를 살고 있을 때였다. 휄로십 프라자 사무실에서 수잔이라는 분이 내게 전화를 주었다. 방이 나왔는데 올 마음이 있냐는 것이다. 인터뷰 시간을 잡고 모든 서류에 서명을 하고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집 사람과 나는내년(2013년) 1월 경에 연락이 와도 빨리 오는 것이라면서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12월 10에 수잔이 전화를 하면서 12월 18일에 열쇄를 받을 수 있다고 18일에 오라는 것이다. 생각 보다 매우 빠르게 와서 매우 기뻤다.
 
수잔이 주는 입주 서류들에 (방 사용시 주의 사항) 서명을 하고 디파짓과 월세를 낸 후에 수잔의 인도를 받아서 A동 202호로 향했다. A동과 B동이 가깝게 붙어 있고, C동과 D동은 조금 떨어진 조금 높은 언덕에 두 동이 마주 보고 있다. 이곳 노인 아파트는 리버티 타워같이 높은 빌딩이 아니라 3층이다. 내가 살 아파트는 건물 끝쪽에 북서쪽에 있는 맨 마지막 유닛이다. 바로 옆에는 비상 계단이 있고, 또 바로 옆에는 쓰레기르 버리는 곳이다. 그러니까 매우 편리한 위치에 있는 방이다.
 
수잔이 현관문을 열고 아파트를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 주었다. 내가 이미 아는 분들의 방을 방문한 적이 있어기 때문에 조금 놀랬다. 그 이유는 구조가 일부분 바뀐 방이었다. 냉장고도 이곳에서 살고 있는 분들 것보다 더 컸고 새 것이었다. 요리를 할 수 있는 오븐도 더 컸고 또한 새 것이었다. 그릇을 넣을 찬장들도 다 새 것이고 벽에 있는 전기 스위치며 욕실의 욕조와 변기 등등 모든 것이 다 새 것을 바꾼 것이다. 나중에 알아보니 건물이 약 사십 년 되었기 때문에 근자에 오는 입주자들의 아파트는 다 개조 한다고 한다. 여하튼 일생에 제일 새롭게 단장한 아파트에서 남은 날들을 지내게 된 것에 대하여 감사한다.
 
열쇄를 받고는 차에 가서 모든 물건들을 옮기기 전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가지고 들어오고자 가지온 성경을 가지고 들어와서 우리 부부가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들창을 통해서 보니 활엽수 나무들이라 낙엽이 졌지만 큰 세 그루의 나무가 앞에 있고, 침실 앞에는 봄이 되면 흰 꽃을 우는 세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신록이 무성할 계절을 그리어 보니 매우 기분이 상쾌하다.
 
어제 저녁 집사람과 함께 무성한 숲에 난 길을 걸으면서, 아마도 우리들의 인생의 마지막 우거처가 될 이곳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섬세하신 은혜의 손길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둘의 공통된 의견은 비록 쉬운 삶을 산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은 우리들이 기도하고 기대한 것들 보다 더 크고, 더 아름답게 인도하셨음에 감사했다. 주님의 자녀가 되어 살아온 우리들, 비록 부족한 종의 삶을 살았어도 인생의 마지막 단계를 아름답게 꾸미시는 하나님께 눈물 나도록 감사했다.
 
내가 사역하는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썼던 시 ‘나의 손 잡으셨네!’를 조그맣게 부르며 걷는데 눈물이 고였다. 주님은 “내가 너와 항상 함께 있게다.”다고 하신 약속을 꼭 이루시는 분이시기에….. .


 
나의 손 잡으셨네


1.
네가 지쳐 주저앉아 눈물 흘려 외로울 때
내 곁에 계신 주님 나의 손 잡으셨네
갈 곳 몰라 두려워서 이리저리 방황할 때도 
주님 내 앞에 오셔서 능력의 손 내미셨으니

(후렴) 
내가 항상 너와 함께 하리라 약속하심 
나에게 지키셨네 나의 손 잡으셨네.

2. 
내가 힘든 고비에서 두 손 놓고 싶어질 때
내 곁에 계신 주님 나의 손 잡으셨네
할 일 많고 지혜 없어 이리저리 바라볼 때도 
주님 내 앞에 오셔서 능력의 손 내미셨으니

3. 
내가 죽을 영혼 보며 안타까워 눈물질 때
내 곁에 계신 주님 나의 손 잡으셨네
제자 삼고 가르침이 하염없이 어려울 때도
주님 내 앞에 오셔서 섬김의 손 내미셨으니

(2103.1.14)
Number Title Reference
10 현대 'ELEN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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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온 가족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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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013년 6월 3일 오전 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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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책 길을 걸으며
1 이십 사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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