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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사분 만에
이십 사분 만에
 
12월 18일에 새 노인 아파트의 열쇄를 받았지만, 성탄절 이전에는 이사하기 힘들 것 같아서 28일로 이삿날을 잡았다. 이사를 하기까지 약 열흘이 정도 남았기 때문에 책과 책장 그리고 시탁과 침대를 제외한 모든 것을 옮기기로 계획을 세우고 매일 한 두 번씩 내 혼다 아코드에 실어서 날랐다.
 
이사를 하도 많이 해서 짐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여느 때와 같이 이번에도 이 구석 저 구석에서 나오는 짐이 생각보다 많았다. 작은 가방이나 마켓 봉투 등에 넣어서 책과 약간의 가구 이외에는 이십 칠일까지 다 옮겼다. 책 상자나 약간의 가구는 나 혼자 옮기기에는 무거울 뿐만 아니라, 실어 옮길만한 차가 없기 때문에 다 잘 정리해서 남겨 두었다.
 
아침 아홉시에 이사를 도와주기 위해서 사위와 한 분의 목사님, 그리고 아는 집사님 두 분이 밴과 작은 추럭을 가지고 오셨다. 함께 기도한 후에 네가 웃음의 소리로 “이사는 이십 사 분만에 다 자동차에 실어야 하기 때문에 이사” 라고 하니까 다들 함께 웃었다. 하기야 나를 포함해서 다섯 사람이 빨리 움직이면 이십 사 분이면 될 것 같았다. 내가 사는 방은 5층에 있었기 때문에 에레베타의 벽에 헝겁으로 된 것을 벽 면에 붙여야 짐을 옮길 수 있다. 사무실에서 이미 준비해 주었기 때문에 아홉시 십분 정도부터 오층에서 짐을 옮겨서 일층 현관 문을 열고 밖에 대기한 차에 싯기 시작했다. 시간을 재 보니 이십 사분은 넘었다. 삼십 분 정도에 모든 짐을 다 실었다. 사무실에 가서 이삿짐을 다 실었으니, 에레베타의 벽면 보호를 한 천을 떼어도 된다고 했더니 믿지 않는 것이다. 하도 이상해서인지, 새로 들어올 아파트에 짐을 다 옮기고 나서 이사를 위해서 수고해 주신 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나서 뒷정리를 위해서 다시 아파트를 방문한 오후 한 시 반 경에도 아직 에레베다 벽면을 보호하는 천이 붙어 있었다.
 
군에 복무할 때에 월남전에 가기 전에는 전방 부대에 있었다. 전쟁을 대비한 훈련이 많이 있었다. 비상이 걸려서 부대가 이동할 사항을 대비해서 군 트럭의 모형을 그려놓고 집들을 적재하는 훈련을 자주 했다. 가능한 한 빠르게 바로 정돈해서 트럭에 싯고 작전지로 떠나는 기동성을 훈련하는 것이다. 이 땅에 사는 동안 가능한 한 짐을 줄이고 주님의 나라에 갈 준비를 하면서 살고 싶었다. 그래서 “이십 사분만에 이삿짐을 다 싯자!”고 한 것이다. 주님 나라로 갈 때에는 이십 사분이 아니라 순간에 갈 것을 상상하면서…..  .
 
(2013년 1월 9일)
Number Title Reference
10 현대 'ELENTRA'
9 까마귀와 호두 산책 길에서 본 까마귀에 대한 이야기
8 온 가족이 함께.
7 "영진이 어머님!"
6 2013년 6월 3일 오전 9시 30분
5 백세 시대
4 화머스 마켙에서
3 휄로십 프라자 A-202호
2 산책 길을 걸으며
1 이십 사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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