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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3일 오전 9시 30분
2013년 6월 3일 오전 9시 30분
 
헬라 사람들의 사간 관념에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라는 개념이 있다. 크로노스는 그냥 지나가는 시간 즉 몇 년, 몇 월, 몇 일, 몇 시, 몇 분을 가르친다.
그러나 ‘카이로스’는 역사적인 시간을 칭할 때에 사용했다고 한다. 즉 한국 역사에 잊을 수 없는 1945년 8월 15일이라던지, 1950년 6월 25일 같은 역사적인 날짜와 시간을 말한다.
 
개인적으로도 카이로스가 있다. 출생 일, 결혼 일, 아이들의 출생 일, 또는 사망 일 등일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도 일생에 잊을 수 없는 기쁨 또는 슬픔을 당한 일과 그 날들이 있을 것이다. 2013년 6월 3일은 아내에게는 물론 우리 가족 모두에게 ‘카이로스’적인 날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가족이 동부 에서 몇 년 살다가, 미국에서는 정든 고향 같은 산호세로 다시 이사 오기 몇 달 전에 아내가 받은 유방암 진단에서 조금 이상한 것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니까 2006년 겨울이었다. 그러나 심증은 있지만 뭐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갔다. 산호세로 이사 온 이후에 2008년 4월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결과 의사들의 견해로는 암이 발생했다는 결론이었다. 그래도 확실히 하기 위하여 조직 검사를 했다. 분명이 암이라는 것이다. 아내는 담담한 표정으로 받아드리는 듯 했지만, 자녀들과 나는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
 
5월에 유방의 부분 절제 수술을 했고, 조금 지나서 일차적으로 방사선 치료부터 해 보고 나서 다음 치료 방법을 가기로 했다. 다행한 것은 방사선 치료 이후에 키모 데라피를 받지 않고 약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코레스트롤 약이며, 혈압 약에 더하여 독한 암약을 더하니 몸이 약한 아내가 매우 어지러워하고 기력이 없어서 고생을 했다. 그래서 약 한 시간 이십 분 정도 비행기를 타면 아들네 집까지 갈 수 있지만, 비행기를 타고 갈 때에,  어지러워서 어찌할 바를 몰라 내리자 마지 응급실로 가야하지 않을까 하는 일들도 있었다. 그래서  한 해에 한 두번 정도 아들네 갈 때에는 자동차로 약 11시간을 운전해서 가야했다.
 
감사한 것은 아내는 늘 꾸준하게 운동을 했다. 2004년에는 풍이 지나가서 말도 전보다 조금 어눌해지고 기억력에도 조금 차이가 나는 듯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말씀을 암송하며 묵상하고 아침 저녁 규칙적으로 걷는 일을 쉬지 않는 열성을 보여왔다. 그래서 걷는 것, 말하는 것, 글씨를 쓰는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암 진단을 받으면 대개 기력이 쇠잔해지고 독한 약과 본인의 심리 상태로 인하여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들도 사랑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6월 3일 오전 9시 30분 5년차 진료를 앞둔 아내와 나는 물론 자녀들도 긴장을 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오른 쪽 유방에서 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했느데, 약 3달 전 부터 오른 쪽 팔과 어깨가 아프다는 것이다. 직감적으로 온 것은 암 세포가 겨드랑이를 타고 전이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그러나 나의 의견은 나는 아내가 지난 해 11월 부터 지인들에게 선물할 모자며 목도리를 짜느라고 시간이 나면 열심히 뜨게질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손과 팔과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파스’를 붙여 보기도 하고, 찜질을 해 보아도 별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주치의에게 연락을 해서 예약을 하고 만나서 팔과 어깨의 통증의 원인이 암의 전이 때문이 아닐까 하고 의논을 했다.
 
아내를 진단한 의사는 인도 여자 의사로써 미국에서 공부를 하신 매우 성실하신 분이시다. 자세히 살펴 보더니 암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근육의 문제라고 진단하고서 근육을 치료하는 분에게 예약을 해 주었다. 그러면서 6월 3일 암 전문의의 진단을 받기 전에 유방암 사진을 찍게 해 주었다.  아내는 치료사에게서 근육을 풀어주고 연약해진 부분을 강화시켜주는 운동 요법을 약 20여분 훈련을 받았다. 집에 가서도 지속적으로 하루에 세 번씩 운동을 하라로 했다.
 
2013년 6월 3일 오전 9시 30분,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체중과 체온과 혈압을 잰 후에 진료실에 들어가 몇 분을 기다리니 지난 5년 간 아내의 유방암을 검진한 의사가 들어왔다. 아내의 유방암 진단에 따르는 모든 진료를 마친 의사 밝은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 내가 방에 들어오기 전에 메모그래피 사진과 그 외에 유방암 진단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보았고, 지금 진료도 한 결과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이제 부터는 약을 먹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것이었다. 얼마나 기뻤는지…….  .
그러면서 앞으로도 1년에 1회씩 메모그램 사진과 의사의 검진을 받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해 주었다.
 
검진을 받으러 들어갈 때의 마음과는 달리 나올 때의 마음이 얼마나 홀가분했는지 아마도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알 수 있으리라.
 
하나님께서 유방암을 발견하도록 해 주셨고, 치료 받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한다. 좋은 의료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아내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격려의 전화와 카드를 보내주신 귀한 믿음의 동역자님들에게 감사드린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열심히 운동도 하고, 주 안에서 안정감을 갖고 감사와 기도의 생활을 견지해 준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주후 2013년 6월 9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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