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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 시대
백세 시대
 
우리 부부가 지금 살고 있는 노인 아파트에 먼저 사시던 분의 이름은 Mrs. Viola White 라는 분이었다. 우리가 아파트에 들어갈 때에 서류를 접수하는 여 직원이 먼저 사시던 분에 대하여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약 백세 되신 미국 할머님이 사시다가 아리조나 주에서 사는 아드님 댁으로 가시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시던 팔십여 세 되신 따님이 세상을 떠나시게 되자, 가까이서 돌보실 분이 안 계셔서 부득이 아드님이 모셔 가셨다는 것이다.
 
아파트 입주에 관한 모든 서류를 제출한 후에 매네저와 함께 앞으로 살 곳을 보기 위하여 안내를 받아 A 동의 문을 여니 언듯 보기에는 팔십세 후반 같이 보이는 할아버지가 로비에 있는 의자에 앉으셔서 주위 상황은 아랑곳 하시지 않고 발을 힘차게 바닥에 구르시면서, 동시에 손바닥을 힘차게 치시고 계셨다.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백 네살이나 되신 분이라고 하신다. 처음에 그 할아버지가 입주하실 때에는 거동이 지금보다 많이 불편하셨는데, 지금 아주 좋아지셨다고들 하신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의 아드님이 바로 건너편 B 동에 사셨는데, 팔십 세가 되시기 전에 사망하셨다고 하신다. 
 
내가 사는 노인 아파트의 190 가구의 인종 분포를 보면  1/3은 중국 사람들이다. 다음이 유대계 러시아 사람들이고 미국 사람들은 약 30가구 정도이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18가구이다. 이곳도 우리 부부가 먼저 살던 리벝티 타워와 같은 현상이 있음을 발견했다. 멕시코 사람이나 인도 사람, 월남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다. 그 나라 사람들 가운데서도 노인 아파트에 오셔야 할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없다는 것이 신기하다. 아마도 문화가 부모를 모시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부모 역사 고생스럽더라도 자식들과 함께 사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리라.
 
노인 아파트에 계신 분들의 가강 큰 문제는 고독함인 것 같다. 연세가 높으셔서 거동이 불편하고, 멀리 사는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바쁘니 일년에 한 두번 만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자연히 방에 있게 되고, 앉아서TV 시청으로 시간을 보내고, 걷기을 중지하다보니 산책도 하지않게 되고, 알던 사람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니 말 동무조차 없어진데가 여러 민족이 뒤섞이다 보니 바로 옆에 사는 사람과도 소통이 잘 안 되는 것이다.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해도 영어로 하기 때문에 참석자가 적으니 자연히 지속할 수도 없는 일이 생기는 것 같다.
 
과거에 비하여 영양 상태가 월등히 좋아지고, 의학이 발달하여 수명은 연장 되었지만 건강하게 지내지 못하고 생명이 계속 연장만 될 때에 거기에 따르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 만이 아닌 것을 이곳에서 사니는 분들을 통하여 본다. 가능한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우리 부부는 아침 저녁 합하여 한 시간 사십여분 정도를 걷는다. 걸으면서 보면 계속 운동을 하신 분들은 연세가 높으시더라도 건강을 유지하고 계심을 본다. 즉 운동을 습관화 하는 것이 얼마나 노후에 중요한 것인가를 눈으로 본다. 그러니 우리 부부도 걸을 수 있는 그 날까지 열심히 걸어야한다는 다짐을 한다.
 
이곳에는 월요일 아침에 홀에 커피와 다과를 아트트 관리자들이 준비해 놓는다.
각 민족끼리 모일 수 있는 기회도 되고 서로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자 함이다. 이곳으로 이사온 이후 매주 월요일 아침에 잠시 나가고 있다. 그런데 중국 사람들이 약 80 여명 정도는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나오는 분은 고작 15명 정도이다. 한국 사람은 12명 정도 되고, 미국사람이나 러시아 사람들은 나오지 않는다. 서로 사귀고 알아가는 일을 그분들은 어떻게 해 나가는지 모르겠다. 같은 민족끼리도 소원하고, 다른 민족 사람들은 만날 길이 거의 없고, 이웃도 잘 모르는 삶은 결국 고독하게 되는 것이다.
 
요즈음 아침 저녁으로 걸으면서 새로운 습관을 들이고 있다. 아내는 어색해서 하지 안지만, 나는 자동차를 만나면 손을 흔든다. 하루 일하러 나가는 분이 기쁘게 살고, 집으로 돌아올 때에 잠시라도 기쁜 표정을 지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마음에서이다. 그런데 내가 사는 도시에는 아주 큰 저택들이 많이 있다. 전에는 유색 인종들이 거의 없던 도시지만 이제는 인도 사람과 중국 사람 또는 한국 사람들 가운데 이곳에서 사는 분들이 적지 않다. 손을 흔들어 보면, 인도, 중국 사람들은 별 반응이 없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은 웃으면서 같이 손을 흔들어 준다. 그러면 나도 외롭지 않고, 지나가는 분도 좋은 것이 아닌가. 몇 년 이후에는 손흔드는 할아버지로 소문이 날 것 같다.
 
나의 미래를 아시는 분은 하나님 한 분이시다. 하나님께서 부르실 그 때 까지는 하나님이 주신 몸, 성령이 거하시는 전을 건강하게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산다. 건강해서 계속 주님을 섬기며, 사람을 세우는 사역을 계속할 수 있지 않은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언젠가는 자동차 운전을 놓아야 할 날도 올 것이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마나서 교제하지 못할 그런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누구에게나 길던 짧던간에 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즈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가
더 나이가 많아지면, 나를 방문해줄 리스트와 전화 심방 리스트를 매월 만들어 보낼테니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면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대답을 한다.
철학자 키엘케골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 고독이라고.
 
나이가 더 먹을 수록 주님과 더 많이 교제하는 삶이 되기를 원하면서 백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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