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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길을 걸으며
산책 길을 걸으며
 
전에 살던 리버티 타워는 천주교 국민학교와 중학교, 공립 중학교 그리고 산타 크라라 대학교가 있어서 차량 통행이 많다. 자연히 신호등이 많이 있게 마련이고 걷다가 보면 신호 대기에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차량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기가 맑지 않을 수 있기도 하다.
 
내가 새로 온 노인 아파트는 베이 에어리아에서 부촌으로 꼽히는 곳이다. 집 터들이 넓다. 걷다가 보면 대부분의 집들의 차고 문들이 보통 셋 정도가 있다. 어떤 집은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조그만 국민학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넓은 터에 각양 각색의 건축 양식으로 집을 지었고, 인구 밀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차량도 별로 다니지 않는다. 가능한 한 자연적으로 자라난 나무들을 정원과 집 입구 그리고 길에 그대로 두어 아주 큰 고목들이 있는 집도 많고, 길에도 가능한 한 그런 나무들을 그대로 길 가에 보존하고 있다. 그러니 자연히 공기가 맑고 신선할 수 밖에 없다.
 
새로 이사 온 휄로십 프라자는 매우 넓은 터에 자리잡은 웨스트밸리 칼리지의 정구장이 끝나는 곳에 난 길로 반 마일 정도 들어간 곳에 있다. 길로 접어들어서 한 이백 미터쯤 걸어가면 바른 펀으로 부터 시작되는 두 채씩 붙은 잘 지은 집들이 나온다. 여기부터 노인들이 거주하는 집단촌이 시작 된다. 재정적인 여유를 가지고 살던 분들 가운데서 노인이 되어서 집을 줄여 작은 집을 갖고 살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작은 마을이다. 조금 더 들어가면 집을 갖기 원하지 않지만,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분들을 위한 고급 아파트가 있다. 그 주위에는 체육관이며 모임을 가질 수 있는 문화 공간들이 있다.
 
다시 돌아 나와서 바른 쪽에는 노인 타운에서 가장 먼저 지은 것 같은 건물 양식을 가진 노인 아파트가 있는데, 의료 서비스와 음식과 그 외에 편히 살 수 있도록 마련된 노인 아파트로서 정부의 보조를 받지 않는 곳이 있다. 그 건물 현관 앞에는 멋 있는 분수가 오르고, 밤에 그 곁을 지나가면, 집 안이 대낮같이  환하다. 등도 보통 고급스러운 것이 아니다. 바로 옆에는 사설 양로원이 있다. 내가 아는 분의 모친도 그곳에 계신다고 하는데, 매우 비싼 돈을 매 달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한 삼백 메터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정부 보조를 받는 노인 아파트가 있다. A.B.C.D 동이 있는데 총 194 가구가 살고 있다. 각 가구마다 한 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도 있고 손님이 오면 세울 수 있는 주차 공간도 잘 마련되어 있어서 살기에 편하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민족적 분포를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중국 사람들이 제일 많고, 러시아나 동구권 분들이 그 다음 많은 것 같다. 그 다음이 미국 사람일 것 같고 한국 사람도 적지 않이 살고 있다. 한국 노인들도 열 일곱 가구에 스믈 일곱 분이 사신다고 한다.
 
월요일 오전  9시에는 사무실 앞에 있는 큰 방에서 각 민족끼리 모일 수 있도록 자라를 마련하고 커피와 다과를 준비해 논다. 2013년도 1월 처음 다과회에 참석했더니 한국 노인들과 중국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중국분들이 한 20여명 정도 앉아서 담소를 하고 있었고 다른 두 테불에서는 한국분들이 우리 부부를 포함해서 16명이 새 해 인사도 나누면서 담소를 했다. 한국분들이 만나면 일반적으로 나오는 나이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제일 막내였다. 나와 나이가 비슷한 남자분이 계신데 잘 안나오신다고 한다. 이상한 것은 러시아분들이나 미국 분들은 잘 나오지 않는지 그 날은 한 사람도 없었다.
 
집사람과 함께 산책 길을 걸으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이야기, 손자 손녀 이야기 그리고 주님이 주신 은혜와 맡기신 사역등 이런저런 이야들을 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걸었다.


(2013. 1. 9)
Number Title Reference
10 현대 'ELENTRA'
9 까마귀와 호두 산책 길에서 본 까마귀에 대한 이야기
8 온 가족이 함께.
7 "영진이 어머님!"
6 2013년 6월 3일 오전 9시 30분
5 백세 시대
4 화머스 마켙에서
3 휄로십 프라자 A-202호
2 산책 길을 걸으며
1 이십 사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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