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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숨쉬고 살아 있다는 것은,
인생의 갖은 실패와 풍파 속에서도 넘어지지 않도록 제 삶의 뿌리를 자신의 뿌리에 얽어매어 지탱해 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순간의 만남 속에서 영원을 경험하도록 빛을 발하는 삶을 사신 분들의 도우심이 있었음을 감사합니다. 어두움을 인내로 참아내며 두려움에 싸여 떠는 사람들을 감싸주는 자기 희생의 고난을 마다하지 않으신 분들이 계셨음을 새삼 느낍니다.

저의 짦은 삶이 얼룩짐과 넘어짐과 죄 많은 삶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참으로 귀한 분들을 만나도록 하셨습니다. 아낌없는 도움과 격려와 사랑을 받게 하셔서 오늘에 이르도록 도우셨습니다.
아직 생의 종착점에 도달하기 전에, 기억나는 모든 분을을 기록할 수는 없어도 감사, 또 감사함을 글로 남겨야 하겠다는 부담감을 연말에 강하게 느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저의 삶에 생수처럼 다가오신 분들, 별 빛처럼 영롱한 빛을 남기신 분들 그리고 쉴 그늘이 되어 주셨던 많은 분들을 만나게 해 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충고해 주시며 아낌 없는 사랑을 베푸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呼泉(호천) 李興九(이 흥구)
감사, 또 감사! (11)
꿀송이보다 더 단 하나님의 말씀
꿀 송이보다 더 단 하나님의 말씀.

고등부 교사로 있으면서 말씀을 더 깊이 알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있던 차에 미국 남 장로교에서 파송 받은 선교사님이셨던 사라 베리(배 사라) 선교사님이 청년반 성경강사로 오셨다. 한 경직 목사님이 가장 성경을 잘 가르치신다고 알려진 선교사님께 교회 청년들이 말씀 위에 설 수 있도록 특별히 요청하셔서 오신 것 같다. 선교사님은 ‘대학생 성경읽기’ 설립자이시다. 한국에 처음 ‘경건의 시간’ 운동이 불 붙도록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신 분 가운데 한 분이셨다. 

처음에는 청년 임원 모두 청년 성서반에 참석하다가 점차 나오지 않게 되었다. 박 정희 대통령 시대의 젊은이들에게는 매우 많은 고민이 있었다. 교회 청년들 가운데는 기독 청년이 어두운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많은 의견들이 있었다. 청년들의 사회 참여 방법으로 해방신학 운동, 노동 운동, 데모 등으로 인하여 학교가 계엄령에 의하여 군대가 주둔하기도 했고, 대학생들의 잦은 데모로 인하여 최루탄 연기로 눈물을 흘리던 때였다. 청년 임원들 가운데는 성경공부도 중요하지만 본문에 대한 연구는 시대에 뒤진 따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은 임원들을 거의 안 나오고 회원들과 나만 남게 되었다.
그렇지만, 배 사라 선교사님의 말씀에 대한 깊으신 이해와 말씀을 순종하시는 삶과 인자한 모습에 나는 참으로 귀한 성경 선생님을 만난 감격의 매 주일이었다. 요한 복음을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셨는데, 정말 꿀 송이보다 더 단 시간이었다. 그래서 다음 주일 시간에 공부할 말씀을 미리 여러 번 읽고, 주석 책도 찾아 본 후에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질문들을 여쭈어 보곤 했다. 그 때마다 선교사님은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그렇게 2년을 지냈는데 나의 젊은 시절 가장 잘 말씀 훈련을 받은 기간이었다.

임원들이 잘 나오지 않게 되니 자연히 반의 분위기가 활기차지 않았다. 그래서 참석하는 우리들이 이 반에 주인 의식을 가지고 반원을 모으고 힘을 합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공부가 끝난 후 함께 모여 의논 한 후에 단순하지만 한 가지 방법을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반에 왔다가 나오지 않는 분들을 심방하고 함께 모이기를 권면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성경 공부가 끝난 후에 3,4명씩 짝을 지어 대상자들을 배정 받고 함께 기도한 후에 교회 밖으로 나와 간단히 식사를 하고 주소를 가지고 찾아 다녔다. 가서 만나면 함께 찬양하고 기도도 하고 그날 배운 말씀을 요약해서 나눈 후 함께 모여 공부할 것을 권하는 것을 했다. 
그 당시 서울에는 개발되는 지역이 많이 있어서 주소를 가지고 나가면 어떤 집은 저녁때나 되어 찾을 때도 있었다. 

때로는 눈물겨운 때도 있었다.한 번 성경반에 오신 자매의 주소를 가지고 찾아 찿아 가니 산동네 판자촌이었다. 문패도 주소도 붙어있지 아니한 집을 겨우겨우 찾아서 그 자매를 만나게 되었다. 그 자매는 너무나 놀래면서 울면서 도망가는 것이었다. 얼마나 민망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함께 간 회원 가운데는 자매님들도 있었기 때문에 진정시킨 후, 그 자매가 사는 곳으로 안내 받아 들어가 보았더니 판자를 깔고 그 위에 얼기설기 이것 저것을 올려놓은 거처였다. 함께 울면서 찬송도 부르고 기도도 했다. 그날은 한 경직 목사님이 설교하신 말씀을 요약해서 전해드렸다. 심방을 끝내고 나오려고 하니 자매님이 자기 이야기를 하셨다. 아버지가 사업에 망하셔서 살던 곳을 나와 식구들이 여기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나도 가난한 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더욱 자매님의 사정은 나의 마음에 눈물이 고이게 했다.

회원들이 열정적인 심방과 초청으로 인하여 청년 성서반은 활기찼고, 선교사님도 더욱 힘차게 요한복음의 핵심을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셨다. 지금 목사가 되어 말씀을 가르치는 일에 모범으로 삼는 분이 바로 사라 베리 선교사님이시다.
이렇게 꿀같이 단 2년이 지나고 선교사님이 더 이상 가르치시지 않으셨다.
그래서 나는 선교사님이 사역하시는 ‘대학생 성경 읽기’에 가서 선교사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창세기 성경 공부를 1;1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창세기는 나의 신앙에 새 시야를 열어준 귀한 공부였다. 지금도 기회를 주신 하나님과 선교사님께 감사를 드린다. 
잊혀지지 않는 두 가지 일이 있다.

창세기를 7단원으로 나누어서 공부했는데 준비공부 문제를 한 주하고 강의안으로 한 주를 했다. 그런 것은 그런대로 할 수 있는데, 선교사님은 단원이 끝나면 꼭 소감을 쓰게 하셨다. 그 당시 나는 국어를 매우 좋아했지만, 글을 잘 쓰지는 못했다. 그렇더라도 숙제이니 써 가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가끔 글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고 다시 쓰라고 하셨다. 어떤 때는 두 번이나 다시 써야 했다. 물론 선교사님은 나의 실력이 부족한 것을 아셨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계속 쓰도록 기회를 주신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내하는 훈련을 하고자 하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과정을 겪어가면서 창세기를 마쳤다.
다른 한 가지는 창세기를 공부하는 동안 선교사님이 속한 선교 단체에서 성탄절 모임을 준비하느라고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곳은 다 차지하고 있었다. 내 생각으로는 “오늘은 안 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이 선생, 부엌에 가서 공부합시다.”라고 하셨다. 추운 겨울 한식 부엌은 거의 한데나 다름이 없는 곳이었다. 책상은 있을 리도 없었다. 들어가셔서 부뚜막에 앉으시더니 나에게도 권하시고 양은 쟁반을 하나 주시고, 선교사님도 무릎에 하나를 놓으셨다. 그 시간 선교사님의 열정과 양을 먹이시려는 목자의 심정에 나는 추운 것도 느끼지 못할 만큼 감동적으로 공부를 했다.
환경과 조건을 넘어선 말씀 역사의 전달이 어떤 것인가를 친히 경험하게 되었다.

사라 배리(배 사라) 선교사님이 청년 성경 공부 반을 떠나시면서 나에게 개인적으로 주신 말씀이 있었다. ”2년 동안 한 경직 목사님께 매달 청년 반의 상황을 보고 했는데, 이 선생의 수고에 대하여, 말씀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에 대하여 보고해 왔다.”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언젠가 한 목사님이 이 선생에게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길 기회를 주시면 꼭 순종하라.”고 하셨다. 나는 그 때 그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약 2년 후에야 주신 말씀을 알게 되었다. 선교사님 감사합니다!

(주후 2011년 1월 씀)
Number Title Reference
17 감사, 또 감사! (17) 영락 청년의 민족 복음화 운동
16 감사, 또 감사! (16) 청년아! 네가 어디 있느냐?
15 감사, 또 감사! (15) 전도요원 훈련반과 박진찬 할머니
14 감사, 또 감사! (14) 영락교회 청년회 요일별 성경공부 모임의 시작
13 감사, 또 감사! (13) 한 명으로 시작된 반
12 감사, 또 감사! (12) 큰 일 났어요.
11 감사, 또 감사! (11) 꿀송이보다 더 단 하나님의 말씀
9 감사, 또 감사! (9) 배워야 가르친다
8 감사, 또 감사! (8) 먼저 들어가, 나는 안 죽어!
7 감사, 또 감사! (7) 무덤을 다녀오시지요.
6 감사, 또 감사! (6) 오늘이 청년의 일생에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오!
5 감사, 또 감사! (5) 이 흥구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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