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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숨쉬고 살아 있다는 것은,
인생의 갖은 실패와 풍파 속에서도 넘어지지 않도록 제 삶의 뿌리를 자신의 뿌리에 얽어매어 지탱해 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순간의 만남 속에서 영원을 경험하도록 빛을 발하는 삶을 사신 분들의 도우심이 있었음을 감사합니다. 어두움을 인내로 참아내며 두려움에 싸여 떠는 사람들을 감싸주는 자기 희생의 고난을 마다하지 않으신 분들이 계셨음을 새삼 느낍니다.

저의 짦은 삶이 얼룩짐과 넘어짐과 죄 많은 삶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참으로 귀한 분들을 만나도록 하셨습니다. 아낌없는 도움과 격려와 사랑을 받게 하셔서 오늘에 이르도록 도우셨습니다.
아직 생의 종착점에 도달하기 전에, 기억나는 모든 분을을 기록할 수는 없어도 감사, 또 감사함을 글로 남겨야 하겠다는 부담감을 연말에 강하게 느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저의 삶에 생수처럼 다가오신 분들, 별 빛처럼 영롱한 빛을 남기신 분들 그리고 쉴 그늘이 되어 주셨던 많은 분들을 만나게 해 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충고해 주시며 아낌 없는 사랑을 베푸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呼泉(호천) 李興九(이 흥구)
감사, 또 감사! (6)
오늘이 청년의 일생에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오!
“오늘이 청년의 일생에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오!”

초등학교 5학년 때 군대에서 제대하신 둘째 형님을 따라서 교회에 갔다. 그 당시는 라디오도 귀했고, TV는 없었고 영화관에 가기 전에는 영화를 볼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교회에 가면 재미있는 성경 이야기며, 이따금 선교사님들이 오면 돌려주는 영화를 볼 수 있어서 교회 가는 것이 좋았다. 일년에 한 두 차례 성경 시험이 있었는데, 좋은 성적을 받아서 상을 타기도 했다. 상품은 작은 양은 냄비나 주전자였다. 그래서 연세가 높으셨던 최 향숙 전도사님은 내가 목사가 될 것 같다고 하셨다. 중학교 2학년 때 새로 전도사님이 오셨는데 본인이 좋아하는 학생들만 편애하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회를 떠났다.

그러나 1년에 한 두 번 집 동네에 있는 교회를 나가 보기도 했다. 새로 온 학생에 대한 관심보다는 전도사님부터 시작해서 자기들이 하는 일에 열중하고 모이느라고 별로 관심을 주지 않는 것 같아서 그냥 쓸쓸히 돌아오곤 했다. 그러니까 잃은 양 한 마리에 대한 설교를 하지만, 실제로 잃은 양 한 마리가 제 발로 걸어 들어와도 별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는 점점 멀어져 갔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닐 때 많은 날들을 주일에도 일을 해야 했다. 직장 바로 앞에 큰 교회가 있어서 가끔 일손을 잠시 놓고 예배에 참석하였다. 연세가 높으신 목사님의 정연하고 열정적인 설교 말씀을 통해서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 예배가 끝나고 교회 밖으로 나갈 때, 목사님과 한번 악수하고 싶은데 거의 기회가 없었다. 목사님을 잘 아시는 분이 손을 놓지 않으시면 자연히 뒤에서 밀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야만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년이 좀 지났을 때, 둘째 형수님이 “도련님, 내가 나가는 교회 한 번 오세요.”라고 하시면서 예배 시간과 교회 위치를 알려 주셨다. 내 기억으로는 1963년 5월 3째 주일이었다. 그 교회가 나의 영적 요람이 된 서울 영락교회이다. 정말로 큰 교회였고 신자들도 활기차고 친절했다. 그 당시 나는 미래도 없고,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우 반항적인 성품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머리도 완전히 빡빡 깎았다. 몰골에다가 머리까지 깎았으니 그 모습이 어떠했을까? 지금 상상해 보면 웃음이 난다.

예배 드리는 데, 성경도 잘 찾아지지 않고, 찬송가도 몰라서 얼버무려 불렀다. 그런데 옆에 계신 50여세 되는 남자 분이 성경을 찾아 주셨다. 부끄러웠지만 친절한 모습에 감사했다. 예배가 끝난 후 그 분이 명함을 주시면서 언제나 연락하라고 하셨다. 연락하지는 않았지만 회사를 하시는 분이셨다. 처음 보는 이상한 청년에게 명함을 주시다니. 심부름꾼 정도의 직장생활을 하던 나에게는 명함을 받았다는 자체가 하나의 충격이었다. 

요한복음 3장 16절을 주제로 하여 ‘하나님의 사랑’에 대하여 설교하신 목사님은 나의 일생에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나게 하신 분이시다. 분명하고 확신에 차신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영혼을 울리시는 감동적인 음성으로 선포하시고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라는 초청의 말씀을 주셨다. 설교 내용 중에 지금도 귀에 울리는듯한 말씀은 “이 자리에 계신 분 가운데, 사랑은 받지 못해 핍절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 가운데 남을 사랑할 수 없이 강퍅해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일지라도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이런 사람일 지라도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십니다. 예수님을 믿어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 하나님의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라는 내용이 나의 마음 깊이 와 닿았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고, 어머니는 새벽에 뵙고 밤에나 다시 뵐 수 있었다. 어려운 시절이니 형제들도 막내인 나에게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있었겠는가. 형들과 누나들은 나이가 차면 다 시집가시고 장가를 드셔서 집에서 분가하셨다. 그냥 고아 아닌 고아 같은 심정으로 어린 시절과 중고등 학교 시절을 지냈으니 청년기를 맞이한 정신적 기초가 허약했다. 닥쳐올 인생의 파도들을 헤쳐 나갈 수 없다는 자괴감과 열등감에 갇혀 살았다. 사실 나에게는 인간적인 것을 넘어선 사랑을 받고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한 때였다. 

설교가 끝나고 목사님이 기도 하실 때, “그렇다! 목사님의 말씀대로 예수님을 분명히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자.”는 결심과 함께 목사님의 간절한 영혼 구원에 대한 기도를 하실 때 진심으로 “아-멘’ 이라고 했다. 입으로 시인하여 믿음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나님은 그 위에 또 다른 은혜를 받게 하셨다.
설교 후에 헌금 순서가 있었는데, 특순을 부르신 분이 찬송가 373장을 부르셨다. 

세상 모두 사랑 없어 냉랭함을 아느냐
곳곳마다 사랑 없어 탄식 소리뿐일세
악을 선케 만들고 모든 소망 채우는 
사랑 얻기 위하여 저들 오래 참았네
사랑 없는 까닭에 사랑 없는 까닭에
사랑 위해 저희들 오래 참고 있었네. 
(1절)

정성을 다해 영감 있게 부르신 찬양대원 중의 특순자를 통하여 큰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광고 시간에 설교하셨던 한 경직 목사님이 나오셔서 첫 번째 하신 말씀은 “오늘 예수님을 처음 믿기로 작정하신 분들, 그리고 새로 이사오신 분들 가운데 교회 등록하실 분들은 이편(강대상에서는 왼편을 가리키시면서) 교육관 아래층 유치원 실에 가서 등록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씀이셨다. 
예배를 마치고 등록을 하기 위해서 유치원 실로 갔고, 등록용지에 쓰고 있는데 어떤 분이 저의 어깨에 손을 얹으셨다. 글씨를 쓰다가 허리를 펴고 보니, 얼마 전에 설교하셨던 한 경직 목사님이 환하게 웃으시며 악수를 청하셨다.
악수를 하시면서 하신 말씀은 나의 생애에 가장 중요한 말씀이셨다.
“청년! 오늘이 청년의 일생에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오.” 

그렇다. 하나님의 품에 안긴 날, 일생에 사표가 되실 분을 만난 날을 생의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한 날이리라!. 손을 놓으시면서 “청년, 교회가 커서 그냥 왔다 갔다 하면 신앙 생활을 잘 할 수 없으니 나이에 맞는 성경공부 반에 들어가서 계속 자나가세요.”라고 권면해 주셨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그 당시에 이미 영락교회는 4부 예배를 드린 것으로 기억한다. 매 예배마다 교회당 밖으로 나가는 성도들에게 인사를 하신 후 빨리 새 교우 등록하는 곳에 들르셔서 격려하시고 예배에 들어갈 찬양대와 함께 기도하시기 전에 잠시 물을 마시시고는 다시 예배에 임하시는 바쁜 예배와 예배 사이의 시간이셨다.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으시는 목자의 심정을 가지신 목사님의 열정과 실천에 지금도 머리가 숙여진다. 

(2011년 1월 씀)
Number Title Reference
17 감사, 또 감사! (17) 영락 청년의 민족 복음화 운동
16 감사, 또 감사! (16) 청년아! 네가 어디 있느냐?
15 감사, 또 감사! (15) 전도요원 훈련반과 박진찬 할머니
14 감사, 또 감사! (14) 영락교회 청년회 요일별 성경공부 모임의 시작
13 감사, 또 감사! (13) 한 명으로 시작된 반
12 감사, 또 감사! (12) 큰 일 났어요.
11 감사, 또 감사! (11) 꿀송이보다 더 단 하나님의 말씀
9 감사, 또 감사! (9) 배워야 가르친다
8 감사, 또 감사! (8) 먼저 들어가, 나는 안 죽어!
7 감사, 또 감사! (7) 무덤을 다녀오시지요.
6 감사, 또 감사! (6) 오늘이 청년의 일생에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오!
5 감사, 또 감사! (5) 이 흥구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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