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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티 타워 57호 (12)
때아닌 비
6월 28일 낮부터 저녁까지 소낙비가 줄기차게내렸다. 예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이상 기온이다. 약 4년을 제외하고는 오랜 미국 생활을 캘리포니아에서 살아온 나에게는 매우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년보다 평균 기온이 많이 낮은 것 같다.

남부 뉴저지 연합 감리교회에서 가질 ‘구약의 파노라마’와 제 9 회 ‘감사와 찬양의 밤’을 멀리 있는 뉴욕과 뉴 저지에 계신 분들과 함께 여러 달 동안 준비했다. 6월 22일 산프란시스코 공항을 떠나 뉴저지 뉴왁 공항에 도착한 후에 약 2시간을 가야 하는 교회까지의 여정을 생각하며 묘하게 견디기 어럽다는 3시간의 시간대를 극복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이경석 집사님이 운전해 주신 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그러니까 꼭 4년전, 6월에 동부를 떠나온 이후에 처음 방문하는 길이라 설레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내가 C&MA 교단 소속 한인 총회의 일꾼이 되어 섬길 때에, 미국의 역사를 바꿔놓은 9.11 사태가 일어났다. 그 후 공항에 가면 검색 문제로 길게 늘어선 줄을 서기가 일쑤였다. 1년에 약 150여일을 출장을 다니던 나에게는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그에 더하여 공항에 가서 자동 비행기표 인출기에 가서 비행기표 수속을 하면 나오지 않고 담당자에게 가라는 글이 나온곤 했다. 알고보니 나와 이름이 같은 범죄자, 또는 테러리스트가 있어서 Paul Lee 라는 이름만 들어가면 담당자에게 가야만했다. 불편한 것을 넘어서, 때로는 비행기 시간이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담당자의 요구대로 시민권을 내놓으면 이곳 저곳을 연락한 후에야 이상 없음을 증명하고나서 비행기 표를 받았던 좋지 않은 경험이 내 머리에 각인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이곳 서부로 온 이후, 전보다는 여행을 많이 하지 않을지라도 이 문제를 정리하고 싶어서 국토 방위부나 비행기 검색을 하는 TSA 등 여러 곳에 연락해서 내가 조사 대상자가 아니라는 편지와 함께 만일 비행기 탑승시 전과 같은 문제가 있으면 내놓을 수 있는 편지와 증명 번호를 받았다. 이번에 내가 리스트에서 정말로 빠졌는지 아닌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기대감을 가지고 비행기표 수속 기계에 가서 과정을 다라서 해보니 이번에는 문제없이 그냥 티켓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정말 기분이 좋았다.

뉴 져지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말로만 듣던 비행기 승객에 대한 대우를 직접 당하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 5시간 정도 가면 전에는 비록 간단하지만 먹을 음식을 주었다. 아니 땅콩 한 봉지라도 주었다. 그런데 음료수 한 잔 주고나서 나중에 물이 필요한 승객들을 위해서 승무원들이 물잔을 들고 다니는 것이 고작이었다. 누구의 말대로 “미국 좋을 때는 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침 8시 30분에 집에서 나왔고 뉴 저지에는 시차 관계로 저녁 7시 30분 경 도착 예정이라서 점심을 사먹으려하니 현금은 안 받고 신용 카드만 받는다고 한다. $10.00 정도되는 점심 먹자고 신용카드를 쓰기 싫어서 그냥 점심을 굶고 갔다.

마중 나오신 연석윤 집사님과 함께 뉴 져지에서 늦게 저녁을 먹고 숙소까지 가니 밤 12시 경이 되었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가 세미나를 인도할 교회는 매일은 물론 주일 날 까지 새벽 기도회가 있다고 한다. 세미나를 인도하러 간 목사가 새벽 기도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덕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새벽 기도회를 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문제는 시차였다. 새벽 6시에 새벽기도회가 시작되는데, 숙소에서 교회까지는 약 20여분 거리는 된다고 한다. 그러니 샤워를 하고 가려면, 오전 4시 30분경에는 일어나야 했다. 이 시간은 서부에서는 새벽 1시 30분이 되는 것이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한 잠 자고 나면 새벽 기도회 나가는 시간을 기다리다가 잠을 설칠 것이고, 저녁 2시간씩 ‘구약의 파노라마’를 4일간 인도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이었다. 그렇다면 낮잠이라도 잘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시차 문제인지, 저녁 세미나에 대한 점검 때문인지 낮잠도 오지 않아서 매우 피곤했다. 목이 거의 쉬어서 내일 세미나가 걱정되기도 했다.

계속되는 피곤의 연속 속에서, 목소리가 변하지 않고 끝까지 힘있게 세미나를 인도할 수 있었음에 하나님께 감사한다. 내 마음 가운데는 이번 집회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여러 동역자님들이 계시고, 남부 뉴저지 감리교회에서도 여러 달 전부터 중보 기도팀이 열심히 모임을 위해서 기도해 주셨음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셨음이 분명하다는 확신이있었다. 지금까지 인도했던 여러 교회들의 세마나에서 느낄 수 없는, 마음 속 깊이 말씀을 간절히 사모하는 성도들의 열정이 있었다, 나도 혼신의 힘을 다하여 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이 생겨서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었다.

교회 사정상 예정 시간보다는 늦게 시작한 주일 오후 마지막 모임을 마치고 뉴 져지 동산 교회가 있는 북부 뉴 져지로 연석윤 집사님 가족과 함께 급하게 올라갔다. 저녁 5시 이전에 도착했을 독창자들이 연습하실 수 있도록 하려는 계획 때문이었다. 예정 시간보다 늦게 교회에 도착해서 뉴욕과 뉴 져지 에서 오신 독창자들과 반주자들을 만났다. 유경화 집사님을 포함하여 기쁘게게 순서를 맡아 주신 분들을 만나니 참으로 반가웠다. 독창자 가운데서 양인준 집사님은 서울 영락교회 갈보리 찬양대 출신인데, 집 사람 친구인 송보배 권사님의 두째 아들이다. 내가 미국 올 때 4살 정도 였는데 지금을 삼십세가 훨씬 넘은 멋진 테너 성악가가 되었다. 반가운 만남이었다. 뉴 져지 만나 교회와 뉴저지 동산 교회 찬양대도 함께 힘을 모아 주어서 참으로 은혜로운 ‘감사와 찬양의 밤’을 가졌다. 먼저 오셔서 연습하실 독창자들과 찬양대원들을 위해서 대접해 주시고, 모임이 끝난 후에 있을 다과회를 위하여 홍영란 권사님과 장영숙 집사님과 그 외 몇 분이 정말 수고 많이 하셨다. 너무나 고마우신 분들이다.

뉴져지 동산 교회 목사님께서 여러 주일 전에 가기 전에 월요일 새벽 기도회를 부탁하셨기 때문에, 월요일 새벽 기도회에서 말씀을 전한 후에, 목사님과 몇 분의 제직들과 함께 간단히 식사를 했다. 윤명호 목사님이 차편을 제공해 주셔서 뉴왁 공하에 도착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는 이경석 집사님이 미리 오셔서 기다려 주셔서 무사히 집에 왔다.

돌이켜 보면, 비록 때늦은 비었지만, 무더운 기후를 잠시 시원하게 한 것처럼, 말씀의 단비를 사모하시는 분들과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오후 4시 30분 경까지 ‘찬양의 밤’ 장소로 가고자 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5시 반 경에 도착했어도 정말로 시원한 시원한 여름 소나기 같으신 은혜 충만하신 출연자님들과 주 안에서 주님을 높여 찬양하는 모이신 모든 분들과 함께 감동의 단비에 적셔질 수 있었음에 하나님께 감사드릴 수 밖에 없다.

(주후 2011년 7월 5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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