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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티 타워 57호(17)
빠른 세월을 살면서
빠른 세월을 살면서
 
세월의 빠름을 나이에 비유하여 설명한 말을 들었다. 나이 60이면 60 마일로, 70이면 70 마일로 세월이 지나 간다는 것이다. 웃으운 말 같지만 수긍이 간다.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하고 말씀 보고 나서 한 오십분 정도 걷고 들어오면 벌써 오전 8시가 가깝다.
 
약 9시 경에 사무실에 도착해서, 목사님들과의 만남이나 스텦을 만나는 일로 일 주간 중의 사일 오전 시간을 쓰고 나면, 오후에 말씀 묵상한 것을 정리하고 전화 연락 할 분들과 통화하고, 이 메일을 보내고, 성경이나 책을 조금 읽고나면 벌써 오후 5시 30분 정도가 된다. 내가 현재 살고 있는 노인 아파트는 입주할 때에 누구나 저녁식사를 식당에서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아파트 렌트비와 함께 식사대를 함께 지불해야 한다. 우리 부부는 6시 15분 식사시간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무실에서 오후 5시 30 경에는 떠나야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
 
식사하고 방으로 올라와서 한 30분 정도 뉴스를 보고나서, 나의 영적 각성을 위하여 선정한 책을 조금 읽은 후에, 매일 한경직 목사님 설교집 가운데 한 편의 설교를 정독한다. 나의 영혼을 일깨워 주셨던 목사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그 후에는 몇 년 전에 작고하신 조선일보 논설위원이셨던 이규태 선생님의 ‘이규태 칼럼’을 읽고 정리하고 있다.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 우리나라의 가치관이나 전통, 풍물과 독특한 문화등을 단순한 필체로 쓰신 흥미로운 글들이다. 그 동안 약 2천여 칼럼을 모아 두었는데, 하나하나를 다시 일고고 분야 별로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그 이유는 우리들의 뿌리를 잘 모르시는 젊은 목사님들과 나누고 싶어서이다.
 
우리 부부는 새벽에는 각자 기도하지만, 저녁 9시에는 함께 기도한다. 오후 10시경에 취침하게 된다. 새벽 5시 경에 일어나려면 그 때쯤 자야 할 것 같아서이다. 우리가 딸네 집을 일 주일에 한 번 가는데, 주로 금요일을 정하여 간다. 손녀 딸이 세 명이기 때문에 매우 힘들 것이기에 금요일 하루라도 숨을 돌리게 해 주기 위해서이다. 이 날만은 새벽 6시에 걷고나서  부지런히 운전해 오전 7시 30분 경에 딸네 집에 도착한다. 다른 날은 6시 45분 경에 걸러 나간다.
 
나는 그간 노인회관의 수영장을 다녔는데, 약 두 달 전 부터는 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수영장 물에 대한 부작용인지, 피부병이 생기고, 발에는 없던 무좀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의사 선생님과 의논한 결과 수영장 가는 것을 중단했다. 그러나 집 사람에게는 아무런 이상이 없어서, 아침에 나와 함께 걷고 난 후에 수영장으로 향한다. 수영장에 가는 것을 매우 즐거워한다. 나는 수영장에 못가는 대신 낮에 사무실에서 50여분간 또 한 번 걷는다.
 
약 한 달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부부가 팔을 휘저으며 새벽의 조용한 동네 길을 빨리 걷고 있는데, 사람이 사는 것 같지 않을만큼 아주 조용한 집 앞에 어떤 중년 남자가 나와 서 있었다. 서로 “굳 모닝”하고 지나쳐서 약 20여 미터를 걸어 갈 때에 조금 전에 만났던 분이 나를 부르는 것이었다. 물건을 떨어뜨린 것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부르는가 의아해 하면서 뒤돌아 갔다. 잠간 기다리라고 하더니 이내 집으로 들어가서 DVD를 한 30여장을 들고 나오는 것이었다.
 
어안이 벙벙해 하는 나에게 “꼭 주고 싶은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반갑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분이 내게 준 것은 미국 침례교 목사로서, 이 시대의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부터 떠나가서, 세상의 문화와 타협하므로 인하여 온 교회의 변질을 다룬 것이었다. 더나아가서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 변질되지 말아야 할 교리적인 문제들, 그리고 믿음과 행실의 문제, 중세 암흑시대에 성경대로 믿고자 했던 사람들을 죽인 천주교의 참혹한 박해, 종교 개혁 시기에 재 세례파에 대한 끔직한 처형 등을 아주 잘 전개해서 전해주고 있다.
 
그 분이 내게 주면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을 했기 때문에 요즈음까지 매일 약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을 내서 DVD를 보고 있다.
이상한 것은 그 분이 내가 기독교 인인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혼자 생각을 해 보아도 이해가 안 간다. 목사처럼 신사복에 넥타이를 맨 것도 아니고, 츄리닝에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것었는데….
 
요즈음 내생각으로는, 내가 집 사람을 혼자 남겨두고 주로 먼 곳에서 하는 세미나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함을 보신 하나님께서, 그 분을 통하여 나를 각성 시키시기 위해 주신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현대 교회의 변질, 기독교와 타 종교간의 타협으로 인한 복음의 상실등에 대하여 많은 것을 깨닫고 있다. 빠른 시간을 살면서, 빠르게 걸어 지나가는 우리들을 불러 세우고 나에게 필요한 자료를 주신 분에게 감사드린다. 요즈음도 그 집 앞을 지나가면서 혹시 그 분이 나와 계시면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다.
 
                                                                                                                                                            (20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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