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감사, 또 감사 !
오늘 제가 숨쉬고 살아 있다는 것은,
인생의 갖은 실패와 풍파 속에서도 넘어지지 않도록 제 삶의 뿌리를 자신의 뿌리에 얽어매어 지탱해 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순간의 만남 속에서 영원을 경험하도록 빛을 발하는 삶을 사신 분들의 도우심이 있었음을 감사합니다. 어두움을 인내로 참아내며 두려움에 싸여 떠는 사람들을 감싸주는 자기 희생의 고난을 마다하지 않으신 분들이 계셨음을 새삼 느낍니다.

저의 짦은 삶이 얼룩짐과 넘어짐과 죄 많은 삶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참으로 귀한 분들을 만나도록 하셨습니다. 아낌없는 도움과 격려와 사랑을 받게 하셔서 오늘에 이르도록 도우셨습니다.
아직 생의 종착점에 도달하기 전에, 기억나는 모든 분을을 기록할 수는 없어도 감사, 또 감사함을 글로 남겨야 하겠다는 부담감을 연말에 강하게 느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저의 삶에 생수처럼 다가오신 분들, 별 빛처럼 영롱한 빛을 남기신 분들 그리고 쉴 그늘이 되어 주셨던 많은 분들을 만나게 해 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충고해 주시며 아낌 없는 사랑을 베푸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呼泉(호천) 李興九(이 흥구)
감사, 또 감사! (20)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 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로마서 12장 11절 말씀 나의 인생 요절은 이다. 한 경직 목사님께서 은퇴하시기 전에 교회 각 구역을 다니시면 인사를 하셨다. 그 때 나는 동대문구 이문동에 살았다. 구역 식구들이 모여 담임목사 직에서 떠나심을 못내 아쉬워하는 모임이었다.

그 시간에 목사님은 말씀을 증거하시기 보다는 우리 모두의 일생에 남을 말씀을 붙잡도록 하셨다. 로마서 12장을 같이 읽으신 후 본 장에서 일생에 간직하고 순종할 말씀 한절을 고르라고 하셨다. 나는 그 때 11절 말씀을 골랐고 평생의 요절로 삼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구역 어른들도 고른 요절을 읽고 나누셨다. 주님을 따르는 일꾼이 갖추어야 할 많은 것들이 있을 지라도 게으르면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한 달란트를 받은 후 묻어둔 종처럼 말이다. 열심이 없으면 형식적인 눈가림의 일꾼이 되고 만다. 그리고 부지런함과 열심으로 섬겨야 할 대상은 우리 주님이시다. 그분의 영광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일생을 사신 목사님이 마지막 구역 인사를 드리는 시간에 찾게 해 주신 말씀임에 감사한다.

한 번은 청년 모임 후에 외투를 입혀 드리기 위해서 도와드리게 되었다.
겨울철이었기 때문에 검은 오버코트를 입으셨다. 나는 옷 입으시는 것을 도우면서 말로만 듣던 목사님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놀랬다. 외투가 아주 오래 된 것이었다. 별로 따듯하리라고 생각 할 수 없이 가뿐했다. 소매를 거들어 드리면서 본 것은 목도리 부분이 거의 헤어지기 직전이었다. 듣던 대로 두 벌 옷으로 사신다는 말씀이 사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목사님은 미국 유학 중 프리스톤 신학교를 졸업하신 후 예일 대학원으로 더 공부하러 가시고자 하셨지만, 결핵으로 중단되었고 사경을 헤매셨다. 그래서인지 목사님은 결핵 환자를 위한 크리스마스 씰이 나오면 많이 팔아 주셨다는 말을 들었다. 일제 하에 이북 신의주에서 더 이상 목회를 하실 수 없으셨을 때 보린원을 세우셔서 가난한 아이들과 노인들을 돌보셨다. 간단하게 가난하게, 아니 무소유로 사시는 것이 몸에 밴 분이셨다. 
목사님께서 은퇴하시기 얼마 전에 청년 임원들과 간담회를 가지실 때의 일이다. 한 임원이 이런 질문을 했다. “목사님은 대 교회를 일구시고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후계자에 대하여 염려되시는 바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이 교회를 일구신 분은 하나님이시며 교회의 주인은 주님이시기 때문에 후계자를 통해서도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실 것을 믿는다.”는 말씀을 주셨다.

다른 임원이 “지금까지 목회 하시면서 하지 못하셨다는 아쉬움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들입니까?” 라고 묻자, “내가 큰 교회를 하다가 꼭 하고 싶지만 많이 못한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개인 전도를 많이 못한 것과, 성경을 가르치는 실제적 양육의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라는 말씀을 주셨다.
그 말씀으로 인하여, 개인 전도와 성경 공부를 통한 양육은 내가 전임 사역자가 된 후 최선을 다해 추구한 사역 방법이다. 

1988년 집사람이 고국에 다녀올 때이다. 정든 영락교회에서 예배 드리고 나오는데, 어떤 중년 부인이 따라 오면서 "이 목사님 사모님이시죠?"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그분의 말씀이 "사모님, 저에 대하여 목사님께 말씀을 드려도 저를 아시지 못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말씀을 꼭 전달해 주세요. 목사님의 전도로 예수님을 영접한 자매가 이제는 교회 집사가 되어 영락교회를 통하여 주님을 열심히 섬기는 일꾼이 되었다구요." 사실 집 사람는 나의 복음 전도 사역에 치르는 대가가 가족에게는 힘겹기 때문에 힘들어 한 적이 있다. 미국으로 돌아와서 그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여보, 우리의 작은 순종이 한 사람을 세웠다면 가치 있는 일이 아니겠어요."라는 집사람의 전파와 양육 사역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 감사한다.

목사님이 은퇴하시는 날, 공원 장로님이 목사님의 약력과 경력과 이루신 공로들 보고하시면 치하하셨다. 답사를 하시기 위하여 단에 서신 목사님은 “사실 장로님이 하신 말씀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하셔서 다 놀랬다. “모든 일들은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 하셨습니다. 저는 그냥 이름만 올려놓은 것뿐입니다.” 라고 답하셨다. 아마도 그 자리에 참석했던 성도들은 마음 깊이 목사님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높아진다.”는 말씀을 목회 일선에서의 마지막 강단에서도 나타내 보이신 것이다. 

(2011년 1월 씀)
Number Title Reference
29 감사, 또 감사! (29) 또 다시 산호세로.
28 감사, 또 감사!(28) 이 글에 곡을 붙여 주실 수 있으신지요?
27 감사, 또 감사! (27) 왜 미국에 오셨어요?
26 감사, 또 감사! (26)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
25 감사, 또 감사! (25) 죽어도 한이 없다!
24 감사, 또 감사! (24) 거듭난 젊은이들의 대 행진
23 감사, 또 감사! (23) 기도해 주신 어머님과 아버님들.
22 감사, 또 감사! (22) 고 한 경직 목사님을 추모하면서
21 감사, 또 감사! (21) 열악한 조건에서나, 최상의 조건에서나
20 감사, 또 감사! (20)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19 감사, 또 감사! (19) 계단에 스셔서 손을 흔드시던 목사님
18 감사, 또 감사! (18) 산에 나무를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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