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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주일 날에
친 딸처렴 우리 부부를 돌보아 주는 자매님.
지난 해 9월에 난 아들네 쌍둥이들이 보고 싶어 네바다에 갔었다. 아들 삼열이가 출장을 떠나야 하므로, 토요일 낮에 작별을 하고 남 가주 나성에 사사는 권 길상 장로님 내외분과, 친하게 지내셨던 다른 장로님 내외분과 만나고자 나성으로 떠났다. 모처럼 어버이 주일에 권 장로님이 다니시는 교회에 참석해서 주일 낮 예배를 드렸다. 주일 예배 때에, 찬양대는 내가 작사하고 권 장로님이 작곡하신 ‘어머니처럼’ 을 찬양했다. 많은 은혜를 받았다.

예배 후 장로님 내외분에게 식사를 대접해 드리고 약 6시간 걸려야 도착할 집으로 가기 위해서 고속 도로를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캘리포니아 주의 남과 북으로 길게 나 있는 5번 고속 도로를 한참 달리고 있을 때에, 집 사람의 전화 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저 000 예요!” “어머니 날이라 전화 드렸어요.” 집 사람의 전화를 통하여 들려온 예쁜 목소리였다. 집 사람은 늘 전화 음성기를 언제나 최고로 해 놓기 때문에, 가끔 집 사람이 전화를 받으면 옆에 있어도 다 들린다.

전화를 거신 분은 집 사람을 어머니처럼 생각하는 마음씨 고운 자매님이시다. 지금은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따님이 있는데도, 때 묻지 않은 청순함과 따뜻한 미소가 항상 배어 나오는 귀한 분이시다. 자매님을 만나게 된 것은 내가 이곳 산호세로 온 해 늦은 여름이었다. 오래 전인 1984년 이곳에서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 출석하셨던 여 집사님의 소개로 나를 찾아 오신 분이다.

첫 인상이 아주 차분하셨는데, 내가 고국에서 자랄 때에, 보아온 전형적인 한국 여성의 현모 양처 상이셨다. 나를 찾아오신 이유는 신학교를 입학하는 것에 대한 상담을 받고자 함이었다. 지금 하고 있는 B.S.F 공부며,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따님의 일 등등의 여건을 감안해서 그 길 보다는 나와 함께 ‘풍요로운 삶’을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나의 성경 공부나 전도 원칙 가운데 하나는 자매님과는 1:1의 만남은 갖지 않는 것이어서 비슷한 연령의 다른 자매님 한 분을 소개 받아서 같이 공부를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 아침 10시부터 12시까지 2 시간을 20주에 걸쳐서 열심히 모여서 공부했다. 두 분의 자매님과 함께 진지하게 공부하면서 나 자신이 은혜를 많이 받았다. 출석 시간이며, 토의에 참가하는 자세며, 사역 숙제를 해 오시는 열정에 깊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완벽에 가까운 성의를 보이셨다. 그뿐만이 아니라, 가끔 내가 사무실을 쓰고 있는 A&K Computers 회사 직원들까지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해 오셨다. 자매님을 아시는 분들은 이구동성으로 자매님에 대하여 “나누고 베푸는 천사가 같은 분”이라고 하며 칭찬이 자자하다.

약 3년 전에, 집 사람이 유방암 수술을 받았을 때에 딸처럼 안타까워하며 음식을 만들어서 보내주곤 했다. 그 후에도 딸이 어머니에게 하듯, 과일이며 반찬이며 사랑과 기도와 함께 아껴주는 모습 속에서 초대 교회처럼 아름다운 ‘나눔의 삶’을 경험하였다. 며칠 전에도, 워싱턴 주에서 나온 햇고사리라고 하면서 한 상자를 가지고 오셨다. 우리 부부가 먹기에 너무 귀하고, 또 양도 많아서 집 사람은 주위 분들에게 나누고 있다. 그리고 자녀가 부모의 용돈을 챙기듯이, 특별한 때가 되면, 사모님께 전달해 드리라면서 선물을 마련하고 그 안에는 꼭 용돈을 넣어서 주시곤 했다. 이런 사랑을 받을 때마다, 우리 부부는 당황한다. 이런 사랑을 받을 만한 사람인가를자문하면서..... .

자매님의 따뜻한 배려와 사랑의 마음 만이 우리 부부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다. 나와 성경을 공부하신 분들에게는 적극적으로 권하는 것이 있다. 배운 것을 두 사람 이상 가르치도록 하는 것이다. 그 사역을 한 다음에야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C.H.A 사역을 통해 양육 받은 분들 가운데서 자매님만큼 여러 사람들에게 ‘풍요로운 삶’을 가르친 분이 없다. 현재 약 20여명을 가르치셨다. 집에서 개인적으로, 또는 다른 곳에서는 그룹으로 말씀을 나누었다. 주님의 말씀에 대단한 열정과 사랑을 갖지 않고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일이다.

어버이 주일 날에, 5번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자매님의 전화를 받은 우리 부부의 표정은 상기 되어 있었다. 목회자 부부의 삶이란 늘 힘든 것만이 아니다. 섬세하신 하나님은 사랑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귀한 분들을 우리 주위에 두시고 힘을 북돋아 주신다는 것을 부부가 깊이 깨닫고 감사했다. 하나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귀한 자매님 같은 분들을 주신 하나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리고 자매님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한다.

(주후 2011년 7월 14일 씀)
Number Title Reference
10 왜 안오셨어요? (2) 오클랜드 한인 연합 감리교회를 다녀와서
9 왜 안오셨어요? (1) 오클랜드 한인 연합 감리교회를 다녀와서
8 '이 이흥구가, 그 이흥구냐?" 영락교회 작곡가들의 수고에 감사.
7 제 10 회 '감사와 찬양의 밤'(2) 모임을 위하셔 준비하신 최창경 사모님에 대한 감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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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버이 주일 날에 친 딸처렴 우리 부부를 돌보아 주는 자매님.
2 Double ‘J’ 집사님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주님을 섬기는 부부.
1 감사, 또 감사!(2)를 쓰면서 2007년 이후에 만난 또, 감사한 분들에 대하여 기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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