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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티 타워 57호(6)
Five Star Hotel 같네요!
이곳 산 호세에 와서 지내는 동안 하나님께 감사한 일들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성경 공부에 참석하셨던 분들의 변화된 삶과 섬김의 모습을 실제로 보는 것이다.
TEE 성경 공부 가운데서 가장 기초가 되는 ‘풍요로운 삶’을 여러 번에 걸쳐서 실시했다. 낮 반과 저녁 반을 운영했는데, 대부분은 저녁반에 모이는 분들이 많았다. 이 공부는 내가 강의하는 방식이 아니라, 나나 공부하는 분들이나 다 함께 참여해서 함께 교과 과정에 있는 제목과 그에 따른 성경 구절들과 핵심 내용들을 삶에 적용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 토의하는 공부이다. 그리고 그날 공부한 것들 가운데서 중요한 핵심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가서 전하고 나서 사역 보고서를 내야 한다. 출석은 엄격히 관리하여 2번 이상 무단 결석을 하면 자동적으로 그만 두어야 하는 엄격한 공부이다. 공부 기간중에 18절의 성경 구절과 중간 고사, 권말 고사를 보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공부에 오는 사람들이 그만 둘 것 같지만, 사실은 더 열심들이다. 어떤 분들은 “학생 때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으면, 명문 대학에 수석 합격했을 것 같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

여러 그룹 성경공부를 인도했지만. 그 가운데 잊지 못할 두 분이 있다.
물심 양면으로 내가 하고 있는 CHA 사역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협력해 주시는 일 때문만은 아니다. 약 3 년 전에 집 사람이 유방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한 일이 있다. 내가 드러내 놓고 광고를 하지 않았지만,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서 그 당시 나와 함께 공부한 분들은 대부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많은 분들이 집 사람의 안부를 물어주었고 기도해 주신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 가운데 두 분은 같은 여성으로서 우리 집 사람의 사정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의 손길을 펴신 분들이다. 과일을 사다가 집 앞에 놓고 가면서 전화로 알리고 가기도 하고, 맛있는 죽이며 반찬을 만들어서 주었다. 또는 고국에 다녀오신 가족들을 통하여 받은 고국의 귀한 식품들을 나누어 주심으로 집 사람을 격려해 주셨다. 딸 아이가 한국식 음식을 못할 것으로 알고 친 여동생들처럼 보살펴 준 분들이다.

노인 아파트에 입주 하면서 집 사람은 이분들을 초청해서 자신이 한 음식으로 대접하고 싶어했다. 그간 대접해 드리고 싶어도, 사위가 미국 사람이요, 두 명의 손녀 딸이 뛰놀기에 정신이 없을 것 같아서, 밖에서 점심 식사를 대접한 적은 있었지만, 늘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마음먹었던 음식대접을 하고싶어서 아파트로 초청했다. 두 분 다 기꺼이 방문하실 것을 약속하셔서 내가 현재 살고 있는 리버티 타워 57호실로 방문하셨다.

스튜디오로 된 방에 들어오시자 마자, “와! Five Star Hotel 같네요.”라는 말을 연발하셨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앞의 전망이 참 좋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11층 건물인데 57호는 5층 거의 중간 지점에 있다. 복도를 끼고 또 다른 아파트 유닛들이 있다. 그 쪽은 서북향이다. 내가 사는 방은 동남향이다. 아침 녘에는 빛난 아침 햇살이 상그럽게 발코니와 전면 유리창을 밝힌다. 햇볕이 방 깊이는 들어오지 않고 창문 에서 약 1 feet 정도 들어온다. 바로 앞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그 중간에 1층으로 된 도서관이 있다. 역사적으로 이 도시에 처음 공원이었고, 처음 도서관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원 규모가 작지만 나무는 아주 오래된 고목들이 많이 심겨져 있다. 그리고 아파트 앞에 4그루의 높이 자란 야자수와 공원의 고목과 야자수 등이 어울려 운치 있는 풍경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발코니 너머로 평화로운 동네의 모습이 보인다. 더 멀리 보면, 산타 크루스로 넘어가는 높은 산의 능선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는 것이 멀리 보인다. 1-4 층은 낮기 때문에 공원은 잘 볼 수 있어도 좀 더 먼 곳의 풍경은 제한적으로 보일 것이다. 6층만 하더라도 발코니고 나와야 앞의 공원이 보일 것이다, 도시의 풍경도 먼 곳 만 시야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된다.

아파트 5층이 가장 조망이 좋은 층이다. 특히 동남향으로 자리잡은 내가 사는 방은 참으로 시원한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집을 방문하신 두 분은 식사를 끝내고도 밖을 바라보면서 “목사님 내외분은 복이 많으시네요!”라고 몇 번이고 말하면서 기뻐하신 것이다. 방문하신 분들에게 우리 부부가 ‘5 스타 호텔’에 산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기분이 좋았다. 호텔은 여행객들이 잠시 머무는 곳이다. 우리 부부도 이 땅에서 잠시 머무는 여러 거처 가운데서 아마도 마지막으로 들러가는 ‘호텔’일지도 모른다. 집 사람과 나에게 늘 용기를 북돋아 주신 두 분의 방문을 통하여, 가장 좋은 경관과 시설을 갖춘 ‘호텔’에서 매일 산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주후 2011년 4월 23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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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리버티 타워 57호(8) 아침. 저녁 약 한 시간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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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리버티 타워 57호(6) Five Star Hotel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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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버티 타워 57호 (1) 동부에서 서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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