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리버티 타워 57호
리버티 타워 57호(2)
31X12=372
이런 저런 방법을 통해서 노인 아파트알아보고 전화도 해 보았다. 때로는 직접 가서 신청 서류를 얻을 수 있는지 가기도 했다. 그러나 노인 아파트를 받는 곳을 즉시 찾을 수가 없고, 공고가 날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고를 보고 가면
이미 그 전날 밤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새벽에 가도 신청 용지를 얻을 수 없었다. 이렇게 하여 마지박 달을 보내고, 그 다음해 1월에 또 노인 아파트를 찾아 나셨다. 한 번은 내가 많이 다녔던 길에 있는 7층짜리 노인 아파트가 생각났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라면서 아파트 입구에 있는 초인종을 눌렀다. 그랬더니 사무실 안에서 설치된 장치를 누르니 자동문이 열렸다. 사무실에 들어갔더니 "무슨 일로 왔느냐?" 고 사무원이 친절하게 물었다. "노인 아파트를 찿고 있는데, 신청용지를 얻고 싶다고 했다." 그 사무원이 나를 잘 보더니 자리에 앉으라고 하면서, 친절하게 나에게 자기의 명함을 주었다. 나는 저으기 놀랐다. 다른 곳에가면 말도 꺼내기 전에 아직 Open이 안 되었으니 광고를 보고 오라는 말만 들었었다.

그 후에 그 여직원 복도로 나가서 조금 가면 도서실이 있는데, 그 곳에 가서 조금 기다리면 신청서류를 준비해서 가져가겠다고 했다. 참으로 꿈만 같았다! 정말로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은혜임에 마음이 뜨거웠다. 잠시 후에 여러가지 신청 서류를 가지고 와서 자세히 설명해 주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제출해 달라고 했다. 나무나 따뜻하고 귀한 분이라서 지금도 그분의 명함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그분의 이름은 Shira Hower ton 이다. 그 후 약 한달 정도가 지나자 아파트에서 입주할 수 있다는 연락이 왔다.

입주에 대한 모든 수속을 끝내는데 인내가 필요했다. SSA에 전화를 걸든지 아니면 직접 찾아가서 증명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 이유는 그간 정부에 낸 사회보장 기금을 다시 돌려 받게 되는데, 그 중에 1/3 정도가 노인 아파트 월세로 내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 부부의 월간 수입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다. 물론 6개월간의 은행 내력도 제출해야 했다. 은퇴금에 대해서 그리고 생명보험 등 모든 재정적인 것을 다 점검했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차량국이나 관공서를 가는 것이 싫었지만(아마도 그들의 불친절 한 태도 때문인 것 같다. 입주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다녀서 증빙 서류를 다 만들어서 제출했다.

3월 1일 열쇠를 받기 위해서 아파트에 도착하여 담당 직원을 만났다.
매우 친절한 분이었는데, 내게 처음 서류를 주었던 여직원은 그만 두고 대신 들어온 직원이었다. 매우 친절하면서도 아주 단호한 자매님이었다. 열쇠를 받기 전에 약 40분간 노인 아파트 매뉴얼을 자세히 읽어 가면서 설명해 주었다. 자기의 임무에 참으로 충성스럽게 일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후에 우리 부부가 살 아파트로 안내했다. 그 방이 바로 5층 7호실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여직원을 따라 들어가서는 깜짝 놀랬다. 그 이유는 딸이 사는 집은 그런대로 넓어서 매우 편하게 살았는데 아주 작게 느껴지는 스튜디오였다. 그러나 여직원이 앞쪽의 커튼을 열자 온 벽면이 유리로 되어있는 창문 때문에 밖의 공간과 연결되는 기분 때문인지 방이 사뭇 커 보였다. 직원이 화장실 청소하는 약품의 규정, 스토브, 냉장고, 방의 온도 조절 등을 설명하고 나서 빨래 세탁장으로 데리고 가서 쓸 수 없는 표백제등을 설명해 주고 나서, 쓰레기를 버리는 곳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여직원의 성실성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한 마디로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이 없었다.

스튜디오의 총 면적은 31’x12’=372 스퀘어 피트의 크기다. 복도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옷을 둘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욕조가 딸린 화장실이 있고 바로 뒤에 취사를 할 수 있는 스토브와 냉장고가 화장실 벽 쪽으로 붙어있다. 옷장 공간과 부엌이 반을 차지하고 있다. 부엌 바로 앞에 식탁을 놓고, 식탁에서 크게 한 발걸음을 가서 침대를 놓아야 했다. 그러나 아주 잘 지은 건물이다. 안전에 만전을 기한 노인 아파트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도록 각종 경보 장치가 잘 되어 있었다. 카펫은 새것을 깔았고 전면을 가리는 커튼도 새것이었다. 새 주인을 맞을 수 있도록 화장실도 잘 청소되어 있었다.

우리 부부는 직원이 나간 후 함께 서서 하나님께 삶에 새로운 한 단계를 열어 주시기 위하여 좋은 보금자리를 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예수님은 머리 두실 곳도 없으셨는데, 주님의 일꾼 되어 제대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한 일도 없이 나이만 먹은 우리 부부의 삶을 섬세하게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 부부가 이 땅에 머물 마지막 공간이 될지 모른다는 마음이 드니, 정말 이곳에 살면서 인생을 잘 마무리 짖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각 방마다 사는 사람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 우리가 살 방의 전 주인의 이름이 붙어 있을 자리에 ‘Lee’라는 명패가 붙을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묘해졌다. 나의 일생에 집을 소유해 본 적이 없다. 목회를 했지만 단독 주택에 살아본 적도 없다. 그러니 내 이름이 문에 붙어 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인생의 종착역에서 내 이름이 방문 옆에 붙게 된다니 기분이 좋다. 이름이 붙으면 기념 촬영을 해 두려고 한다.

(주후 2011년 4월 12일 씀)
Number Title Reference
8 리버티 타워 57호(8) 아침. 저녁 약 한 시간씩
7 리버티 타워 57호(7) 젊음과 늙음이 교차하는 곳
6 리버티 타워 57호(6) Five Star Hotel 같네요!
5 리버티 타워 57호(5) 한 밤의 비상
4 리버티 타워 57호(4) 하늘에 별 따기
3 리버티 타워 57호(3) 가능한 한 간단하게
2 리버티 타워 57호(2) 31X12=372
1 리버티 타워 57호 (1) 동부에서 서부로
Page: (2/2), Total: 20